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文 방미 뒤 이틀만에 취소…한미 안보라인 제대로 작동했나?



대통령실

    文 방미 뒤 이틀만에 취소…한미 안보라인 제대로 작동했나?

    - 야권에서는 외교안보라인 교체론까지 나와
    - 북미간 이견이 핵심 원인이지만 낙관론 제기했던 터라 아쉬움 남아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백악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워싱턴에 다녀온 지 겨우 이틀이 지난 시점에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던 청와대는 당혹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청와대가 이 같은 징후를 포착했었냐는 것이다. 물론 북미 간 이견이 돌연 취소 통보의 원인이었지만, 청와대에서 낙관론이 제기됐던 만큼 북미 간 내밀한 기류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부족한 게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 낙관론 공유했지만 정반대의 전개

    지난 21일 문 대통령의 방미길에 함께 올랐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기내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99.9% 성사된 것으로 본다"며 낙관론을 폈다. 그는 "한미 간에는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정 실장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카운터파트로 전화통화를 하거나 워싱턴에 방문해 중요한 사안을 협의했던 인물인 만큼, 표면적으로는 북미 간 팽팽한 기싸움이 지속되고 있긴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회담 준비가 잘 되고 있을 거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에도 청와대는 회담의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다는 평을 내부적으로 공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반전은 문 대통령의 방미 직후에 벌어졌다. 생각지도 못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한 형식을 통해 북측에 북미정상회담의 취소를 통보한 것.

    청와대는 바로 진의 파악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정의용 실장, 서훈 국정원장, 통일·외교·국방부 장관 등을 관저로 소집해 1시간 동안 대책을 논의했다. 그간 북미 사이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왔던 만큼 당혹감은 더욱 컸다.

    이튿날 청와대는 전날 진행된 긴급회의 분위기와 문 대통령의 반응 등에 대해 함구했다. 청와대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정 실장 주재로 NSC 회의를 개최했다는 브리핑을 하고 "북미간 직접 소통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반복했다.

    (사진=자료사진)

     

    ◇ 북미 간 내밀한 기류 변화 포착했었나

    의문이 남는 것은 왜 청와대가 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해 왔냐는 것이다. 사실 문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 나올 때마다 긴장감을 놓지 말라고 참모들에게 당부했지만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경우는 잘 됐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취소의 명분으로 들었던 것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던 북한 최선희 외무성 국장의 담화였다. 그러나 백악관 내부에서도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회의론이 계속돼왔던 것은 사실이고, 이로 인해 북미회담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데까지는 판단이 못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북미간 세세한 기류까지 제대로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는지도 의문이다.

    결국 한미정상회담도 잘 끝났다고 했던 문 대통령은 귀국하자마자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으면서 한밤중에 긴급회의를 소집해야 했다.

    야당에서는 당장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경질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우리 외교·안보 라인이 아마추어리즘으로 미북 정상회담에 장애를 주고 있다"며 정 실장 등 외교·안보 라인의 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북미 정상회담 무산의 본질이 외교·안보라인의 책임이라기 보단 북미 간 소통 미비라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외교안보라인 경질론은 야권 일각의 주장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청와대는 북미 정상회담 무산 이후의 대응 방안 고심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서 25일 오전 열렸던 현안점검회의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참모들에게 "상황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면밀하게 북미의 진의를 파악해 대응하자"고 당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25일(한국시간), 북한이 냈던 담화에 대해 "아주 좋은 뉴스"라며 환영 입장을 밝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였던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성사될지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