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밀당'이냐 '치킨게임'이냐 기로에 선 北美, 선택은?



통일/북한

    '밀당'이냐 '치킨게임'이냐 기로에 선 北美, 선택은?

    북한, 벼랑끝전술이 취소 부르자 바로 톤 조절
    트럼프 대통령도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 내비쳐
    양국 근본적 견해차보다는 감정적 문제, 협상 다시 시작될수도
    시간 지체되면 양쪽 다 파국, 한국 중재자 역할 더욱 중요

    (사진=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데 대한 북한의 반응은 예상보다 차분했다.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 정권의 특성상 정상회담 취소 통보가 상당한 굴욕으로 여겨질 수 있지만 북한은 발끈하기 보다 오히려 냉정을 되찾았다.

    북한은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의 담화에서 정중한 어조로 트럼프 대통령을 띄우는가하면, 비핵화와 대화의 의지를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공을 미국에 넘기기도 했다.

    김 부상 담화의 행간을 분석해보면 북한도 김계관, 최선희 외무성 관료들의 담화가 정상회담 취소라는 극단적 결과를 가져올 것을 미쳐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실명 거론하며 인신공격을 했던 북한 특유의 '벼랑끝 전술'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자 뒤늦게 톤을 조절하며 노선을 수정한 것으로도 볼 수있다.

    이는 김 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에서 알 수 있다.

    김 부장은 "'트럼프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띄우며 속내를 내비쳤다.

    이어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라고 미국을 다독이기도 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관습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벼랑끝 전술을 썼지만, 우리에게는 다소 익숙한 이런 방식이 트럼프 행정부에는 낯설게 다가왔을 수 있다"며 "북한도 정상회담 취소라는 극단적 결과가 나오자 톤을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다시 성사될 수 있을까? 현재까지는 여러 긍정적인 시그널이 감지된다. 북한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며 협상 의지를 내비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도 여전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서한에서 미국인 포로를 풀어준데 대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사의를 표했고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전화하라"며 여지를 남겼다. 또한 정상회담 취소 이후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 "회담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국의 대화 의지가 살아있다면 다시 물밑에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김상기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든 북한이든 회담을 지속시키고자 하는 의지는 여전히 있다고 보인다. 전체적인 판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며 "특히 회담 취소의 이유가 비핵화나 체제 보장의 조건에 관한 근본적인 견해차라기 보다는 감정적인 측면에 기인한 면이 크기 때문에 회담 재개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분석했다.

    상황을 마냥 낙관할 수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내부 반대파 세력에도 불구하고 비핵화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고, 북한도 이번 기회에 신경전을 접고 보다 솔직하게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시간이 마냥 지체된다면 상황은 악화될 수 있다.

    대북 제재의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이 군사적 도발 등 극단적인 방향으로 돌아서거나, 미국 내 반대파들의 득세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타이밍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북미간 군사적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한반도는 물론 세계 안보에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북미간 여러 신경전들이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 게임'이 될지, 협상 과정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밀당'(밀고 당기기)이 될지는 향후 2~3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과 미국 내부의 사정은 물론 한국,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변수들도 있기 때문에 약 2주 정도 차분하게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기 통일정책연구실장은 "협상에 큰 위기가 찾아왔지만 북한과 미국이 대화 의지를 다시 확인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양쪽 사이에서 적극적인 중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