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대학 위신이…" 제주대, 갑질 교수 의혹 덮기 급급



제주

    "대학 위신이…" 제주대, 갑질 교수 의혹 덮기 급급

    "약한 징계 협상" 등 해당교수와 합의 종용…외부 폭로 자제 요구도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과 4학년 학생들이 지난달 18일 학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교수가 수년간 성희롱,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A교수에 대한 파면과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고상현 기자)

     

    최근 제주대학교 학생들이 담당 교수가 수년간 갑질,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폭로한 가운데,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해당 교수와의 합의를 종용하고, 학교 명예를 위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았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4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은 제주대 멀티미디어디자인과 4학년 학생들이 A교수의 부당 행위를 처음으로 폭로한 직후 학교 학생처장과 지난달 14일 만나서 나눈 대화가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했다.

    이날 학생들은 학내 대자보 등을 통해 "A교수가 수년간 제자들을 상대로 인격모독, 폭언, 성희롱, 노동력 착취 등을 일삼았다"며 A교수의 파면과 철저한 진상조사를 학교측에 요구했다.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학생처장은 A교수의 파면을 요구하는 학생들에게 "파면에 대해선 학교의 입장이 난처하다"며 "이것보다 약한 (징계) 방법으로 협상하는 게 좋지 않냐"고 합의를 종용했다.

    특히 학생처장은 신분상 '갑'일 수밖에 없는 A교수를 학생들과 같은 피해자 취급을 하거나 2차 보복 등의 이유로 만나길 꺼려하는 학생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협의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더욱이 학생처장은 "대학의 위신을 덜 떨어트리는 방법에서 파면이 아닌 다른 요구조건을 의논해보자"고 말하며 제대로 된 피해 규명보다 대학의 명예만을 생각하기 급급한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날 30분여간의 대화에서 학교 명예 실추 우려를 언급한 부분만 3차례에 이른다.

    지난달 17일에는 학교측이 학생들에게 파면을 제외한 모든 요구사항을 들어줄 테니 집단행동을 멈춰 달라고 요구했다는 학생들의 증언도 나왔다.

    이날은 학생들이 학교 본관 앞에서 A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 바로 전날이다.

    다음날 18일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강행하고, A교수가 제자들 국제공모전 수상작에 자신의 아들을 임의로 끼워 넣었다는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언론에서 연일 A교수의 부당 행위에 대한 의혹을 보도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인 가운데 지난달 25일 송석언 총장은 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송 총장은 학생들에게 "학교에 얘기하지 않고, 자꾸 언론이나 대자보를 통해서 의혹을 제기하면 현재 진행 중인 진상조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외부 폭로 시 "학교가 일목요연하게 조사하는데 혼선이 생긴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이같이 요구했지만, 이는 피해 학생들보다 학교의 명예만을 생각한 발언이라고 학생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한 학생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학교 내부든 외부든 의혹이 제기되면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조사에 나서서 해결해야 진정 학교 명예가 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학교측이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꾸 덮으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진상 조사도 학생들이 제출한 자료만 검토하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진상 조사를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행해 A교수에 대한 부당 행위 사실이 확인되면 경찰 수사 의뢰 등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제주대학교는 폭로 이후 A교수의 갑질, 성희롱 의혹에 대해서 인권센터와 교무처에서 조사하고 있다.

    또 제자 공모전 자녀 무임승차 의혹에 대해선 연구윤리위원회에서 진상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