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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외치지만, 월드컵 소신 응원도 눈길



사회 일반

    "대~한민국" 외치지만, 월드컵 소신 응원도 눈길

    한국뿐 아니라 독일, 스페인 선수 유니폼 입고 거리응원 나선 축구팬들
    "국수주의 옅어지고 4년에 한 번 오는 이벤트 즐기려는 '실용적 선택'"

     

    "대~한민국"을 외치면서도, 나만의 선수에 '소신 응원'을 보내는 축구팬이 늘고 있다. 해외 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월드컵 그 자체를 축제로 즐기려는 모습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우리 대표팀의 멕시코 전이 열리는 24일 0시에도 서울 광화문광장과 영동대로 등에서는 거리 응원전이 이어진다.

    "오~ 필승 코리아!" 함성이 울려퍼지지만, 거리에는 붉은색 티셔츠 대신 유럽 명문 구단이나 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축구팬들이 몰려든다.

    지난 18일 스웨덴과의 첫 경기 거리응원이 있던 서울 광화문광장에 이탈리아 프로축구리그 세리에A의 유벤투스 유니폼을 입고 나온 박경훈(19)씨는 프랑스 축구선수 폴 포그바 팬을 자처했다.

    박씨는 "유벤투스에서 뛰던 포그바 선수를 너무 좋아했다"며 "우리나라도 잘했으면 좋겠지만 솔직히 프랑스가 우승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변 돌풍을 몰고 온 아이슬란드 축구대표팀을 좋아한다는 김경률(28)씨는 "유명한 선수가 없는데도 똘똘 뭉쳐 좋은 결과를 낸다는 게 인상 깊다"고 응원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스완지시티에서 기성용 선수와 함께 뛰었던 길피 시구르드손 선수를 응원할 것"이라고 했다.

    해외축구 매니아라는 곽태환(26)씨도 한국 유니폼에 바르셀로나 머플러를 두르고 응원전에 나섰다.

    곽씨는 "만약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맞붙게 되면 한국의 승리와 메시의 골을 모두 응원할 것"이라며 "호날두가 해트트릭을 했으니 메시도 지면 안 된다"고 웃었다.

     

    한국의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인 독일을 응원하는 축구팬도 눈에 띄었다.

    독일의 간판 골잡이 메수트 외질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거리응원에 나선 이상호(30)씨는 "어렸을 때 박지성 선수가 뛰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경기하는 아스널을 보고 팬이 됐다"며 "독일과 우리나라가 함께 16강에 진출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소신 응원'은 배타적인 민족주의에서 벗어나 스포츠 그 자체를 즐기는 데 의미를 두는 젊은 세대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젊은 세대들 사이 무조건 한국만을 응원해야 한다는 국수주의가 옅어지고 실용주의가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구정우 교수는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현실 때문에 전체 이벤트를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나라의 승패에 연연하는 모습이 약화돼 국수주의와 민족주의가 옅어졌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구 교수는 또 "4년에 한 번 오는 월드컵이라는 이벤트를 원하는 팀에 감정 이입해, 게임으로서 즐기고자 하는 실용주의적 욕구가 깔려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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