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탐정 2' 성동일, "나는 '재래시장' 스타일…어려울 때 그립죠"



영화

    '탐정 2' 성동일, "나는 '재래시장' 스타일…어려울 때 그립죠"

    [노컷 인터뷰] "현장 술자리는 작품 이야기 위한 핑계"
    "'신과 함께'는 도저히 스케줄 안 맞아 출연 못해"
    "아이들과 공연 보러가는데 시간 많이 할애하는 편"

    영화 '탐정: 리턴즈'에서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성동일.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실로 오랜만의 인터뷰 자리였다. 언론을 통해 접하기 어려웠던 배우 성동일이 영화 '탐정: 리턴즈'로 기자들 앞에 나섰다. '인터뷰보다는 허심탄회한 술자리가 편하다'는 그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도 이와 관련된 것이었다.

    "자식을 셋 둔 부모로서 인터뷰를 하는 것보다는 하지 않는 게 득이 많다고 느꼈어요. 어차피 기자분들과는 나를 알리는 차원에서 만나는 건데 거리를 둘 이유가 없죠. 다만 기사를 보고 악의적인 댓글을 다는 사람들 때문에 고통 받게 되더라고요. 잘해도 욕, 못해도 욕 먹으니까 나이 먹고 구설수에 오르느니 어차피 가족을 위해 사는 건데 자제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탐정: 리턴즈'으로 인터뷰 자리에 나서길 다짐한만큼, 이번 영화는 그에게 애틋하고도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흥행 부진으로 개봉 일주일만에 막을 내릴 뻔했던 '탐정: 비기닝'이 300만 가까이 관객을 모은 후, 그의 말에 따르면 '재활치료'를 끝내고 나온 셈이다.

    "정말 애정으로 만들어진 영환데 세상에 나가서 힘들게 심폐소생술을 받고 뛰는 것까지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재활치료를 충분히 받았으니 전력질주해보자는 마음입니다. 사실 배우들, 스태프들의 호흡과 관계의 탄탄함 때문에 뭘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붙었거든요. 서로 친해지는데 쓰는 시간도 많이 배제했기 때문에 속도를 내서 갈 수 있었고요. 지난번에는 걸음마였다면 이제는 바로 뛸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어서 좋았네요."

    영화 '탐정: 리턴즈'에서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성동일.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괜찮아, 사랑이야' 이후 가족같은 관계를 자랑하는 배우 이광수의 합류에는 누구보다 반가운 기색을 표했다. 이광수가 맡은 전직 사이버 수사대 에이스 여치 역이 30대 관객들 마음을 대변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광수가 들어오면서 퍼즐이 맞춰지지 않았나. 50대와 40대 밖에 없었는데 이 영화를 30대와도 이어주는 계단이 된 거죠. 그 시너지 효과가 엄청났어요. 광수랑은 '괜찮아, 사랑이야' 때부터 가족처럼 지내니까 뭐…. 1편보다 저는 욕도 좀 자제하고,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하고 (권)상우랑 광수가 투닥대는 케미를 내더라고요. 그냥 영화가 잘 되려니까 다 그런 운이 맞아요."

    꼭 1편에서의 만남만이 이번 영화 속에서 배우 간의 궁합을 이뤄낸 것은 아니었다.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진 가벼운 술자리 역시 소통의 시간이었다고.

    "사실 연극은 정말 두 달 내내 매일 모여서 하루에 대본을 세 번 씩 읽으니 그게 입에 붙는 거고, 영화는 그거보다 훨씬 적게 리딩을 하죠. 배우들이 바쁘다고 해버리면 모일 일이 정말 없어요. 핑계가 있어야 모이는데 그게 밥이고 술입니다. 어쨌든 사람인지라 20~30% 정도는 작품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해서 가면 다음 날 찍을 것에 대한 해석이 일치해서 오니까 효과가 있어요. 우리는 배우들이 카메라나 조명을 맞추기도 하고, 리허설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영화를 보면 눈이 많이 부어있는 장면이 있는데 그러면 전날 우리 술 많이 먹었다고 이야기하고 그랬어요."

    영화 '탐정: 리턴즈'에서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성동일.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권상우와는 함께 체력관리를 위해 헬스클럽을 다녔다. 배우와 스태프 관계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끼리도 관계가 돈독해 촬영장은 내내 즐겁고 순조로운 분위기로 흘러갔다는 전언이다.

    "사실 이게 체력싸움인지라 한 달 동안 (권)상우랑 같이 헬스클럽을 끊어서 다녔어요. 걔도 운동을 많이 하거든요. 아침에 촬영있으면 새벽에 일어나서 한 시간 운동하고, 샤워한 다음에 현장에 갔죠. 또 촬영 끝나고도 가고…. 그리고 또 저녁되면 말 안해도 촬영감독님 등이 제 방에 모였어요. 영화 촬영 현장이 아니라 꼭 단합대회 간 거 같고 너무 매일 좋으니까 팀의 팀장급들이 돌아가사면 다른 팀들 회식까지 시켜주고 그랬다니까요. 분위기가 그러니까 오히려 다들 짜증을 내지 않게 됐죠."

    한 번은 배우 공효진이 부산에서 촬영 중인 성동일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이광수는 촬영이 없어 서울에 올라가 있었는데 성동일과 공효진이 부르자 부산까지 내려오는 의리를 보였다. 성동일은 그렇게 인터뷰 내내 후배인 권상우와 이광수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루는 (공)효진이가 날 응원한다고 부산에 왔는데 중국집에서 뭘 먹고 있었거든요. 제가 (이)광수한테 전화해서 '왜 안 내려와. 효진이 왔는데 어디냐'고 하니까 '서울인데요' 하더라고요. 그래서 '빨리와. 효진이 너 있는 줄 알고 왔대' 하니까 진짜 우리가중국집 나가기 전에 왔어요. 짜장면 하나 먹고, 효진이랑 서울 올라가더라고요. 그렇게 가깝게 지내요. 광수가 진짜 말이 없는데 속이 깊은 애거든요. (권)상우는 누가 봐도 편안해졌어요. 마음이 후덕하고 여유로워진 그런 느낌이랄까. 배우가 그것만큼 좋은 게 없어요."

    영화 '탐정: 리턴즈'에서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성동일.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로 이번 영화에 나오는 조연 및 우정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이미 성동일과 수없이 호흡을 맞춘 배우 이일화 뿐만 아니라 '신과 함께 - 죄와 벌'의 천만 주역 김동욱까지 지원 사격에 나섰다.

    "(김)동욱이한테 고맙죠. 천만 영화 배우가 와서 그런 역할도 해주고. 문자도 왔더라고요. 개봉 축하한다고. 잘되면 제가 또 술 한 잔 사야죠. 김용화 감독의 페르소나가 저였는데 거기 가서 동욱이가 그렇게 잘 될 줄은 몰랐거든요. 이게 '신과 함께' 잘되기 전에 하기로 했던 거라…다행입니다. (웃음) 주변에서 이번에 많이들 작은 역할에 출연해 도와줘서 감사해요."

    성동일의 가족을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본 지는 이미 한참 전이지만, 다른 배우들이 신작 영화가 나오면 어김없이 거치는 인터뷰를 하지 않을 정도로 그가 가정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애들이 당연히 나이가 먹으면 핏줄도 있고, 친구들 사이에서 배울테니 욕을 하게 될텐데 굳이 알기 전까지 내가 나서서 보여주는 건 아닌 거 같아서 이번 영화도 같이 보기는 어려울 거 같아요. '신과 함께'는 우리 애들이 봤어요. 저는 우정출연 제의를 받았었는데 도저히 스케줄이 안 맞아서 못했거든요. 아들이 그 원작 웹툰을 봐서 영화를 다 본 다음에 '김용화 삼촌 좀 그렇다. 책하고 내용이 완전히 틀리다'고 그러더라고요. (웃음) 얘네한테 뮤지컬이나 연극을 자주 보여줘요. 연극은 무조건 같이 가는데 제 얼굴을 다들 아니까 거기서 잘 수도 없고…. 크리스마스에 '호두까기 인형' 발레를 보러갔을 때는 애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주말에는 빔프로젝트로 영화도 무조건 1~2편 보고 그래요. 서로 정서적으로 웃을 수 있는 게 좋잖아요. 그렇게 외출하면 외식이라도 하고 그러니까. 사실 우리 의지대로 하는 건 별로 없고, 아내가 아이들과 상의해서 결정해요."

    영화 '탐정: 리턴즈'에서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태수 역을 연기한 배우 성동일.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성동일의 집은 그 때도 지금도 여전히 인천이다. 서울로 옮기면 뭐든지 조금 편하겠지만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그 이유는 그곳에 엮인 인간 관계와 자신의 생활 때문이다.

    "제 인생에서 이권관계없이 편하게 어울려서 만나는 사람이 5~6명 정도 돼요. 내가 발전이 있든 없든 언제가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그 분들이 인천에 있어요. 가까운 배우들이 집이라도 사줄테니까 인천에서 나오라고 하는데 거기에서 사는 게 그나마 숨을 좀 쉬게끔 하거든요. 예를 들면 술자리에서 절 부르려고 해도 인천이니까 안 부르기도 하고. (웃음) 그런 이야기 들으면 우리 아내 고향이 마산이라 인천이 바다도 있고 비슷하니 나가서 살면 죽는다고 그래요. 제 입장에서는 그렇죠. 사람 만나는 것도 나이가 있고, 얼굴을 내밀고 사는 직업이다 보니 조심스러워요. 아내가 힘든 부분도 그거라고 하더라고요. 준이 엄마가 아니라 성동일 아내로 여겨지니까 이게 불편했대요. 이제는 괜찮은데 어쨌든 오래 살던 동네니까 저한테 사람들이 다 익숙해졌죠. 그런 게 편해요."

    스스로를 '재래시장' 같다고 말하는 배우. 잘 다듬어지지 않은 입담에도 그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기 보다, 아끼는 후배들이나 스태프들을 빠짐없이 언급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이번에 어떤 스태프가 촬영 도중에 오토바이 사고가 났거든요. 병원에서 바로 상처를 꿰맨 후에 다시 촬영을 했어요. 그만큼 정말 열정을 다해 열심히 했기 때문에 우리끼리 분위기는 좋아요. 이미 분위기는 흥행 중이에요. 썩 밉지 않고, 불편함 없는 영화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네요. 사회가 어려우면 저처럼 촌스럽고 재래시장 같은 배우를 많이 그리워하시더라고요. 지금이 아주 적기입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