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자가 '하나로'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시설에서 '루테튬(Lutetium)-177'을 제조하고 있다.(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방사선과학연구소 임재청 박사팀이 충남대병원 정재욱 교수팀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에스지메디칼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폐암에서 전이되는 악성흉수 암세포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화합물 제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체내 흉막강이라는 곳에는 호흡 운동 시 폐 확장을 촉진하고 폐 팽창을 유지하기 위해 적은 양의 흉수가 존재하지만, 세균성 폐렴이나 결핵, 악성 종양 등의 원인으로 흉막강 안에 비정상적으로 액체가 고이는 악성흉수가 발생한다.
특히 폐암에서 전이된 악성흉수의 경우 암세포의 분자생물학적 특성이 바뀌어 치료가 어렵고, 흉관 삽입 및 흉막 유착술 등으로 악성종양을 일시적으로 제거한다고 해도 암세포가 흉벽에 그대로 남게 된다.
개발된 약물의 악성흉수 진단 및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동물 모델 영상.(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공동 연구진은 폐암의 암세포와는 달리, 전이 악성흉수 암세포에서는 특정 단백질인 'CD55 수용체'가 높게 발현되는 것에 착안해 CD55를 표적할 수 있는 항체를 제조했다.
여기에 진단·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Lutetium)-177'을 결합한 새로운 동위원소 약물 전달체를 만들었다.
폐암으로부터 전이된 악성흉수를 모방한 동물모델에 이렇게 만든 약물전달체를 투여한 결과, 약물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것을 'SPECT'(단일광자단층촬영) 영상 촬영을 통해 알아냈으며, 약물 투여 대상의 생존 기간도 대조군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나는 효과도 확인했다.
원자력연 임재청 박사는 "국가거대연구시설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서 생산한 방사성동위원소 이용 기술과 생명공학 기술을 융·복합한 새로운 방법으로 나온 연구 결과"라며 "앞으로도 민간에서 연구개발이 어려운 난치성 희귀질환에 대해 첨단 방사선과학기술을 이용한 치료방법을 제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6월 12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