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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산시 경제부시장 내정자에 대한 우려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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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부산시 경제부시장 내정자에 대한 우려와 기대

    좌로부터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유재수 경제부시장 내정자,박상준 정무특보 내정자(사진=자료사진)

     

    귤이 회수를 넘어오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안자춘추'에 나오는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다.

    환경과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지만 아무리 좋은 것도 그 지역에 맞지 않으면 쓸모없는 것이 된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유재수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위 수석전문위원이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의 첫 번째 인사에서 경제부시장에 내정됐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기획재정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까지 지냈으니 금융전문가라 할 수 있다.

    참여정부 시절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으니 문재인 정부의 실세들과도 잘 통할 듯하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부산의 최우선 문제인 좋은 일자리 만들기와 부산의 미래먹거리를 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데 최적임자"라며 유 내정자의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부산경제는 지금 그야말로 위험 수준이다. 일부에서는 "아파도 아프다고 할 힘도 없다"는 말이 나오는 실정이다.

    올 1분기 부산지역 경제 지표를 시민들의 힘든 삶을 알수 있다.

    광공업 생산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1%나 떨어졌다.우려스러운 것은 하락세가 5분기째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유례없는 불황이 이어지고 있다.

    고용 역시 불안한 상태다.부산의 1분기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2만 6100명 줄어들었고 실업자는 2400명 늘었다.

    유 내정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좋은일자리 만들기와 부산의 성장 동력을 학보해야 한다.

    대기업이 없는 부산에는 약 3만개의 제조업이 있다. 조선,자동차,신발,금속가공,기계장비 등을 취급하는 이들 업체에는 약 22만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

    지난달 취업자 수가 166만 정도였으니 13%정도가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GRDP(지역내총생산)로는 20%정도를 차지한다.

    이 밖에 도소매와 음식,숙박업 등 각종 서비스업이 부산 경제를 떠 받치고 있으며 금융(보험)은 GRDP의 6.4%에 불과하다.

    이 부분에서 유 내정자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 내정자의 이력으로 볼 때 공직생활 대부분을 금융 관련 업무에서 보냈다는 것이다.

    부산이 동북아 해양.파생금융도시를 지향하고 있지만 당장의 부산 경제 현실은 거기에만 힘을 쏟을 만큼 녹록치 않다.

    부산이 서비스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역 경제의 기반이 되는 것은 제조업이다.

    이런 점에서 금융관련 업무서 잔뼈가 굵은 유 내정자가 제조업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와 함께 유 내정자가 부산에 연고가 전혀 없다는 점도 염려스러운 부분이다.

    사실 지역 경제는 국가 경제와 정책에 동원 할 수 있는 수단이 많지 않다.고작해야 중소기업에 대한 특례보증이나 신용보증 한도 확대 정도다.

    재정도 여력이 없고 통화정책도 쓸수 없다.각종 규제도 마음대로 없앨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지역의 경우 국가 경제 운용때보다 '인맥'고 '소통'이 더 필요하다.

    지역을 모르고 지역에 연고도 없는 인물이 지역의 기업인들과 서로 속내를 내보이고 교감하며 지역 경제를 살릴 방안을 강구할 수 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반면,유 내정자는 현 정부의 실세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고,기획재정부에서도 근무한 장점도 있다.

    벌써부터 부산시에서는 앞으로 국비 확보가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또,기존의 시각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부산 경제를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릴 수도 있을것이다.

    아쉽게도 앞서 중앙에서 영입된 부산의 경제부시장들에 대한 평가는 별로 후하지 않다.

    이는 그들이 '중앙적 시각'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지역 경제의 특수성과 취약성을 간과하고 중앙적 사고로 지역 경제를 바라봤기 때문이다.

    조만간 구체적인 부산시 직제 개편안이 발표되겠지만 현재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일자리경제본부와 산업통상국,해양수산국,신성장 산업국 등의 경제 관련 부서를 관할한다.

    부산시 공무원 조직에 스며들지 융화하는 것도 숙제가 될 것이다.앞선 경제부시장들 가운데 일부는 직원들과 마찰이 심해 정책이 제대로 운용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들 하나 하나는 모두가 좋은 '스펙'을 자랑하는 소위 '잘 나갔던' 인물들이었지만 회수를 건너 오면서 탱자가 돼 버린 것이다.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내정자가 부산적 토양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탱자'가 되지 않고 부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놓는 '귤'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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