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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거짓이 승리하는 세상이어서는 안 된다



칼럼

    [논평] 거짓이 승리하는 세상이어서는 안 된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와 배우 김부선씨.(사진=자료사진)

     

    사기 범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과연 어디일까?

    부끄럽게도 우리나라다. 4년 전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범죄 유형별 국가 순위'에서 한국이 1위에 올랐다.

    이른바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체 37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가 사기 범죄 1위, 횡령 범죄 2위의 불명예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물론 우리만 창피한 건 아니다. 미국이 폭력과 강간 범죄 1위를 기록했고, 스페인은 강도, 독일은 마약 범죄에서 각각 1위에 올랐다.

    한국의 사기 범죄는 한 해 평균 20여만 건으로 전체 범죄의 13%를 차지한다.

    남을 속이는 사기 범죄의 요체는 '거짓말'에 있다.

    '속은 내가 바보'라며 한탄으로 체념할 일이 아니다. 남을 속인 것은 명백한 '죄(罪)'이고, 속인 사람에게는 '벌(罰)'이 뒤따라야 한다.

    적어도 거짓이 승리하는 불의(不義)의 세상이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 선거전의 '거짓말 논란'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영화배우 김부선 씨 사이의 스캔들이 그것이다.

    사실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서 정책 토론은 온 데 간 데 없고 남녀 간 사생활이 이슈가 된 데서야 성숙한 사회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1천만 명이 넘는 경기도 유권자들에게 두 사람의 사생활은 큰 관심사도 아니었다.

    그런데 유력 정치인과 영화배우로서 공인(公人)인 두 사람이 줄곧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면서 이제는 사안이 달라졌다.

    두 사람 가운데 누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의 문제로 확대되면서 막판 부동층 표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두 사람이 진짜 불륜 관계를 맺은 적이 있었는지 여부다.

    김부선 씨와 김 씨의 딸은 방송 인터뷰와 SNS를 통해 이재명 후보와의 불륜 사실을 증언하면서 남몰래 흘렸던 눈물과 고통스런 심경을 드러냈다.

    특히 김부선 씨는 자신의 말이 거짓이면 천벌을 받을 것이라면서 자신이 '살아있는 증인'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맞서 이재명 후보 측은 "100% 가짜뉴스", "증거 없는 네거티브"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불륜 의혹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자신을 향한 마타도어를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적폐세력의 저질 공세'로 몰아세우고 있다.

    항간에 이런 말이 있다. 거짓말쟁이는 '거짓의 승리'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고….

    선거를 앞둔 여야 정치권이 자기 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선거의 주체는 정당도 후보도 아닌 유권자 국민이다. 즉, 선거에서 이기고 지고는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다.

    능력과 자질을 우선에 둘지, 진실과 거짓으로 판단할지, 정당의 기호를 볼 것인지는 모두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다만 선거를 통해 거짓이 승리하는 세상이 된다면 과연 거기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거짓이 진실을 이기는 세상에는 어둠만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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