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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장기화 조짐'… 애꿎은 승객만 골탕



기업/산업

    아시아나 기내식 대란 '장기화 조짐'… 애꿎은 승객만 골탕

    아시아나항공 측 "기내식 곧 정상화될 것" 주장
    "혼선 우려해 지연이유도 이륙직전에 기내방송"
    아시아나 안이한 대응에 승객 피해는 눈덩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년 동안 기내식을 공급해온 회사를 갈아치우면서 사전에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1일 항공사상 초유의 '기내식 대란'이 빚어진 뒤에도 안이한 위기대응으로 일관해 항공기 승객들에게 커다란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5년동안 기내식을 공급해왔던 루프트한자 스카이세프그룹(LSG)과의 계약관계를 올해초 청산했다. 이와관련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2일 "아시아나항공과 LSG는 지난 15년동안 기내식 계약관계를 이어왔지만 올 상반기 계약연장 협상에서 계약조건이 맞지 않아서 계약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LSG를 대체할 회사를 물색해오다 '게이트 고메 코리아'라는 회사와 기내식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중국 하이난항공과 금호홀딩스의 합작회사로 알려져 있다. 당초 게이트 고메 코리아는 LSG의 기내식 공급이 종료되는 7월1일부터 아시아나항공기에 기내식을 공급하기로 돼 있었지만 지난 3월 기내식을 생산하는 공장에 불이나 기내식 공급시점이 2018년 10월 1일로 미뤄졌다. 다급해진 아시아나로서는 9월30일까지 기내식을 공급해줄 회사를 물색했고 게이트 고메 코리아의 협력사이자 외국항공사에 소규모로 기내식을 공급해오던 샤프도앤코를 찾아내 단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샤프도앤코를 통해 기내식을 공급받겠다는 아시아나의 발상은 애초 잘못된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루 81편의 국제선항공기를 띄우는 아시아나가 필요로하는 기내식 물량은 25000~30000인분에 이르지만 샤프도앤코는 1일 3000명분을 공급해본 경험밖에 없었던 건.

    LSG가 아시아나의 계약조건을 맞추지 못해 기내식 공급업체 교체를 주도했던 건 아시아나항공이었기 때문에 계약종료가 불러올 파장은 누구보다 아시아나가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이 안일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기내식 대란이 빚어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계약의 당사자인 아시아나는 이미 기내식 사업자를 바꾸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고 대체회사 게이트 고메 코리아에서 화재가 발생한 시점도 지난 3월, 15년동안 기내식을 공급해오던 LSG와의 계약종료 시점까지는(6월30일) 적어도 3달이상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이 기간동안 아시아나는 고작 하루 3000명의 기내식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찾아놓고 뒷짐만 지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다.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판단했던 것이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아울러, 금호그룹 내부적으로는 다른 회사를 찾아볼 여지도 없었다. 중국 하이난항공과의 기내식 합작을 계기로 1600억원의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되자 게이트 고메 코리아의 기내식 공급역량을 과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즉 샤프도앤코의 역량이 다소간 부족해도 고메코리아를 통해 일정부분 커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둘째로 사상 초유의 기내식 대란이 벌어진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대응도 부실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기내식 대란 첫날인 1일 아시아나 국제선 항공기 80편 가운데 51편이 기내식이 늦어지는 바람에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고 이틀째인 2일에는 일본 나리타행 OZ102편이 1시간 넘게 지연 출발하는 등 1시간이상 지연 2편, 공급지연 7편, 노밀(미탑재) 16편인 것으로 집계됐다. 기내식 대란이 계속되는 상황인데 이는 아시아나항공 측이 적절한 대응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는 샤프도앤코보다 기내식 처리용량이 큰 회사를 찾는 노력은 아예 기울이지 않고 있다. 대신, 불이난 게이트 고메 코리아 등지로부터 인력 100여명을 차출해 일을 돕도록하고, 샤프도앤코가 기내식 공급에 익숙해지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아시아나 한 직원은 "기내식 선적이 미숙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지만 다른 회사로 교체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승객들은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다. 7월은 본격 휴가시즌이 시작되는 시점이어서 출발 항공편의 지연은 이후 해외에서의 일정에 연쇄차질로 이어지게 될 뿐아니라 공항에서의 무작정 대기로 인한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항공기의 정시출발은 고객과의 약속이지만 무더기로 약속이 파기된 상황이라 고객 불만도 불만이지만 이후 집단소송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고가 아니다 보니 지연시간이 1시간에서 길게는 수 시간에 이르러도 대체항공편을 통한 출발을 기대하기도 어렵고, 아시아나항공에서도 이런 노력은 아예 기울이지 않고 있다. 승객들을 더욱 짜증스럽게 하는 것은 항공사측이 '늦어지는 이유'라도 신속히 속 시원히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을 최대한 실을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하다 보니까 불가피하게 혼선이 빚어질까봐 우려해 승객들이 탑승후 비행기 출발직전에 (지연이유)안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이 지연에 대한 대책으로 시행하는 것이라고는 승객 1인당 1만원 상당의 밀쿠폰과 좌석등급에 따라 지급하는 30~50달러의 바우처 뿐이다.

    이미 탑승한 승객들은 물론이고 앞으로 아시아나기를 탑승할 승객과 온라인 공간에서도 아시아나의 처사에 분통을 터트리는 비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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