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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로의 끝에는 평화로운 한반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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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 미로의 끝에는 평화로운 한반도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을 발표한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공동사진기자단)

     

    미로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한 구조물이다. 정원에 심은 나무를 이리저리 복잡하게 배열해, 자객이나 적이 쉽사리 목적지에 도착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미로는 위에서는 길이 보이지만 막상 들어서면 온통 높은 벽뿐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정은 미로를 헤치고 가는 것과 같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은 이 미로에 들어섰다. 미로에는 방해물이 많다.

    미국과 중국, 일본같은 주변 강대국은 미로의 벽과 같다. 한반도 평화의 직접 당사자인 북한 역시 만만치 않은 벽이다.

    숨어있는 적들도 있다. 높은 벽 사이에 숨어있다, 느닷없이 기습을 한다.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각 국의 매파들이 그들이다. 매파는 북한에도 있고, 미국에도 있다. 그리고 남측에도 있다.

    매파는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지만, 협상을 결렬시킬 수 있는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

    (사진=CBS유튜브 영상 캡처)

     

    리비아식 해법을 주장하며 긴장국면을 주도한 미국의 볼튼 보좌관은 대표적인 매파다. 제네바 합의 이행과정에서 고농축우라늄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등장시켜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고, 북미관계를 다시 냉각시킨 장본인이다.

    북한도 김정은 유일체제라고 하지만, 평화체제를 반기지 않는 강경한 군부세력이 있다. 한미 연합훈련과 태영호 공사의 발언을 빌미로 남북관계를 순식간에 긴장시켰다.

    미로의 막힌 벽처럼 남북간의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언론 앞에서 사실상 공개회담을 가진 한미정상은 복잡해진 한반도 상황만큼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이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처음으로 밝혔다. 하지만 북한의 체제보장이라는 언급도 처음 내놓았다.

    시진핑 주석을 포커플레이어에 비교하며 중국의 역할을 견제하기도 했다. 복잡한 미로에서 한국은 한국대로 미국은 미국대로 길을 찾고 있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다. 풍계리 핵실험장에 남측 기자단만을 제외할 듯 긴장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가, 행사 하루 전인 23일 극적으로 남측기자들의 입북을 허용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남측 공동취재단이 23일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를 이용해 북한 강원도 원산으로 출발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마치 한미정상회담을 기다린 듯 한 모양새다. 문 대통령과 남한에게 오히려 협상력을 배가시키는 우호적인 효과도 만들어진 셈이다.

    이로써 막혔던 미로에서 어렵사리 빠져나갈 길을 찾았다.

    그러나 목적지는 여전히 높은 벽에 가려 보이지 않고, 갈 길은 멀어보인다. 난관이 얼마나 더 기다리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미로를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도 있다. 하지만 이 미로의 끝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엄청난 결과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우리는 미로를 위에서 바라보는 혜안과 인내를 가져야한다. 그래서 반드시 미로를 빠져 나와 평화로운 한반도에 도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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