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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전' 류준열, 만족을 모르는 '노력형'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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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전' 류준열, 만족을 모르는 '노력형' 배우

    [노컷 인터뷰] "내 멋에 살지만 연기보면 부끄러워"
    충무로 '블루칩'에서 주연급 배우로 성장하기까지

    영화 '독전'에서 버림받은 마약 조직원 '락' 역을 연기한 배우 류준열. (사진=NEW 제공)

     

    어느 덧 굵직한 주연을 도맡아 하는 30대 초반의 류준열은 지금 충무로를 가장 바쁘게 누비고 있다.

    올해 개봉하는 영화만 네 편. 그 중 '리틀 포레스트'와 '독전'은 이미 개봉해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전혀 다른 색채를 가진 이 두 영화를 통해 이미 류준열은 충분히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 보였다.

    장르 불문하고 꾸준히 성장하는 연기력은 류준열을 이 자리까지 이끌어왔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자기 작품을 보거나 모니터링 하는 것이 껄끄럽다는 이야기는 배우로서 가진 고민의 깊이를 짐작케 한다.

    스크린 위에서 언제나 비범한 모습을 보여주곤 하지만, 떠나 보낸 반려견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거나 취미인 드론 이야기를 할 때는 자못 평범한 그 나이대 청년이다.

    다음은 류준열과의 일문일답.

    ▶ 조진웅과의 브로맨스를 빼놓을 수 없는 영화였는데 옆에서 지켜 본 조진웅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 조진웅 선배는 정말 열정적인 사람이다. 대본 리딩할 때도 다이어트를 하고 있었는데 사실 이게 굉장히 고통스럽다. 제대로 먹고 자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는 거니까. 운동까지해서 온 몸이 지친 와중일텐데 리딩을 하면서 의견을 주고 받을 때 정말 열정적으로 보여주시더라. 내가 생각해 온 몇 자 안되는 것들은 차마 꺼낼 수 없을 정도로 준비를 많이 해오셨다. 촬영 현장에서는 다이어트가 완성돼서 전혀 다른 사람 같았다. 원래 애주가로 알고 있었는데 촬영 후 술자리에서 술 한 방울도 입에 안 대셨다. 참는 게 아니라 이 역할 끝날 때까지 아예 입에 댈 생각도 안하는 그런…. 정말 그 인물을 만드는데 있어 많이 노력했다는게 느껴졌다.

    ▶ 제작보고회나 시사회 자리에서 그런 에너지를 닮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조진웅이 본인에 대한 칭찬도 상당히 많이 했는데.

    - 지치지 않고 오래 연기하는 것이 바람 중의 하난데 조진웅 선배는 정말 작품을 즐기고 계시더라. 그런 힘 자체가 다양한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칭찬도 참 감사하다. 내가 이제 나를 좀 파악한 것 같은데 못한다고 하면 의기소침해지고, 잘한다, 잘한다 해야 잘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해주신 칭찬이 아닌가 싶고, 너무 감사하다.

    ▶ 현장에서 이해영 감독과의 작업은 어땠나.

    -감정만으로 전달이 가능하구나 이걸 느꼈던 영화다. 시나리오 읽고 고민됐던 부분이 있었는데 그래도 제 깜냥 안에서 잘하는 걸로 안전하게 준비를 했던 것 같다. 감독님한테 의지를 많이 했고, 점점 NG 숫자가 줄어들고 '오케이'가 늘어났다. 그 때까지만 해도 이해영 감독님 '오케이'가 너무 쉽게 나와서 의심이 있었는데 찍다 보니 내가 감정적으로 솔직하고 충실한 경우에 '오케이'가 나더라. 집중이 안 되면 NG였다. 그걸 감독님이 알고 있다고 느꼈고, 조진웅 선배가 내 눈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하면 '오케이' 소리가 났다. 그것만큼 짜릿하고 재미있는게 있을까. 이런 게 참 좋다. 내가 우겨셔 테이크를 더 간 적도 있는데 감독님이 '내가 다 첫테이크 쓴 거 알지'라고 그랬다. 괜히 시간낭비를 했나 싶었다. (웃음)

    영화 '독전'에서 버림받은 마약 조직원 '락' 역을 연기한 배우 류준열. (사진=NEW 제공)

     

    ▶ 마약 조직에서 버림받은 '락' 캐릭터가 상당히 복합적이면서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실제 현장에서도 외로운 지점이 있었을 것 같다.

    - 괜히 울적하고 외롭고 공허한 감정을 많이 느꼈다. 사실 촬영 내내 농담도 많이 하고, 웃고 떠들었는데 돌아섰을 때 씁쓸함이나 이런 게 남아 있어서 이런 지점이 있구나 싶었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원호와의 관계는 확실히 '엔딩'에서 해소되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 장면에 굉장한 부담이 있었는데 연기를 끝내고 선배와 포옹을 했을 때 '고생했다'의 의미보다도 '락'과 '원호'가 잘 왔다가 갔다는 그런 마무리 감정이었다. 그 때야 비로소 '락'이 누구인지 알 것 같았는데 영화가 끝났다.

    ▶ 드론 조종이 취미라고 하던데 실제 촬영장에서도 본인 소유 드론을 날린 적이 있다고.

    - 항공 촬영이 있었는데 장비팀과 이야기를 하다가 배터리 문제 때문에 리허설을 나보고 해보라고 하더라. 촬영팀과 전 작품도 같이 해서 나야 신나게 날리러 갔다. 찍자고 하면 찍는 거였는데 따로 이야기가 없으셔서…. (웃음)

    ▶ '독전'을 촬영하면서 '리틀 포레스트'도 함께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두 영화가 상당히 결이 다른데 어떻게 완급 조절을 했나.

    - 이게 웃긴 게 촬영을 하러 가면 '리틀 포레스트'에서는 '무슨 일 있느냐.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고, '독전'에서는 반대로 왜 시골애가 다 돼서 왔느냐고 그랬다. '독전' 쪽에서는 나중에 얼굴이 타는 거 같으니까 매니저한테 연락해서 따로 사진을 찍어서 보내라고 그랬었다. '락'이라는 인물이 하얀 피부인데 감독이 원하는 비주얼이 자꾸 안나오고 타서 오니까. 그래서 '리틀 포레스트' 분장팀이 '나도 혼나고, 너도 혼난다'면서 크림 많이 발라주시고 애써주셨다. 서로 배려를 많이 해줘서 다행이었고, '리틀 포레스트'에 가면 힐링을 많이 했다. '독전'이라는 영화를 갈 수 있는 힘이 되지 않았나 싶다.

    ▶ '리틀 포레스트'에서 보면 또래 친구들과의 관계가 나오는데 실제 본인 친구들과의 관계는 어떤가.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많이 털어놓고 하는 편인지.

    - 나도 나름대로 쌓아놓고 그런 편인데 주변 사람, 가족이나 친구들이나 힘들어 할 것 같아서 그렇게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일단 동네 친구들이 있는데 누구 한 명이 SOS를 하면 모인다. 일종의 우정테스트 같은 거다. 누가 먼저 도착하는지가 중요한 경우도 더러 있다. 나는 그렇게 소집한 적도 없고, 그만큼 이야기를 한 적도 없지만 항상 빨리 가서 잘 무마가 된다. 중요한 순간이라 그런지 기억에 큰 감동으로 오래 남는가 보더라. (웃음)

    영화 '독전'에서 버림받은 마약 조직원 '락' 역을 연기한 배우 류준열. (사진=NEW 제공)

     

    ▶ 지금 '뺑반' 촬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공효진, 조정석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을텐데 어떤가. 두 사람은 이미 한 드라마에서 친분이 있는데.

    - '뺑반'은 카액션이 있어 사고나 이런 위험 때문에 모두가 긴장하고 촬영에 임한다. 나도 같은 경찰인데 다들 내가 '뺑소니범'인 줄 알더라. (웃음) 많은 시간을 촬영하지는 않았는데 공효진 선배나 조정석 선배나 정말 멋있는 사람이다. 작품도 너무 재미있고, 열정 또한 누구 하나 뒤지지 않는다. 두 분이 드라마를 한 번 같이 해서 좋은 관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고, 업계에서도 다 좋은 사람이라고 소문이 나 있다. 현장이 너무 분위기가 좋아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난 재능은 없는 편이지만 진짜 인복은 많은 편이다.

    ▶ 또래 배우들 중 굉장히 소처럼 일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한 명인데, 본인 작품을 지금 되돌아보면 감회가 새롭겠다. 부지런히 일한 결과물 아닌가.

    - 나도 내 멋에 사는 사람인데 내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부끄럽다. 내 영화를 편하고 즐겁게 보고 싶은데 그게 안 된다. 내 영화를 찍고, 다시 본 영화가 없다. 최근에 '소셜포비아'를 다시 본 적이 있는데 재미있더라. 정말 유일하게 마지막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마 멋모르고 재미있게 찍어서 아마 가능했던 것 같다. 그 후에는 불편한 감정이 있었으니까. 알면 알수록 연기인데 '소셜포비아'는 그런 상태에서 찍은 거라 아마 똑같은 환경에서 다시 찍으라면 그런 연기는 못할 것 같다. 그 영화는 그렇다.

    ▶ 여유가 없기는 하겠지만 쉴 때는 특별히 취미 생활을 하는 게 있는지.

    - 사막도 다녀왔고, 설원도 다녀왔고, 여행을 좋아한다. 안 가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많이 다녀왔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가고 싶은 곳에 생기더라. 최근에는 축구를 좋아해서 월드컵도 보러 가고 싶다. 마음만 갖고 있다. 영화 촬영 중인데 월드컵 간다고 스케줄을 조정할 수도 없으니까. 그래도 하루만 갈 수 있다면 가고 싶다. 한국에서 열렸을 때도 못봤던 것 같은데 내가 손흥민 선수도 응원하고 있으니 겸사 겸사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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