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참회의총' 연 한국당, 당 해체 대신 비대위 체제로…임시 봉합



국회/정당

    '참회의총' 연 한국당, 당 해체 대신 비대위 체제로…임시 봉합

    • 2018-06-16 02:02


    비대위 후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아닌 ‘추대’로
    일부 초선, 중진 향해 “정계 은퇴하라”…김무성, 차기 총선 불출마 선언

    자유한국당이 15일 오후 국회 예결회의장에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와 관련 비상의원총회를 가지며 전광판에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란 글을 띄워놓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6‧13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자유한국당은 1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당 수습책을 논의했다. 또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이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비공개 의총에서 논의 끝에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조기 전당대회를 여는 대신 혁신 비대위를 꾸려 돌파구를 모색하기로 했지만, 속내는 일단 '급한 비를 피하고 보자'는 쪽에 가까워 보인다.

    혁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이후엔 또 다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자는 내부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의총 공개발언에선 '당 해체'라는 목소리까지 나왔지만, 결국엔 기존 위기 대응방식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이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태 원내대표는 의총에 참석해 모두 발언에서 “한국당은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우리당이 국민들로부터 탄핵을 당한 마당에 지금 조기 전대와 비대위 구성을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당을 해체하는 방안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3시간 가까이 진행된 비공개 의총 후 김 원내대표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상황에선 조기 전대를 치러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거의 전부였다”며 “앞으로 ‘혁신 비대위’를 구성해서 당의 일신과 변화의 새로운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는 여러 가지 과정을 치열하게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외부 영입의 길도 열려 있고 내부적인 참여도 열려 있다"고 답했다.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할 경우 자칫 내부 권력투쟁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비대위 쪽으로 무게가 실렸지만, 당초 거론된 ‘당 해체’ 수준에서는 상당히 후퇴한 결론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비공개 의총에서 참석한 의원들 사이에서 이를 두고 격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한 중진의원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혁신 비대위는) 결국 지금 당장 전당대회를 하는 게 사람들에게 곱지 않게 보일 수 있다는 취지에서 결정된 것"이라며 "전당대회를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도 통화에서 “(당 해체에 대해) 일부 해체하고 헤쳐모여 방식의 얘기도 나왔지만, 말은 가능하지만 추진하긴 어렵다”며 “혁신 비대위를 운영하는 동안 당헌‧당규를 일할 수 있는 체제로 싹 개정한 후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쪽이 대부분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선거 패배 이후 당분간 ‘참회의 모습’을 보여야 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전당대회를 개최하되 경선 방식이 아닌 당 대표를 ‘추대’하는 모양새를 보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 수도권 재선의원은 통화에서 “언제가 되든 전당대회를 하게 된다면 (당 대표를) 추대하는 게 좋지 않겠냐는 공감대가 많았다”며 “전당대회라고 하면 결국 경선을 의미하는데, 하여튼 경선하는 모습을 보이지 말자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의원도 “전당대회를 하러 다니면 당권을 두고 경쟁하는 모습이 되니, 의원 중에 추대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이 많았다”라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동의했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친박(친박근혜)계 김진태 의원은 수구‧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된다”고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의총 후 자신의 SNS(페이스북)를 통해 “원내대표의 발언이 당황스럽다”며 “국정농단세력, 적폐세력, 수구냉전세력임을 인정하고 반성하자니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부정하면 당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 “섣부른 좌클릭은 더 문제”라며 “이번 선거에서 콘크리트우파가 30% 정도 있다는 게 입증됐다. 더이상 이들을 실망시켜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일부 초선의원들은 성명서를 내고 중진들을 향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정계 은퇴를 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성일종 의원은 의총 공개발언에서 “보수정치에 책임 있는 중진들에 대해서 은퇴를 해주십사, 책임을 져주십사 하는 말씀 드린다”고 재차 요구했다.

    6선의 김무성 의원은 성 의원의 발언 직후 공개 발언을 신청해 “보수정당의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지난 2015년 12월 부산 영도 당원협의회 송년회 자리에서 “20대 총선을 마지막으로 21대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이미 밝힌 바 있어 이번 선거 패배의 책임과는 무관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은 의총이 끝난 후 국회 로텐더홀로 나와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문을 낭독하는 ‘참회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노타이 흰색 셔츠 및 흰색 블라우스로 드레스 코드를 맞추고 “국민께서는 합리적이고 품격있는 보수정당을 원했지만 거친 발언과 행태는 국민의 마음이 한국당에서 더 멀어지게 했다”며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