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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참상 알린 첫 편지 작성자는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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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참상 알린 첫 편지 작성자는 여성"

    해외특파원에 일필휘지 쓴 수기편지 "광주의 비극 알려달라"

    - “계엄군 총에 10살 아이가..“ 학살과 진압 현장, 담담히 진술
    - ‘정치군인에 의한 쿠데타.. 미국도 책임 있다’ 지적
    - “숨은 의인 발굴해 기념하는 것이 광주 정신을 이어가는 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5월 18일 (목)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용주 5.18 기념재단 비상임연구원
     
    ◇ 정관용> 오늘 오전 광주에서 거행된 제38주년 5. 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의 소리, 그 일부를 들어보셨습니다. 그 당시에는 신군부의 언론통제로 인해서 광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제대로 알기조차 쉽지 않았죠. 그렇게 삼엄한 통제 상황에서 광주의 참상을 직접 영문 손편지로 적어서 해외로 알린 용감한 시민이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그 편지가 공개됐어요. 이 편지를 발견해서 세상에 알린 5. 18 기념재단의 최용주 비상임연구원을 연결해 봅니다. 최용주 연구원, 안녕하세요.
     
    ◆ 최용주> 안녕하세요.
     
    ◇ 정관용> 이 편지를 어디서 어떻게 발견하게 되셨어요?
     
    ◆ 최용주> 그게 미국에 있는 로스앤젤레스 소재의 캘리포니아대고 여기 말하는 UCLA에 동아시아도서관에 보면 아시아민주화운동컬렉션이라고 하는 특수 아카이브가 있습니다. 그거를 조사를 하다가 거기서 우연히 발견하게 됐죠.
     
    ◇ 정관용> 그게 언제입니까, 발견하신 지.
     
    ◆ 최용주> 작년 11월달입니다.
     
    ◇ 정관용> 여기 뭔가 있겠구나 추정하고 가셨을 거 아니겠어요?
     
    ◆ 최용주> 그렇죠. UCLA 동아시아도서관에 한국의 70~80년대 독재정권 시대 때의 민주화 투쟁과 인권운동에 관련되어 있는 많은 자료들이 소장이 되어 있다는 소식을 들었고요. 많은 연구자들이 거기를 가서 조사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5. 18 재단에서 5. 18 관련 해외자료 수집업무를 담당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거기로 가게 되면 5. 18자료도 많이 접할 수 있겠구나 해서 가서 한 보름 동안 도서관에 머물면서 서류 때문에 뒤졌습니다. 뒤지는 가운데 발견한 거죠. 
     
    ◇ 정관용> 그런데 한국 민주화운동 관련된 자료가 어떻게 해서 미국 UCLA 동아시아도서관에 가 있게 됐어요? 
     
    ◆ 최용주> 그러니까요. 그게 당시에 75년도에 미국의 기독교 계열의 인권단체 분들이 한국의 반독재 투쟁과 인권운동을 후원하는 조직을 하나 만들게 됩니다. 대표적인 해외에서 활동한, 해외에서 한국의 민주화 투쟁을 후원한 대표적인 단체인데. 그게 North American Coalition for Human Rights in Korea라고 하는 단체입니다. 이 말은 한국 인권을 위한 북미연맹이라고하는 단체인데요. 이 단체들이 한국에 있는 기독교 관련 인권단체하고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어요. 75년부터 활동을 계속합니다. 그래서 그 당시 한국의 엄혹했던 시절에 한국에서 발간된 여러 가지 유인물이라든지 성명서 이런 것들이 다 밀반출되어서 미국 현지로 흘러들어가요. 그런 걸 모아놓은 거죠.
     
    ◇ 정관용> 그 가운데 이제 이 편지가 있었던 거고요.
     
    ◆ 최용주>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알려지기로 광주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의 손편지라고 했는데 발견하신 건 또 손편지는 아니라면서요?
     
    ◆ 최용주> 그렇습니다. 이게 이제 손편지로 써서 당시에 1980년 5월 26일 날짜에 NHK 특파원 손으로 들어갔는데 이 편지가 원래 영문으로 작성됐을 때는 해외 특파원을 겨냥을 한 편지거든요. 서울 특파원이 그 편지를 소개하는 그 내용에 손편지로 되어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NHK 화면을 봤더니 옛날에 우리가 쓰던 그 편지지. 편지지에 볼펜으로 일필휘지 쭉 썼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걸 한국에서 일본으로 어떤 경로로 흘러갔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일본에 있는 인권단체에서 그 수기편지를 받아서 이것을 전부 그 당시 텔렉스망으로, 텔렉스본으로 바꾸어서 세계에 있는 인권단체나 통신사에 송신을 한 겁니다. 그걸 제가 UCLA에서 그 텔렉스본을 발견을 한 거죠.
     
    ◇ 정관용> 그렇군요. 분량이 어느 정도 됩니까?
     
    ◆ 최용주> 지금 우리 미국은 레터용지라고 그래서 A4보다 약간 작은 용지를 쓰거든요. 그것의 한 5매 정도 분량입니다.
     
    1980년 5월 광주의 한 여성이 5ㆍ18의 참상을 알리고자 해외특파원에게 전달한 영문 편지의 텔렉스 변환본 첫 장. 최용주 연구원 제공

     

    ◇ 정관용> 주요 내용이 어떤 내용입니까?
     
    ◆ 최용주> 이제는 이분이 5월 18일부터 22일 사이에 광주에서 일어난 그 사건을 전부 목격한, 자신의 목격담을 아주 담담하게 기록한 겁니다. 그러니까 계엄군들이 시민들과 학생들을 무차별하게 진압하는 장면들을 아주 사실적으로 그려냈고요. 그다음에 예를 들면 21일에 도청 앞에서 집단발포 상황이 있었는데. 그 상황도 묘사를 하면서 자기 앞에서 10살짜리 소년과 호텔 요리사가 죽는 장면도 직접 목격했다고 이렇게 적고 있고. 이 모든 사태 속에서도 또 광주의 시민들은 대단히 이성적이면서도 의연하게 대처를 하고 있는데. 이걸 폭도로 매도하고 있다는 걸 대단히 한탄하고 있고 특파원들은 광주 시민의 이런 이성적인 행동을 좀 제대로 보도를 해 줬으면 좋겠다고 아주 신신당부를 하고 있고요.
     
    이런 전체적인 사태가 전두환을 비롯한 정치군인들이 일으킨 쿠데타의 주요 원인이고 그다음에 이러한 쿠데타를 방관하고 있는 미국도 일정한 책임을 있다라고 지적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인상적인 대목입니다. 그리고 타임지나 미시카 같은 권위 있는 외국의 매체들이 광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비극을 좀 제대로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고 신신당부하고 이렇게 하면서 끝맺고 있습니다.
     
    ◇ 정관용> 어제 전남일보 보도에 따르면 오재일 전남대 명예교수께서 80년 5월 23일 전남도청 앞에서 어떤 여성으로부터 육필편지를 건네받았다. 그걸 본인이 직접 복사해서 외신기자들에게 전해 줬다라고 하던대 그 편지가 이 편지인 것 같죠?
     
    ◆ 최용주> 아마 그럴 것으로 저는 99% 확신하고 있어요.
     
    ◇ 정관용> 그런데 이 편지를 누가 썼는지를 추정할 만한 내용은 없습니까, 편지 안에?
     
    ◆ 최용주> 이 편지의 원문을 보게 되면 이 편지가 아무래도 외신 기자한테 가게 되면 편지가 신뢰성을 가져야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자기 신분을 밝힙니다. 이름은 빼고. 그래야 이 편지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가 있으니까. 그러면서도 그 편지를 주면서 신신당부하는 거죠. 내가 굉장히 이런 편지를 이렇게 전하고 공개가 되면 위험에 처할 수가 있으니 반드시 내 개인 신상에 대한 정보는 꼭 좀 빼달라고 이렇게 아주 신신당부를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 편지 원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거기 쓰여 있기는 뭐라고 밝혔어요.
     
    ◆ 최용주> 여기는 자신은 여성이고 몇 년 전에 서울대학교를 졸업하였으며. *인수트라고 되어 있는데 하원인지 학교인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거기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고 아버지는 교수이고 자기 집은 광주경찰서 부근이다라고 되어 있는데. 제발 이건 다 신변의 위협이 있으니까 반드시 공개할 때는 지워달라고 그렇게 적어놨더군요.
     
    ◇ 정관용> 작년에 이 편지를 발견하시고 이 작성자가 누구인지 좀 찾아보셨나요?
     
    ◆ 최용주> 그래서 대충 이런 단편적인 단서를 맞춰보니까 몇 분이 짚이는 분이 있었어요, 사실상. 그래서 제가 이제 성함 말씀드릴 수는 없는데 인터뷰를 했더니 본인이 또 아니라고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그래서.
     
    ◇ 정관용> 그분인 것 같은데 그분이 아니라고 한다?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8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묵념을 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 최용주> 아니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아닌 거죠, 뭐.
     
    ◇ 정관용> 밝혀지기를 원치 않으실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 최용주> 글쎄요. 그렇지는 않겠죠. 이게 무슨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보면 당시에 아주 아름다운 에피소드인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만약 이 방송을 지금 그 당시 여성분께서 듣고 계시다면 그분한테 한마디 하신다면요?
     
    ◆ 최용주> 다시 오셨으면 좋겠어요. 좀 그때 당시에는 숨어 있는 의인들이 참 많으셨습니다. 목숨을 걸고 총을 들고 싸운 분도 계시지만 이런 분들을 이제 밝혀서 후세들을 위해서 이런 의인들을 우리가 사실 기념해야 되고 저기 할 필요가 있거든요. 이게 광주의 정신을 이어나가는 기념사업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연락을 해 주시면 꼭 좀 신분을 밝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꼭 좀 나셔서 저희한테 좋은 얘기 좀 많이 들려주셨으면 좋겠네요.
     
    ◆ 최용주> 그렇습니다.
     
    ◇ 정관용> 5. 18기념재단으로 연락을 주셔도 좋고 저희 CBS로 연락을 주셔도 좋고.
     
    ◆ 최용주> CBS에 연락하셔도 되고요.
     
    ◇ 정관용> 고맙습니다.
     
    ◆ 최용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5. 18기념재단 최용주 연구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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