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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축제가 끝나고…그 많던 나비는 다 어디로 갔을까?"



사회 일반

    "동물축제가 끝나고…그 많던 나비는 다 어디로 갔을까?"

    동물 축제 80%이상, 동물학대 벌어져
    최저점 맞은 동물 축제? '메뚜기 축제'
    산천어, 나비 축제 기간 외래종 들여와
    '산란기'에 열리는 축제..씨가 마른다
    대안은? 사람, 동물 '윈윈·상생'하도록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산하(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인간이 즐거워하는 동안 동물의 입장에서는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여러분 혹시 '산천어축제', '나비축제', '소싸움축제', '송어축제' 등등의 지역 동물 축제들 가보셨거나 적어도 들어보셨을 겁니다. 상당히 많은 동물 축제들이 전국 곳곳에서 열리고 있죠. 그런데 얼마 전에 서울대 수의대 연구팀이 이 축제들. 동물 축제들을 조사해 보니 그 결과가 정말 충격적이었답니다. 이른바 '동물 축제의 민낯.' 대체 동물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그 연구자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생명다양성재단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계시는 분이세요. 생태학자 김산하 박사 만나보죠. 김 박사님, 안녕하세요?

    ◆ 김산하> 네, 안녕하세요. 김산하입니다.

    ◇ 김현정> 일단 동물 축제 현황이 궁금한데. 그러니까 전국의 ‘동물’을 테마로 한 축제들이 몇 개 정도나 있습니까?

    ◆ 김산하> 저희가 있는 자료를 가지고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국에 전체 축제가 1214개 정도가 있는 걸로 나오는데요. 그 안에서 동물을 이용하는 축제의 수는 약 86개로 나왔습니다.

    ◇ 김현정> 86개나 돼요, 동물 축제가?

    ◆ 김산하> 네.

    ◇ 김현정> 그런데 ‘86개 동물 축제를 쭉 다 조사해 보니까 충격적인 민낯이 드러났다.’ 이게 무슨 말입니까?

    ◆ 김산하> 막상 그런 동물의 이름을 내걸고 있는 축제들이 실은 그 동물한테 고통을 가하는 시간들로 가고 있다. 그것도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가고 있다는 게 가장 충격적입니다.

    ◇ 김현정>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가고 있다? 동물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다?

    ◆ 김산하> 가령 예를 들면 축제들의 한 80% 정도가 거의 동물들을 결국에는 잡거나 먹는 걸로 끝납니다.

    ◇ 김현정> (웃음) 그러고 보니까 그렇네요. 낚시질을 한다든지 아니면 잡아서 즉석에서 끓여먹는다든지.

    ◆ 김산하> 여기서 잡는 게 사실은 그냥 동물을 잡고. 심지어는 맨손으로 막 잡아서 사실 고통이 아주 크게 가해가 되는 행위들이 많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됨으로써 사실은 거기서 주인공처럼 사실은 우리가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전혀 주인공 대우를 못 받는다고 할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연구 결과를 보니까 축제마다 점수를 다 매기셨더라고요.

    ◆ 김산하>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거는 ‘동물을 어떻게 귀하게 다루냐’를 기준으로 해서 매긴 점수인 거죠?

    ◆ 김산하> 여기서 몇 가지 항목을 저희가 뒀는데요. 어떤 식으로 끝나고 나서 동물들이 처리가 되느냐. 그다음에 대상 동물들이 인지능력이 높은가 낮은가. 이런 것들 총체적으로 봐서 순위를 매기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끝나고 나서 그 동물들은 어디로 가는가. 그리고 그 동물들 맨손 잡기라든지 뭔가 학대적인 행동을 했을 때 얼마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지능인지 이것까지도.

    ◆ 김산하> 그렇죠.

    ◇ 김현정> 그러면 100점 만점에 최저점은 몇 점이에요?

    ◆ 김산하> 최저점은 현재 10점으로 나와 있는데요.

    ◇ 김현정> 10점 맞은 축제는 도대체 뭡니까?

    ◆ 김산하> ‘국사골 메뚜기축제’라는 곳인데요.

    ◇ 김현정> 메뚜기축제요?

    ◆ 김산하> 여기는 동물을 심지어 다 죽이고 먹지도 않고 그냥 폐기해 버리는 축제이기 때문에.

    ◇ 김현정> 메뚜기를요? 심지어 먹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 쓰레기통으로 싹 다 폐기해버리는 메뚜기축제가 10점, 최저점. 그럼 조금 규모가 있는 축제들 중에 낮은 점수를 받은 축제 뭐 있을까요?

    ◆ 김산하> 대표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 ‘화천의 산천어축제’인데요. 가장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마는 사실은 화천 산천어축제 같은 경우는 이 산천어가 원래 화천에 사는 종이 아닙니다. 원래는 영동 지방에만 있는 물고기를 갖다가 인공적으로 영서 지방에다 풀어놓은 축제가 되겠고 대량으로 풀어놓은 것을 다 양식으로 게다가 공급을 해서 인공적으로 공급되는 종인데.

    ◇ 김현정> 양식장에서 길러서. 그러니까 다른 지역 양식장. 다른 지역 양식장에서 기른 것을 이쪽으로 옮겨서 거기다 푸는 거예요, 잡으라고?

    ◆ 김산하> 미리 축제 며칠 전에 도착을 한 다음에 그다음에 매일 같이 어떤 양을 풉니다. 그래서 거의 한 50만 마리에 해당하는 산천어를 푸는데 이것들이 전부 다 나중에 죽게 되는 거고요. 그다음에 또 너무너무 밀집 한, 생각해 보십시오. 수만 마리를. 원래는 개울가에서 몇 마리씩 사는 물고기들을 한 군데에 엄청난 밀도로 몰아놓기 때문에 그러면 스트레스가 아주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매일 그 많은 양들이 그렇게 배송이 되고 있다, 운송이 되고 있다.

    ◆ 김산하> 배송도 배송이지만 실제 축제장이 되면 거기에서 생각해 보십시오. 낚시 바늘이 수만 개가 내려오는 건데 물 안으로. 거기서 아비규환의 세상이 되는 거죠. 그다음에 미처 그렇게 낚시가 안 된 애들은 다 그 안에서 죽고 마지막에 살아남은 애들은 또 꺼내서 잡아서 회를 하거나 어묵으로 만들거나 해서 결국 죽게 돼요.

    ◇ 김현정> 어떻게든 다 죽네요.

    ◆ 김산하> 모두가 그 수만 마리, 수십만 마리가 전국의 양식장에서 들여와서 축제 한 일주일 정도 열흘 이내의 기간에 모두가 끝나버리는 굉장히 소모적인 어떤 축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산하> 어류 축제 중에는 대하축제, 꽃게축제, 주꾸미축제 같은 어떤 활동 프로그램. 지금 산천어축제처럼 잡는 행위보다도 가서 맛보는 재미, 먹는 재미가 있는 축제들도 많잖아요. 이것도 문제라고 보세요?

    ◆ 김산하> 그런데 어떤 때는 심지어는 그 축제가 산란기에 벌어지기도 합니다.

    ◇ 김현정> 산란기에요?

    ◆ 김산하> 산란기에는 적어도 안 해야. 또는 산란기 직후에도 어린 개체들은 충분히 살 수 있어야 나중에 그 어장이 또 그대로 유지가 되겠죠. 그런데 이러한 생태적 고려 없이 그냥 단순 먹어치우는 것으로만 치부하는 축제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먹는 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먹느냐의 문제’가 있고요. 그다음에 ‘먹는 것으로만’ 보기 때문에 생명을 함부로 여기는 문화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거죠.

    ◇ 김현정> 저는 다른 것보다 산란기 근처에 이 축제를 열어서 ‘알이 통통하게 뱄네.’ 이러면서 잡아먹으면 이건 장기적으로 봤을 때도 그 지역의 손해고 인류에게 손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 김산하> 현재 한국에 있는 어장은 많이 고갈된 부분이 많고요. 잘 아시다시피 명태 같은 것도 많이 줄어든 상황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또 하위권에 어떤 축제 있습니까?

    ◆ 김산하> 사실은 하위권은 아닌데 꼭 한 가지 짚어서 얘기드릴 게 ‘함평 나비축제’입니다.

    ◇ 김현정> 나비축제.

    ◆ 김산하> 함평 나비축제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성공한 축제입니다. 그런데 함평 나비축제 실제로 가보시면 나비가 전체 행사장에 별로 없어요. 그리고 이것은 축제장에 방문하신 일반 손님들도 많이 항의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 중에 하나가 뭐냐 하면 거기 실제 함평 나비에 함평의 생태계에 자생하는 나비를 활용하는 축제가 전혀 아니기 때문입니다. 원래 함평에는 다른 고장하고 비슷한 정도밖에 나비가 없고 그래서 인공적으로 부화한 이런 전혀 그쪽 생태계랑 무관한 나비들을 풉니다. 그럼 걔네는 이 생태계하고 전혀 적응이 되지 않는, 맞지 않는 종이고 게다가 시기가 일부러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가정의 달 행사에 맞춰서 방사를 하려고 하기 때문에 5월 초가 돼서 실은 좀 온도가 아직은 낮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 축제하는 기간 며칠 동안이야 얘들이 날아다니겠지만 그 시기 끝나고 나면 거기서 버티고 살기가 어렵다는 얘기예요?

    ◆ 김산하> 나비를 보려면 가는 곳이 딱 하나 있는데 거기에 생태관이 있습니다. 일종의 온실 같은 데죠. 온실에서는 날씨가 당연히 따뜻하게 유지가 되기 때문에 나비들이 살아 있습니다. 하지만 나비생태관은 한 번 축제가 끝나면 전부 다 폐기가 되는 것입니다, 모든 것들이. 그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그러니까 여기서 나비가 알을 낳았건 번데기를 만들었건 아무 상관없이 모두가 그냥 폐기될 뿐이죠. 그래서 매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농업기관에서 계속 공급해 주는 나비로만 이루어지고 있는 축제입니다, 사실.

    ◇ 김현정> 그렇군요. 나비축제에서 나비만 있는 게 아니라 ‘맨손으로 새끼 멧돼지 잡기’라든지 이런 체험활동도 있거든요. 이런 건 어떻게 보세요.

    ◆ 김산하> 나비축제라고 하면 당연히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미꾸라지 맨손잡기도 벌어지고요. 이런 것들은 나비랑 무관한 건 물론이거니와, 더 나아가서는 아이들한테 그 행위를 하도록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가장 하지 말아야 될 것. ‘사실은 토끼 가서 한번 만져봐. 이럴 때 한번 만져봐.’ (웃음) 이러기도 하고 토끼도 깡총깡총 뛰어가면 어차피 애들이니까 한번 잡아보고 이러면 동물 사랑하는 마음도 생기고 뭔가 체험도 되고 교육적일 줄 알았거든요. 그렇게 스트레스가 되는 건가요?

    ◆ 김산하> 대부분 이런 축제뿐만 아니라 동물원 안에 있는 소위 ‘페팅 주(Petting zoo)’라고 그러죠. 만지게 하는 곳들.

    ◇ 김현정> 있어요, 그런 곳들이 다 요즘은.

    ◆ 김산하> 수조관에서도 손을 넣어서 만지는 곳이 있는데 모든 동물들은 만지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만지는 것 자체 때문에 그런 페팅 주(Petting zoo)에서도 수없이 동물들이 죽어나갑니다. 어떤 체험이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만지지 않는 것'을 배워야 하고 오히려 동물들 거리를 두면서도 존중하고 그러면서 어떤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관찰하는 식으로 벌어져야지. 한번 만진 게 아니라 생각해 보십시오. 아까 수만 명이 방문을 하는데 거기에 10%만 만져도 수천 명이 만지는 거거든요.

    ◇ 김현정> 들으시는 분들이 많이 놀라실 거예요. 사실은 어류 축제에서 낚시질하면서 그 호수로 양식장에서 이동된 걸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고 나비를 보면서 맞지도 않는 날씨에 강제로 방사된 걸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고. 만지기 체험, 잡기 체험하면서 동물들이 그렇게까지, '죽을 만큼의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고 상상 못 했거든요. 애들한테 동물 사랑하는 마음 가지라고 일부러 데려가는 부모들도 많은데 좀 굉장히 충격적입니다.

    ◆ 김산하>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 동물을 도시에 사는 아이들에게 동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또 장점이 되지 않겠느냐.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산하> 동물들이라는 것은 오히려 그게 자연스러운 조건하에서 봐야지 가장 감동적이에요. 누가 결박하거나 포획해 놓은 것을 봤다고 해서 그것이 자연에 대한 이해라든가 올바른 자연 사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기회가 있어야지만 오히려 자연을 더 존중하고 이해하게 된다? 그것은 맞지 않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사실은 경제적 효과도 굉장히 커요. 지난해에 산천어축제에서 벌어들인 경제 효과가 1299억, 한 1300억 원이 될 정도니까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 건 사실인데 그러면 박사님 딱 '동물축제 다 멈춰라, 중단해라.' 이런 주장이세요?

    ◆ 김산하> 아닙니다. 동물을 잘못 다루면 멈춰야 되겠죠. 가령 1, 2, 3위를 기록한 ‘시흥 갯골축제’와 ‘군산 세계철새축제’ 또 ‘서천 철새여행’. 특히 이런 철새 관련된 것들은 사실은 멀리서 관찰하고 쌍안경으로 보는 게 무슨 동물한테 큰 해가 되겠습니까?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얼마든지 가능하고 게다가 이런 식의 현재 소모적인 축제들을 계속하면 사실은 그 지방에서도 그것을 계속 지속 가능하게 할 수 없다는 점이 또 있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어떤 외부적인 공급이나 투입에 계속 의존하는 축제들은 사실은 앞으로 미래를 봤을 때도 그런 상태로 계속 유지되기 힘든 부분이 또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네요. 또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이런 식으로 씨가 말라버리면 그 동물을 특산물로 가지고 있는 지역. 대하라든지 주꾸미라든지 꽃게라든지 이런 지역에서는 장기적으로도 손해가 되는 거니까.

    ◆ 김산하> 그렇죠.

     


    ◇ 김현정> 그러네요. 그러니까 ‘동물 축제를 다 멈춰라. 다 필요 없다, 때려치워라.’ 이런 건 아니고 동물과 사람이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같이 즐길 수 있는 ‘진짜 축제, 페스티벌을 열자.’ 이런 말씀. 저는요. 그러려면 우리 참 관람하는 사람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동물 축제 가면 뭔가 안 해 본 걸 해야, (웃음) 잡아봐야 될 것 같고 먹어봐야 될 것 같고 만져봐야 될 것 같고 이런 선입견부터 좀 버리자.

    ◆ 김산하>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들으시면서 뭐 ‘동물이 사람보다 먼저야?’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없으실 거예요. 이게 동물과 사람이 같이하자는 거지 ‘동물이 더 우선이다.’ 이런 뜻이 아니라는 거.

    ◆ 김산하> 둘 다 같이 ‘윈윈’할 수 있는 것이 저는 오히려 저는 축제라는 특별한 날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저희는 이제 이 연구를 하면서 비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대안적인 축제를 일부러 또 기획을 해서 곧 7월 초에 열 생각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것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좀 충격적이기도 하고 뭔가 깨우치는 기회가 됐습니다. 김산하 박사님. 고맙습니다.

    ◆ 김산하> 감사합니다.

    ◇ 김현정> 생명다양성재단에서 사무국장 맡고 계시는 분이세요. 생태학자 김산하 박사였습니다.
    < 속기 = 한국스마트속기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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