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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결산③]'벼락치기'에 급급한 대표팀…'제자리걸음' 인프라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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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C결산③]'벼락치기'에 급급한 대표팀…'제자리걸음' 인프라가 문제

    • 2018-06-30 06:00

    문제점 알고도 방관
    혁명적인 변화 없이는 발전도 없어

    축구회관 전경.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축구대표팀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일정을 마감했다. 2패로 시작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최강 독일을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한국 축구의 경쟁력이 바닥까지 떨어져 있다는 얘기다. 도대체 한국 축구는 언제까지 약팀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가. 강팀이 될 수는 없는 것일까.

    아직도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젖어 축구 발전 및 인프라 구축에는 신경 쓰지 않고 '벼락치기'로 기대 이상의 성적만 기대하는 한국 축구. 가장 큰 문제는 이를 알고도 바꾸지 않고, 또 바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의 정체를 만들었다는 지적이 적잖다.

    한국 축구가 라이벌로 생각하는 일본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폴란드와 치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16강 진출을 위해 공격을 포기하고 공 돌리기에 급급한 경기를 펼치며 '형편없는 경기'라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분명한 성과는 챙긴 일본이다.

    더는 한국에 밀려 월드컵 진출에 실패하던 일본이 아니다. 그리고 이 격차는 앞으로 더 벌어질 수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위해 거리로 나와 응원을 펼친 국민들. (사진=이한형 기자)

     

    한국 축구 월드컵을 마치고 대회 분위기를 K리그로 끌고 왔다. 또 '우수선수 유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손흥민, 기성용 등 현재 대표팀을 이끄는 주축 선수들도 발굴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였다. 축구 성장을 위해 함께 진행돼야 할 축구 저변 확대 및 지도자 교육, 유소년 발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반면 일본은 J리그 활성화와 동시에 생활체육 및 유소년 저변 확대를 시행하며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 클럽은 물론 학교에서도 축구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 미래를 내다본 선택이었다.

    러시아 월드컵을 취재 중인 일본 교도통신의 A기자도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스포츠는 야구지만, 현재 야구선수보다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유소년들이 더 많다"면서 "2002년 이후 준비했던 것들이 서서히 결과물로 드러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선진 축구를 표방하면서도 인프라 구축에는 인색한 한국 축구. '4강 신화' 주역인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혁명적인 변화만이 한국 축구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표 위원은 "유스, 지도자, K리그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이 더 강해진다.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안 하니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국 축구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혁명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이 변화를 유스 아이들에게 적용하면 성장하기까지 15년 정도 걸린다. 지금 시작해도 15년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하지 않으면 100년, 200년이 걸릴 수도 있다"며 "협회의 보여주기식 행정은 팀이 강해지는 것과 무관하다.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좋은 성적, 열띤 응원을 바라면서도 '제자리걸음' 인프라를 반복하고 있는 한국 축구. 위험 의식이 월드컵 열기와 함께 금세 사그라든다면 한국 축구는 4년 뒤 또다시 '벼락치기'로 월드컵을 치르고 있을 전망이다. 월드컵 본선 연속 진출이 9회에서 머물러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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