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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주 감독, 이송희일 감독 언어폭력 고발 "피해자 지지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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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희주 감독, 이송희일 감독 언어폭력 고발 "피해자 지지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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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송희일 감독 위계폭력 일상적… 집단과 개인의 책임 명확히 밝혀지길"

    이송희일 감독 (사진=전주국제영화제 제공)
    이송희일 감독이 동성 감독에게 성적 추행 및 대상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대책위원회의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송희일 감독에게 언어폭력을 당했다는 또 다른 고백이 나왔다.

    지난 2012년 인디포럼에서 단편 '폐함'을 상영한 신희주 감독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과거 사건을 공론화했다. 그는 글 첫머리에 "오늘 유형준 감독의 글을 읽고 용기를 얻어 몇 년 동안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했지만 제가 직접 겪었던 이송희일 감독의 언어폭력에 대해 말하려 한다"고 적었다.

    신 감독은 2014년 신촌 퀴어 퍼레이드가 끝난 후 열린 뒤풀이에 지인과 함께 참석했다. 신 감독은 "퍼레이드 행렬이 혐오세력과 대치하던 몇 시간 동안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던 일에 꽤나 힘이 빠져 있어서 성소수자 인권단체와 함께 뒤풀이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느꼈다. 하지만 같은 테이블에 앉아 함께 술을 마시던 이송희일 감독의 의견에 반박을 하자마자, 거의 10여 분 동안 엄청난 욕설과 모욕적인 비난을 들어야 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90년대 영화를 찬양하는 이송희일 감독에게 "90년대 영화와 현재의 영화를 단순 비교하여 찬양하는 것은 노스탤지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이송희일 감독이 "너 같이 단편 나부랭이나 만드는 게 뭘 안다고 떠드냐", "장편이나 만들고 와서 내 앞에서 떠들어라", "내가 너 온다고 했을 때부터 싫었다, 너 같이 단편 나부랭이 만들고 지가 감독인 줄 아는 년들이 바닥에 널리고 널렸다"며 비난을 쏟아냈다는 것이 신 감독의 설명이다.

    신 감독은 이송희일 감독이 "미친년", "계집년", "씨X년" 등 자신에게 "년"이라는 호칭을 썼고, 본인 얼굴과 목에 침이 튈 정도로 격양돼 있었다고 기억했다.

    신 감독은 "그동안 이송희일 감독이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인권 보호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사람이었기 때문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실수를 한 건가 생각을 하자마자, 오늘 저와 이송희일 감독은 처음 만난 것이 기억이 났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자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이송희일 감독의 욕설을 조용히 듣고만 있었다"고 썼다.

    신 감독은 지난 2016년 10월 #영화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을 통해 영화 촬영장 안팎에서 겪은 성폭력에 대해 말했다. 이후 반성폭력 활동가로 활동하면서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청년들의 경험을 들으며, 이송희일 감독이 일상 속 여러 자리에서 성희롱과 언어폭력을 저질러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인디포럼이 작년부터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성차별과 성폭력에 대한 신고를 받는다고 하여서, 내부적으로 이송희일 감독의 문제를 인지한 것으로 예상하였고 이송희일 감독 또한 변화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오늘 유형준 감독의 고발 글을 읽고 나니 인디포럼의 이러한 조치에 완전히 속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인디포럼에 유형준 감독의 요구대로 영화제 측과 이송희일 감독 및 동석자들의 공개 사과와 공식 성명을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이송희일 감독과 이 감독 폭력을 방관했던 이들에게는 성 정체성을 방패로 삼지 말고, 젊은 영화인들을 실제로 위협하는 일상의 폭력을 낭만화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신 감독은 12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유형준 감독)를 지지하기 위해 언어폭력을 공론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고발한 언어폭력은 유형준 감독의 고발을 통해 알려진 이송희일 감독의 위계폭력이 일시적이거나 일회성의 사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라고도 했다.

    다음은 신희주 감독과의 일문일답.

    ▶ 이송희일 감독의 언어폭력 공론화를 한 이유로, 앞서 성희롱 사건을 밝힌 유형준 감독을 지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부탁한다.

    "아시다시피 저는 이송희일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한 것은 아니다. 언어폭력이다. 그래서 #영화계_내_성폭력이나 미투 운동을 통해 이를 단독으로 공론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제가 고발한 언어폭력은, 유형준 감독의 고발을 통해 알려진 이송희일 감독의 위계 폭력이 일시적이거나 일회성의 사건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있었던 일이며, 피해자가 다수임을 증명할 수 있다. 아시다시피 성폭력은 권력, 위계에 의해 발생한다. 피해자가 유형준 감독 한 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형준 감독을 지지하기 위해 공론화했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여성문화예술연합은 지난 3월 7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화예술계의 특수성을 반영해 성폭력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왼쪽에서 세 번째가 신희주 감독 (사진=김수정 기자)
    ▶ 반성폭력 활동가로도 활동 중이라고 했는데, 이 같은 일이 일어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저는 여성문화예술연합(WACA, Women's Association of Arts and Culture)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사이트에 문화예술계 성폭력에 대한 다양한 자료가 구비돼 있다."

    * 여성문화예술연합은 한국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문제에 대응하고자 여성예술인연대 AWA, '참고문헌 없음' 준비팀, 팀 푸시텔, 페미니스트-예술-실천 페미광선, 여성 전시기획자 모임 Gathering A, 사진계 성폭력-감시자 연대, 언론노조 서울경기지역 출판지부, 찍는페미 등 9개의 단체가 모여 만들어진 연대체다.

    예술 경력 및 나이와 상관없이 예술계 성폭력의 심각성을 통감하고 있는 예술 종사자들이 성폭력 피해자와 연대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였다. 한국 문화예술계에 팽배한 강간 문화와 남성 중심주의 및 권위주의를 종식하기 위해, 문화예술계의 반성폭력 정책을 만들 것을 정부 부처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결성된 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계 성폭력 예방을 위한 현장 간담회' 참여 및 정책제안서 전달, 문화 분야 성폭력 실태 시범조사 1차 실무회의 참여, 문화예술계 성폭력 피해자 지원 가이드라인 배포, 한국여성인권진흥원 포럼·한국여성단체연합 토론회 등 다수 행사 발제, 여성가족부 제1차 '#MeToo 공감 소통 간담회'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공식 홈페이지 참고)

    ▶ 유 감독 사례에서 나타난 인디포럼의 대처(신고인 신상 유출 등)를 비판했다. 대책위를 꾸려 최대한 빨리 조사하고 성실하게 보고하겠다는 공식입장이 나왔는데 어떻게 바라보는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지점인지도 궁금하다.

    "빠른 입장 표명 및 독립적인 대책위 구성, 외부기관으로부터 자문을 구하는 방식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수년 동안 영화제 뒤풀이 및 여러 자리에서 일어났던 성폭력 사건을 방관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피해자의 신상을 가해자에게 전달한 것도 이러한 환경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런 관성적인 태도와 분위기에 대한 반성이 인디포럼작가회의 입장문에 언급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또한 결국 가해자가 인디포럼작가회의라는 집단 뒤에 숨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 집단과 개인 각각의 책임 소재가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

    ▶ 글 끝에 "이 글을 성소수자 혐오의 용도로 이용하지 마십시오"라고 썼는데, 특별히 당부한 이유가 있다면.

    "성희롱 공론화 이후 수많은 언론에서 보도된 기사들과 댓글을 모두 보았다. 일부 여론은 가해자의 행위가 아닌 성 정체성(이송희일 감독은 커밍아웃한 성소수자다)을 공격하고 있다. 성폭력 가해 행위를 지적하고 항의하기보다, 이를 수단으로 삼아 성 정체성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성소수자 혐오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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