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LG그룹의 지주회사로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는 주식회사 LG가 29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고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LG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이날 주총에는 구광모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안건과 윤대희 전 사외이사를 대신할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안 등 2건이 상정된다.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 선임안건이 통과하고 나면 ㈜LG는 이사회를 열어 신임 이사진 상견례를 갖고 구광모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고 구본무 회장과 하현회 부회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다.
구광모 상무가 아버지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주주대표로서 경영에 참여하기 때문에 하 부회장과 함께 2인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LG그룹은 본격적인 4세대 총수경영이 시작된다.
LG전자 구광모 상무 (사진=LG그룹 제공)
이번 이사회에서는 등기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구광모 신임이사의 직급도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이사회가 구광모 신임이사에게 부회장 직급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주회사 대표로서 보좌를 받아야 할 LG전자와 화학, 생활건강, 디스플레이, 유플러스등 그룹 주력 계열사의 CEO들이 모두 부회장 직급이기 때문이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오너일가 3세 경영인들이 모두 부회장인 점도 고려요소일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최근 사장자리를 거치지 않는 3, 4세들이 늘고 있는 만큼 구광모 신임 사내이사가 부회장에 임명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보수적인 LG그룹의 문화를 감안할 경우 일단 사장으로 임명하고 경영이력을 더 쌓은 뒤 부회장-회장 순으로 승진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고 구본무 회장의 후계자이자 대주주 대표로 경영에 참여하는 만큼 바로 회장 자리를 맡을 가능성도 여전히 문이 열려 있다는 전망도 많다.
그러나 의미있는 승진인사를 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주근 CEO 스코어 대표는 CBS노컷뉴스에 "구광모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경우 고 구본무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아 그룹의 최대 주주로 등극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장이나 부회장, 회장 등 직급은 큰 의미가 없다"면서 "특히 아직 상중인 점을 고려할 경우 승진 대신 그룹의 미래전략을 짜는 일종의 직책만을 맡은 뒤 연말 인사에서 승진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구광모 상무가 ㈜LG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LG전자에서 주식회사 LG로 자리를 옮기는 것과 때를 맞춰 숙부인 구본준 부회장의 거취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는 형인 고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전략회의인 '사업보고회'를 주관했던 구본준 ㈜LG 부회장은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올해 사업보고회 주재를 하현회 부회장에 맡겼다.
장조카인 구광모 상무가 그룹 지주회사의 사내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는 만큼 그룹의 중장기 플랜을 마련하는 사업보고회에서 손을 떼면서 자연스럽게 분가의 수순을 밟아 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