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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수준낮다" 김정은의 공개 질책, 무엇을 노렸나



통일/북한

    "현대화 수준낮다" 김정은의 공개 질책, 무엇을 노렸나

    신의주 등 북중 접경지역 공장 시찰하면서 현대화 미진하다 질타
    전문가들 "김정은, 경제건설 집중한다는 진정성 부각하며 경협 준비"
    "개혁 개방 촉구한 덩샤오핑의 '남순강화'와 흡사"

    (사진=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신의주 등 북중접경 지역 일대 공장들을 시찰하면서 현대화가 미진하다고 강하게 질책하고 나섰다.

    북미간 비핵화 협상 이후를 염두에 두면서 본격적인 경제협력 준비를 독려하고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신의주의 화학섬유공장과 방직공장을 잇달아 시찰하면서 간부들을 매섭게 질타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의주방직공장에서 "공장에서 과학기술에 의거해 생산을 정상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자재와 자금, 로력타발(불평)만 하고 있다"며 "과학기술사업에 응당한 관심을 돌리지 않아 공장현대화수준도 높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또 "경공업부문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우리 식의 국산화, 현대화의 불길이 세차게 타오르고 있는 때에 이 공장 일군들과 로동계급은 난관앞에 주저앉아 일어설 생각을 하지 못하고 동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신의주화학섬유공장 현지지도에서도 "개건현대화 공사를 진행한다는 이 공장에서 보수도 하지 않은 마구간 같은 낡은 건물에 귀중한 설비들을 들여놓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운전을 하는 현시점에서까지도 건물보수를 땜때기식으로 하고 있으며 똑똑한 개건현대화방안과 기술과제서도 없이 마구잡이로 하고 있다"고 추궁하면서 "이런 일군들은 처음 본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 간부들 뿐 아니라 내각과 도당 위원회도 강하게 질책했다.

    그는 "내각과 화학공업성의 책임일군들과 도당위원회가 중요한 공장의 생산정상화를 위한 현대화사업을 등록이나 해놓았을뿐 공장에만 방임하면서 관심도 돌리지 않고 잘 나와보지도 않으며 지도통제를 바로하지 못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앞서 황금평 경제특구에 속한 신도군의 화장품공장도 방문해 "생산과정에서 손노동을 완전히 없애고 공업화하기 위한 현대화 사업"을 주문했다.

    이처럼 공장 간부들 뿐 아니라 내각과 당을 싸잡아 질책한 김정은 위원장의 화두는 '현대화'였다.

    사실 신의주에 있는 공장들은 북한의 다른 지역보다 생산 설비가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김정은 위원장의 질책이 이어지고, 노동신문 1면과 2면에 걸쳐 생생한 화보와 함께 크게 보도된 것은 북한 전역에 걸쳐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사회주의 경제건설 총력 노선을 독려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사진=노동신문)

     

    이와함께 김정은 위원장은 핵-경제 병진 노선을 끝내고 자신이 경제건설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경제협력의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에 천명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세 차례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도 여러차례 방문하고 현지를 시찰하면서 북한 기업의 수준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실망감을 느끼고 분발을 촉구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그러면서 비핵화 진전 이후 제재 완화에 대비해 신의주를 북중경제협력의 중심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나아가 "현대화를 통한 경제건설이 김정은 위원장 자신의 목표고 방향인데 미흡한 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질책함으로써 국제사회로부터 경제건설에 집중하고 있다는 자신의 진정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중전문가인 경상대 박종철 교수는 "지난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와 흡사하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식 개혁 개방을 강하게 독려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덩샤오핑은 천안문 사태로 중국 지도부가 보수적 분위기로 돌아서자 선전과 주하이 등 남방 경제특구를 방문해 개혁 개방 확대를 주장했고, 이후 중국 경제는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서울대 경제학과 김병연 교수는 "신의주는 북한과 중국을 잇는 중요한 요충지이고 교량도시"라며 다만 "황금평이 경제특구로 활성화되려면 북한은 중국이 원하는 특구 조건을 맞춰줘야 하고 중국 제도까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북한이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도 3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새로운 혁신과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분명히 느끼고 있고 과거보다 더 확고하고 강해진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식 개혁 개방을 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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