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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축제, 동물에게는 죽음의 카니발"



문화 일반

    "동물축제, 동물에게는 죽음의 카니발"

    '제1회 동물의 사육제 - 동물축제 반대축제'
    "주인공인 동물이 외면받고 이용당하는 축제 반대"

     

    "동물축제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동물은 인간의 이익 추구, 욕구 추구, 오락·여가 선용의 수단일뿐이다. 인간에게는 축제이지만 동물에게는 죽음의 카니발이다."

    전국 여러 지역에서 백여 개에 가까운 동물 축제가 열리는 가운데, 이 동물 축제들을 반대하는 축제가 열려 눈길을 끈다.

    바로, 다음 달 7일 서울혁신파크 피아노숲에서 열리는 '제1회 동물의 사육제 - 동물축제 반대축제'(동축반축)이다.

    생명다양성재단·시셰퍼드코리아·아름다운커피·리온버스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축제는 '동물의 이름을 축제 앞에 달고 있지만, 오히려 동물을 죽이는 행위'에 대해 반대한다.

    실제로 축제 기획단이 서울대 수의대 천명선 교수팀에 의뢰해 2013년부터 15년까지 전국에서 진행된 86개 축제의 동물 이용 실태를 조사토록 했다.

    그 결과,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상해를 입혀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의 스트레스를 주는 활동이 84%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동물에 해를 가하지 않는 활동의 비율은 단지 5%에 불과했다고 한다.

    천명선 교수는 "축제에서 너무 많은 동물이 죽는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생태라는 이름을 걸고 벌어지는 행사에서 인간이 동물과 맺는 관계가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말했다.

    동축반축 기획단 측은 "지금과 같은 형식의 동물축제를 유지한다면, 한 고장의 아름다움과 풍요로움을 함께 누린다는 축제의 본질적 기쁨은 사라진다"며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수많은 종이 급감하거나 멸종하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한다. 동물축제에 가는 부모들은 흔히 "야외에 나가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다수 동물축제의 최종 목적은 '먹기'이고, 하이라이트는 '잡기'이다.

    기획단 측은 "인간의 축제가 동물에게는 무시무시한 카니발이며, 부모들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채 아이들에게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것, 생명을 존중하지 못하는 것, 한 생명이 철저하게 인간에게 이용되고 마는 것을 경험하게 할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우리 미래 세대가 고통해 무감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동물축제의 비인도적인 점도 문제이다.

    예를 들어 울산에서 진행되는 고래축제의 경우, 고래를 먹는 축제이다. 이는 잔인한 돌고래 학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악명이 높은 일본 타이지 현과 더불어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고래를 먹고, 죽이고, 가두는 이 축제를 수만 명의 관람객이 즐기고 있다고 기획단 측은 꼬집는다.

    또한 기획단은 돈만 된다면 축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황금만능주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화천 산천어 축제의 경우 2017년 1299억의 경제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화천은 바다와 멀리 떨어진 곳으로서 산천어가 자생하지 않는다. 얼음 아래에는 축제 기간 이틀 전에 방류된 76만 마치가 갇혀 잡혀 죽을 운명을 기다린다.

    안 잡힌다고 해서 사는 것도 아니다. 축제 후 운 좋게 살아남은 산언어는 굶고 상처가 곪아서 이내 폐사되고, 어묵공장으로 보내진다고 기획단 측은 밝혔다.

    '동축반축'은 이같은 문제점을 모아 축제를 통해 고발한다.

    동시에 꼭 필요해서도 아닌데 단지 인간의 말초적 쾌락을 위해 수많은 동물의 고통을 야기시키는 지금과 같은 축제가 아닌 전혀 다른 형식의 메시지를 전하는 축제를 전할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이들이 동물과 눈을 맞추는 경험의 신비를 배우고, 우리가 버리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동물들에게 치명적임을 배우고, 고래는 먹을 때가 아니라 살아있을 때 우리에게 훨씬 더 경이감을 주는 존재임을 배우고, 다른 생명체에 대한 책임감을 배우고, 타자의 죽음과 고통을 축하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을 배울 때, 비로소 우리 모두를 위한 축제가 시작된다."

    이를 위해 축제에서는 직접 동물로 변장해서 각 동물의 행복과 불행을 게임을 통해 배우는 전 연령 대상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고래·낙지·산천어 등 여러 동물들이 '동물당'의 후보가 각각 되어 유세전을 펼치다 당선자가 확정되는 순간 인간들이 닥쳐 위기를 겪는 내용의 연극도 공연된다.

    위에서부터 밴드 '허클베리핀', '데카당', 듀오 '헤일'. (제공 사진)

     

    또한 밴드 '허클베리핀'이 이번 축제를 위해 직접 작곡한 '동물의 사육제'를 선보이고, 밴드 '데카당'과 듀오 '헤일'도 무대에 오른다.

    이밖에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 전채은 동물을위한행동 대표, 기생충 박사 서민 교수 등 7명이 릴레이 토크를 통해 동물축제를 다양한 각도로 살핀다.

    한편, 축제가 열리는 날은 다음 달 7은 울산 고래축제(5~8일)가 열리는 날과 겹친다. 기획단 측이 일부러 이날을 겨냥했다.

    기획단은 묻는다.

    "한쪽에서는 주인공인 고래가 철저히 외면받고 이용당하며 소외된다. 다른 한쪽에서는 고래의 위기를 진지하게 염려해 밍크고래를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당신은 이날 어디로 갈 것인가."

    한편 축제에 앞서 오는 28일에는 천명선 교수가 '국내 동물 이용 축제 현황에 대한 분석'을 테이크아웃드로잉 이태원에서 발표한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지역 동물 축제,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현재의 축제 운영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올바른 동물 축제의 방향성은 무엇일까?' 등을 주제로 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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