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국립대 현대조각정원에서 박경리 작가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사진=문체부 제공)
대하소설 '토지'를 쓴 박경리(1926~2008) 작가의 동상이 러시아에 세워졌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토지문화재단에 따르면 20일 오전 10시(현지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현대조각정원에서 박경리 작가의 동상 제막식이 열렸다.
한국을 대표해 도종환 문체부 장관과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이규형 한러대화 조정위원장, 김영주 토지문화재단 이사장, 동상 작가인 권대훈 서울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메딘스키 블라디미르 로스티슬라보비치 문화부 장관, 크로바체프 니콜라이 미하일로비치 한러대화 조정위원장 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 총장 등이 참석해 축하했다.
도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러시아 최고의 학술·문화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박경리 선생의 동상이 제막돼 무척 감격스럽다"면서 "러시아에서 푸시킨이 국민 시인으로 추앙받듯이 한국 국민들은 박경리 선생을 존경하고 자랑스러워한다"고 소개했다.
이번 동상 건립은 한러 문화외교사업의 일환으로 2013년부터 추진됐다.
러시아 작가동맹은 2012년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1799~1837)의 동상을 서울에 건립해달라고 한국·러시아간 민관 대화채널인 한러대화에 요청했고, 이듬해 11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 앞에 푸시킨 동상이 세워졌다.
그리고 그에 대한 화답으로 박경리 작가 동상이 러시아에 세워졌다. 동상이 선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는 1724년에 문을 연 러시아 최고(最古) 명문대학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임 대통령의 모교이다.
동상은 이 대학을 상징하는 동양학부 건물에 들어섰다. 고종황제 말기인 1897년부터 1917년까지 한국인 통역관 김병옥이 유럽권 최초로 한국어를 강의한 곳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는 2017년 1학기부터 동양학부에서 박경리 강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