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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뉴스] '깡통이 된 대법원장 컴퓨터', 뭘 숨기려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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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Why 뉴스] '깡통이 된 대법원장 컴퓨터', 뭘 숨기려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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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 [Why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 방송 : 김현정의 뉴스쇼(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재판거래'와 '판사사찰' 의혹의 중심에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이 사용하던 컴퓨터가 '디가우징' 처리돼 '깡통 컴퓨터'가 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증거인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대법원은 깡통처리된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처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검찰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오늘 [Why 뉴스]에서는 <'깡통이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컴퓨터', 뭘 숨기려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신의 자택 인근에서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박근혜 청와대와 재판 거래 의혹' 등 사법행정권 남용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컴퓨터와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의 컴퓨터는 못쓰게 된건가?

    = 그렇다. 이른바 완전히 '깡통 컴퓨터'가 됐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2017년 9월 22일 퇴임을 했고 컴퓨터는 퇴임한지 39일째 되는10월 31일 디가우징 됐다.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은 2017년 6월 1일 퇴임했고 퇴임당일 컴퓨터가 디가우징 처리됐다.

    일각에서는 디가우징된 컴퓨터의 자료복구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있지만 제대로 다기우징 됐다면 복구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한다.

    ▶ 왜 이렇게 디가우징 시기가 다른가?

    =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통상 디가우징 시기는 퇴임후 15일 뒤에 이뤄졌다고 한다. 그런데 양 전 대법원장의 경우 퇴임시점이 국정감사와 겹쳐서 디가우징 시기가 늦어졌다는 것이다. 그 시점에 김명수 대법원장의 취임도 있었다.

    반면, 박 전 대법관은 이례적으로 빨리 이뤄졌다. 퇴임당일 디가우징 해야할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양 전 대법원장 컴퓨터의 디가우징을 누가 지시한 것인가?

    = 일부 언론에서 김소영 전 법원행정처장(현 대법관)이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대법원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을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컴퓨터 디가우징은 비서실 내에서 이뤄지는 절차"라면서 "통상적으로 법관은 관여하지 않고 일반직 비서관 선에서 처리된다"라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대법관의 컴퓨터 디가우징도 대법관실 내부 비서진들이 처리한다는 것이다.

    행정처 관계자는 "대법원장·대법관의 컴퓨터 하드디스크는 퇴임 시 해당 대법원장실과 대법관실에서 직접 처리를 지시하기 때문에 폐기 여부 결정에 대한 행정처 내에 별도의 결재선은 없다"고 설명했다.

    ▶ 디가우징이 관례 또는 관행이라는 거냐?

    = 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인데 사법부에서는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컴퓨터는 그렇게 해왔다고 한다.

    그렇지만 대법원에서 디가우징이 시작된 시기가 묘하게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박병대 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을 맡으면서부터였다. 박 전 대법관은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이 시기가 재판거래 의혹이 가장 많이 제기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2014년 이전에는 대법관들이 사용하던 컴퓨터가 이레이징 처리됐다고 한다. 그러다가 2014년 3월 차한성 전 대법관 퇴임때부터 디가우징 처리되기 시작했다. 차 전 대법관의 경우 디가우징 기계가 분당에 있어서 컴퓨터를 가져가서 처리했다고 한다.

    그 이후에 퇴임한 이상훈, 이인복 전 대법관의 PC도 디가우징됐다고 한다. 관례라고 하지만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시절 만들어진 걸 관례나 관행이라고 하는 게 적절한지의문이다.

    이레이징은 하드디스크의 기존 데이터를 지워 새로 포멧하는데 나중에 자료복구가 가능하지만 디가우징은 장한 자기장으로 하드디스크의 모든 정보를 지우는데 삭제된 자료는 복구가 불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컴퓨터는 왜 디가우징 처리한 것인가? 왜 깡통 컴퓨터를 만든 것인가?

    = 첫 번째는 대법원의 설명대로 관례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관례가 법리적으로 타당한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어서 관례대로 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법원행정처는 전산장비운영관리지침 27조에 따라 그렇게 했다고 하는데, 그 규정은 그냥 기술적으로 '사용불능' 장비를 어떻게 한다는 것이지 장비를 사용불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문서의 최종 종착지를 감추고 싶었던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다.

    수사에 있어서 문서의 최종 종착지가 어디냐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지시와 관여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증거이기 때문이다.

    3차진상조사위가 확인한 410건의 문건파일을보면 '이런 일은 극비로 진행' 이라거나
    '비공식적으로 진행', 또는 '행정처 개입이 드러나지 않게 진행돼야 한다'는 주의가 적혀 있는 게 보인다고 한다.

    춘천지법 류영재 판사는 "이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문제란 걸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드러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비판했다.

    박병대 법원행정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의 컴퓨터가 깡통이 됨으로서 생산된 모든 문서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서 꼬리가 잘리게 된다. 여기서 문서는 정식 결재라인을 거치지 않은 문제가 된 비공식 문건을 말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증거인멸 시도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대법원의 관례는 대법관이 퇴임한 뒤 15후에 디가우징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데 의혹의 핵심에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은 퇴임 당일 6월 1일 디가우징 했다.

    박 전 대법관은 '재판거래'와 '판사사찰' 의혹에 가장 핵심인물이다. 이미 사법부내에서 문제가 제기돼 1차 진상조사 3월 24일부터 4월 18일까지 이뤄졌고 조사미비로 인해 추가조사 요구가 빗발치던 시기였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퇴임후 디가우징 않고 있던 컴퓨터를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이 2차 진상조사를 지시하기 4일 전에 급히 디가우징 했다. 2차조사와 무관한지 여부를 조사해봐야 하겠지만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9월25일 출근길에서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당장 급하게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말해 2차조사가 예견된 상황이었다.

    네 번째는 조금 다른 얘기지만 디가우징을 누가 지시했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법원행정처의 설명에 따르면 김명수 현 대법원장도 지시하지 않았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지시하지 않았으며, 김소영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나 양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장도 지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법부의 한 관계자는 "컴퓨터가 고장나면 비서실에서 알아서 수리를 하듯이 디가우징 해왔다"고 말했지만 문서의 근거를 없애는 걸 비서진에서 알아서 한다는건 이해가 잘 안 된다.

    박주민 의원은 "전산장비운영관리지침 30조 2호의 '대법관 직무상 특성' 때문에 '내용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하는데, 다른 모든 법관들 컴퓨터는 뒤에 후임 법관이 사용하는 것에 비추어 타당한 변명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명수 대법원장.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컴퓨터 디가우징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이후에 이뤄진 것 아닌가?

    = 그렇다. 그래서 김명수 대법원장이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취임당시부터 '사법행정권남용의혹'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혀왔던 만큼 관련자료는 보존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법원 자체조사가 완전히 끝나지도 않았고, 김 대법원장이 추가조사를 언급했는데도 디가우징이 이뤄졌다면 김 대법원장의 관여 또는 묵인이 있었다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는 의견들이 나온다.

    물론 대법원장이 전임 대법원장의 컴퓨터를 디가우징하라고 지시하거나 관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2차 진상조사가 시작된 뒤 당시 김소영 법원행정처장(현 대법관)이 핵심인물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하드디스크 제출을 거부했던 사례를 보면 그 점은 이해가 된다. 그래서 3차 조사를 앞두고 김소영 법원행정처장을 경질했다.

    검찰에서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컴퓨터가 디가우징 될 시점에는 김 대법원장이 법원행정처를 장악하지 못한 상태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검찰의 한 핵심관계자는 "퇴직한 사람이 없애 달라고 해서 없애는 것도 이상하고, 저런 불용처리가 정당하다는 것도 이상하다"면서 "행정부에서는 장관이 바뀌어도 컴퓨터를 디가우징해서 불용하지는 않는다. 포멧해서 다시 쓰게하지"라고 말했다.

    ※ 오늘 [Why 뉴스]의 주제인 <'깡통이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컴퓨터', 뭘 숨기려했을까?>는 내일에도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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