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하워드 슐츠 회장 (사진=포츈지)
스타벅스를 세계 최대 커피 체인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65) 회장이 30여년 만에 회사를 떠난다.
스타벅스는 4일(현지시간) 슐츠 회장이 오는 26일 자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후임 회장은 백화점 J.C.페니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마이런 얼먼으로 결정됐다.
슐츠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스타벅스는 수백만 명이 커피를 마시는 방식을 바꿨고 이것은 진실"이라면서 "우리는 또 전 세계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의 삶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지난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한 슐츠는 독특한 경영 철학과 전략을 선보여 경영 혁신의 대명사로 꼽힌다. 실제 시애틀의 작은 커피 전문점이었던 스타벅스는 세계 77개국에 2만8천여 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슐츠의 사임이 관심을 끄는 것은 '커피 황제'의 은퇴라는 점과 동시에 그의 정계 진출 가능성 때문이다. 그는 범 민주당 쪽 대선 잠룡 중 한 명으로 꼽혀 왔다.
슐츠 회장은 이날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지 묻는 언론의 질문에 "미래에 대한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면서도 "자선사업부터 공직까지 다양한 옵션"을 언급했다. 또 "국내 분열 심화와 세계무대에서 미국의 위상 문제 등 우리나라에 대해 한동안 심히 우려해 왔다"고 말해 정계 진출 가능성을 열어놨다.
슐츠 회장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개 지지했고 계속해서 대선 후보군에 언급됐던 인물이다.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슐츠 회장이 사임을 계기로 정계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슐츠 회장의 오는 2020년 대선 출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슐츠 회장은 지난달 말 스타벅스의 인종차별 예방 교육과 관련해 미국의 인종차별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서 유색 인종과 백인 간의 인종적 분열, 그리고 불평등은 꽤 오랫동안 지속한 문제였다"면서 미국 내 존재하는 인종적 분열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