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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직장인

    공채로 입사한 당신, 어쩌다 젊은 꼰대 됐나

    대기업 입사, 문학상 당선…우리 사회의 '공채 시스템'은 '절망 시스템'

    - 입시부터 입사, 중매 시장까지 이어지는 '간판', '서열' 싸움
    - 불공정사회의 '공채시험', 기득권에 편입하는 가장 강력한 유혹
    - 이택광 "과거시험에 뿌리 둔 공채 시험…그냥 아이큐 테스트일 뿐"
    - 장강명 "공채시스템은 사람을 발굴하는 게 아니라 배제하는 용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5월 16일 (tn)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경희대 이택광 교수 / 소설가 장강명(<당선,합격,계급> 저자)
     
    ◇ 정관용> 기자 출신의 소설가죠. 장강명 작가. 댓글부대라는 소설 펴냈을 때 저희 프로그램에 나와서 인터뷰한 적이 있었는데요. 최근에 소설은 아니고 르포책을 썼어요. 그런데 아주 두껍습니다. 400페이지 가까이 되는 책인데요. 제목이 당선, 합격, 계급 이런 제목의 르포입니다. 이게 뭐냐? 문학상 공모전 이런 데에 당선되는 거하고 대기업이나 이런 언론사 같은 데 공채시험에 합격하는 것, 그걸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점이라고 고발하는 그런 책을 펴내셔서 지금 화제를 모으고 있어서 오늘 초대해 봤습니다. 그리고 문화비평가 여러분 좋아하시는 경희대학교 이택광 교수 함께 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또 모셨습니다. 먼저 장강명 작가 어서 오세요.
     
    ◆ 장강명> 안녕하세요. 장강명입니다.
     
    ◇ 정관용> 이택광 교수 어서 오십시오.
     
    ◆ 이택광> 반갑습니다.
     
    ◇ 정관용> 소설가가 왜 르포를 썼어요?
     
    ◆ 장강명> 르포 쓴 소설가 많습니다. 제가 되게 롤모델로 생각하는 조지 오웰. 카탈루냐 찬가, 위건부두로 가는 길 르포, 유명한 르포들을 썼고요.
     
    ◇ 정관용> 몰라요, 저는.
     
    ◆ 장강명> 재미있습니다.
     
    ◇ 정관용> 국내 소설가 가운데는 별로 없어요. 어쨌든 왜 쓰셨어요, 이 책을?
     
    ◆ 장강명> 제가 기자 출신이기도 하고요. 제가 또 논픽션 좋아합니다. 르포르타주를 독자로써 좋아하고 또 제가 소설 쓸 때 평소에 어떤 질문들을 소설로 이렇게 만들었는데 어떤 질문은 논픽션에 담겨야 그 현장을 보여주고 이게 진짜 일이다, 진짜 실명으로 어떤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고 얘기를 해야 힘이 있을 것 같더라고요.
     
    ◇ 정관용>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거예요?
     
    ◆ 장강명> 한국이 좀 유사 신분제 사회가 점점 되어가는 거 아닐까.
     
    ◇ 정관용> 유사신분제 사회?
     
    ◆ 장강명> 네.
     
    ◇ 정관용> 이미 계급사회 아니에요?
     
    ◆ 장강명> 너무 절망적인, 비관적인 전망 아니신가요.
     
    ◆ 이택광> 원래 신분제 아니었나요.
     
    ◆ 장강명> 그 정도는 아니라고 믿고 싶고 요. 그런데 그냥 신분제 사회다 이러고 거기다가 날선 저희들의 기분 나쁜 걸 불쾌한 걸 토로하는 것으로 스트레스는 해소는 되겠지만 왜 그런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점점 더 신분제 사회처럼 되는가라고 생각을 했을 때 대물림 받는 거, 상속.
     
    ◇ 정관용> 부의 세습?
     
    ◆ 장강명> 그런 것도 있겠지만.
     
    ◇ 정관용> 그게 1번이고.
     
    ◆ 장강명> 그건 모든 사람이 비판하는 거 고요.
     
    ◇ 정관용> 그리고 이건 세계 어느 나라나 있는 거니까.
     
    ◆ 장강명> 그거 말고 한국 특유의 어떤 시험을 치른 다음에 그 시험 합격자한테 어떤 간판을 달아주고 그 간판이 아주 오래가고 그 간판 단 사람들끼리 어떤 한 계급 위로 상승을 해서 그런 종류의 신분제 형성되는 거 아닌가, 그런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시험공화국, 한국은?
     
    ◆ 장강명> 시험공화국, 간판공화국 뭐 그렇게 불러도 될까요. 시험사회, 간판사회라고 책에서는 표현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장강명 작가가 신문사 기자 한 11년 했는데 제가 기사를 보니까 그전에 삼성 공채에 들어가서 삼성에 한 1년 다녔다면서요?
     
    ◆ 장강명> 아닙니다. 아주 짧게 다녔습니다. 다섯 달 정도.
     
    ◇ 정관용> 그 얘기는 삼성이라는 대기업 공채시험에 합격했다는 얘기고 신문기자 뽑는 것도 다 요새 공채 하잖아요. 거기에 합격했다는 얘기고 그리고 소설가로 데뷔한 이후에 문학상 4개나 탔죠.
     
    ◆ 장강명>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문학상 공모전에서 다 당선 됐다는 거 아닙니까? 본인이 그렇게 해서 계급이 올라간 거죠,그러니까?
     
    ◆ 장강명> 그렇네요.
     
    ◆ 이택광> 계급이 올라갔나요? 소설가잖아요, 소설가.
     
    ◆ 장강명> 소설가, 소설가 자랑스러운 계 급이고 좋죠. 소설가도 뭐.
     
    ◇ 정관용> 그런데 아무튼 그런 공채시험도 직접 해 보고 문학상 공모도 해 보고 하니까 이게 한국만의 현상이구나, 이런 게 진짜 보였습니까?
     
    ◆ 장강명> 저도 그 시험을 합격하기 전에 는 지망생이었지 않습니까? 대기업 입사시험을 준비하고 언론사 시험 준비하고 공모전에 원고 보내는 작가지망생이었는데 아마 모든 지망생이 그런 생각을 할 거예요. 내가 왜 이런 시험문제를 지금 기자가 되기 위해서 상식사전 같은 거 두꺼운 걸 외우고 있습니다. 내가 왜 이걸 외워야 되지. 그리고 대기업 입사시험을 준비하는데 이게 회사에 들어가면 써먹는 지식일까 하면서 무슨 역사상식 같은 거 외우고 있고.
     
    ◇ 정관용> 기자 되고 나서 안 써먹었어요?
     
    ◆ 장강명> 금방 검색하면 나오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요새는.
     
    ◆ 장강명> 그런데 뭘 그렇게 시사상식 천 재 이런 걸 외우고 그런 것보다 저널리스트한테 요구되는 덕목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걸로 사람을 뽑지 않고.
     
    ◇ 정관용> 전부 공채시험으로. 이택광 교수님, 외국은 대기업이나 언론사 에서 사람 어떻게 뽑아요?
     
    ◆ 이택광> 공채라는 제도가 있기도 하고요 . 또 대부분은 그냥 공고를 내고 오면 인터뷰를 해서 뽑죠. 우리처럼 이렇게 시험을 치고 이러지는 않았어요.
     
    ◇ 정관용> 수백 명이 몰려오면 어떡해요.
     
    ◆ 이택광> 그 정도 몰려오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재미있는 광고가 있는데 거기서 학교 다닐 때 학교 게시판에 광고가 붙었어요. 유명한.
     
    ◇ 정관용> 어느 나라?
     
    ◆ 이택광> 영국에서 랜덤하우스에서 광고 가 붙었는데 랜덤하우스는 굉장히 유명한 출판사죠. 뭐라고 적어놨냐면 어릴 때부터 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지원하기 바랍니다. 우리가 사원을 뽑습니다 이렇게 광고를 내놓은 거예요. 그런 식이죠. 시험을 치르는 게 아니라 가서 그냥 인터뷰를 하는 겁니다. 책을 많이 읽었으면.
     

    ◇ 정관용> 거기 정말 한 500명씩 오면 어떻게 해요?
     
    ◆ 이택광> 500명씩 오면 거기서 다 인터뷰 를 하겠죠.
     
    ◇ 정관용> 그런가요?
     
    ◆ 장강명> 제가 이 책을 쓰면서 외국 기자들은 그럼 어떻게 뽑나 하고 외신기자들을 취재를 했는데 저 되게 놀란 게 영미권에는 영어단어에는 입사 동기라는 말이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한국 기자들을 보면서 예를 들어서 CBS는 그런지 모르겠지만 무슨 방송사에 공채로 들어온 사람들이 서클을 이루고 공채 몇 기다, 이런 개념을 자기가 이해를 잘 못했다는 거예요.
     
    ◇ 정관용> 아예 그 용어가 없다고요?
     
    ◆ 장강명> 그 개념이 없으니까 모든 사람 을 그렇게 수시 채용을 하고 한 명씩, 한 명씩 그리고 갑자기 한국에서처럼 대학 졸업한 청년이 갑자기 메이저 언론사에 어느 날 기자가 돼서 한국 사회 이렇게 가야 된다, 이런 게 아니라 작은 언론사부터 차곡차곡 시작을 하면서.
     
    ◇ 정관용> 저 시골의 지역언론에서.
     
    ◆ 장강명> 지방언론사부터 시작을 하면서 유명한 사람을 계속 스카우트를 해 오는 구조니까.
     
    ◇ 정관용> 경력직 개별채용.
     
    ◆ 이택광> 사실 어떻게 보면 우리 정서에 서 본다면 그게 더 불공정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눈에 띄는 사람을 뽑아가는 거기 때문에 밑에서부터 차근차근 한다는 것이 뭐냐 하면 진입장벽이 낮은 곳이 있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영국 같은 데서 취업을 하려고 그러면 일단 추천서가 필요하거든요. 그런데 추천서를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체르티숍(charity shop)에 가는 겁니다. 자선단체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고. 임금을 못 받잖아요. 열심히 해서 추천서를 받아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가는 거예요. 그런데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회사들도 언론사나 특히 출판사 같은 문화를 다루는 곳에서는 그런 식으로 뽑죠.
     
    ◆ 장강명> 그건 아마 만화가 아니라 그게 사실 작동이 되려면 그 사회 신뢰 수준이 높아야 됩니다.
     
    ◇ 정관용> 우리처럼 아무리 공개 채용을 해도 정치권이나 노조위원장이나 심지어는 내연녀의 가족까지도 특채를 해 주고 막 그러더라고요.
     
    ◆ 장강명> 이런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이 차라리 공채가 낫다.
     
    ◇ 정관용> 차라리 시험이 낫다 이런 거 아 닙니까?
     
    ◆ 장강명> 다 그렇게 여기고 그걸 뭐 어떻게 부정하겠습니까? 저만 해도 그렇게 막 빽 있는 사람, 아버지 잘 만난 사람이 더 쉬운 지름길로 가는 것보다는 그냥 시험으로 뽑고 그것도 점수로 딱 낼 수 있는 상식문제 내서 1. 05점 차이로 그게 낫다. 이게 사실 한국 사회 역동성을 공채가 떨어뜨린다고 제가 주장하지만 여기서 또 공채의 역할도 주장하는 게 공정성이 우선입니다. 공정, 어떤 신뢰를 지금 한국 사회에 저는 공채라든가 공모전이 어떤 일종의 사회 계약 수준이 됐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사기업이 공기업이 아니라 사기업이 우리 마음대로 뽑겠다. 그냥 임원 아들, 임원 친구 아들 뽑겠다고 하는 것도 한국 사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그건 한국의 상식에 벗어나는 일입니다.
     
    ◇ 정관용> 처벌되죠. 그러니까 공채라고 하는 것이 공정성에 가장 기본적 담보를 갖고 있다는 건 인정하시는 거잖아요.
     
    ◆ 장강명> 그렇기 때문에 저의 이 책에서 공채를 없애야 된다, 이런 주장을 하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문제는 뭐예요, 그러면? 공채의 문제.
     
    ◆ 이택광> 이렇게 생각해 보셔야 되는데요 . 각 역사적 시기별로 시험 제도가 있었거든요. 사실 우리나라 지금 공채 제도는 과거에 과거제도하고 유사한 방식이죠.
     
    ◇ 정관용> 과거시험하고.
     
    ◆ 이택광> 과거제도는 사실 중국에서 인재 를 선발하는 방식이었고요. 당나라 말기에 이게 도입이 되는데 물론 당나라는 잘 아시겠지만 불교가 지배하는 시대였어요. 유학자들이 사실은 힘이 약하던 시절이었고 유학자들이 이러한 과거제도를 통해서 나중에 이제 송나라 때 자기들이 사대부 정치를 실현하게 되는 것이고 그게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 거죠, 고려시대에. 그래서 조선 같은 경우는 당연히 아시겠지만 역시 그때 조선시대에도 지금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신분, 얘네들이 공정한 경쟁을 하기보다는 신분을 통해서 그냥 왕들 자기들끼리 나눠먹고 이런 게 굉장히 불만이 많았어요. 그러니까 젊은 세대들이. 젊은 세대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게 조선이었던 거죠. 그러니까 이 사람들은 무조건 인재를 선발하는 데 있어서 공정성을 기하게 됐고 그게 과거제도가 된 겁니다. 물론 조광조처럼 천거제를 이야기했던 사람도 있어요. 그런데 이제 그거는 아웃 돼 버리고 과거제도가 도입되고 그러면 과거제도를 왜 했느냐. 중국 같은 경우는 그 당시에 굉장히 많은 이민족들이 있었고 당나라 같은 경우는 사실 군사력으로 나라를 통일한요. 것이기 때문에 문화적 공통성을 만들 필요가 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문학시험을 봐서 관료를 뽑았던 거죠. 그래서 그 문화를 가지고서 지배를 하려고 했던 것이고 조선은 이제 중국에 사신을 보내야 되니까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이 필요했던 겁니다. 그래서 뽑았던 거예요. 외무고시였던 거예요, 그 당시에.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중국의 문학을 잘해야지만 거기 가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엘리트를 뽑았던 거예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제개발 시기에는 그런 식으로 아주 보편적 지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필요했던 겁니다, 엘리트들이.
     
    ◇ 정관용> 그게 행정고시, 사법고시 우리 나라가 그대로.
     
    ◆ 이택광> 그렇게 된 거죠.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게 이제 우리가 시장주의가 도입되면서 민영화가 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왜냐하면 이제 말 그대로 사시를 도전하려고 그러면 경제력이 돼야 된다는 거죠. 과거에는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잖아요, 그렇죠? 올라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사시나 공채를 응시하는 분들 자체가 이미 경제력에서 차이가 나버리는 거예요. 출발선이 달라져 버린 거죠. 그러니까 이것을 교정하지 않으면 공채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어떤 취지가 전혀 살아나지 못하는. 그리고 아까는 시사상식 말씀하셨는데 제가 하도 답답해서 물어봤어요. 이런 시험을 치느냐 그러니까 아이큐 테스트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진짜 그분이 그렇게 생각하시는 인적성 검사라는 게 있는데 SSAT 같은 인적성검사를 이렇게 만들어서 기업별로 보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이큐 테스트예요, 정확하게 말하면. 그런데 왜 그러냐 하면 이런 거죠. 워낙 응시자가 많으니까 걸러내기 위해서는 그런 방법을 써서 뽑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어차피 다 학력 수준이 비슷하기 때문에 자기들이 이렇게 인력을 운영해 보니까 아이큐가 높은 사람이 일을 잘하더라는 거예요. 정말 황당한 어떤 이유인데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저는 개선을 해야 되는 거죠. 시험도 바꿔야 되는 거고 말 그대로 말씀하신 대로 질적평가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해야 되는데 상당히 지금 아직까지 요원한 거죠.
     
    ◆ 장강명>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 해요. 사회 역동성을 떨어뜨리고요. 젊은이들이 어떤 신분사회가 있을 때 시험을 합격하면 바로 그 중심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유혹을 받게 되면 몇 년이고 그 시험에 매달리게 됩니다.
     
    ◇ 정관용> 지금 공무원시험, 공시족 이런 게 다 그거 아닙니까?
     
    ◆ 장강명> 그게 바로 조선시대 과거에도 그렇게 10년, 20년씩 매달렸던 거고 개인적으로 봐도 사회로 봐도 사회적 낭비인 데다가 그 시험이 평가하는 게 아이큐 테스트라고 하지만 그 문제가 우리 사회에 지금 닥친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지 아닌지 정확히 잘 모르잖아요. 시사상식도 그렇고 대기업 공채시험 보면 종이 접어서 구멍 뚫은 다음에 펼치면 뭐 나오느냐, 이런 거 하고 있는데.
     
    ◇ 정관용> 그런 문제도 내요?
     
    ◆ 이택광> 정말 황당무계한 게 많이 있어 요. 아이큐 테스트라니까요.
     
    ◆ 장강명> 공간지각능력이라고요. 어이 없죠. 그게 아이큐 테스트가 지금 그런 아이큐 중에서도 지능의 분야에 여러 가지 그걸 잘하는 게 한국 사회 과제를 잘 해결할 것인가. 또는 그 기업이 닥친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잘 모르는 상태로 하고 있고.
     
    ◇ 정관용> 쓸데없는 공부를 시키고.
     
    ◆ 장강명> 그리고 그다음에 아까 걸러내기 위한 시험이라고 하셨는데 이게 이제 사람을 발굴하는 용도가 아니라 사람을 배제하는 용도가 되고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참신한 가능성을 지닌 괴짜들. 마크 저커버그가 페이스북 만들기 전에 누가 그 능력을 알아보겠습니까? 만들어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런 가능성을 다 배제하고 전부 다 시험에 합격해라는 식의 말을 듣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가 창조 사회, 창의력이 중요한 교육개혁 혁신 필요하다. 이런 말 많이 하는데 여전히 우리 사회에 특히 주류는 고시가 그대로 있고 대기업도 전부 공채시험 뽑고 언론도 언론고시라고 다 뽑고 있고 요새는 은행들 시험 한동안 안 보더니 또 다시 보려고 한다고 그러잖아요.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은 우리 교육 개혁이나 창의력 중심 사회와 방향이 안 맞는다 그 말이군요.
     
    ◆ 장강명>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그리고 그게 결국 시험 합격했냐, 불합격했냐 여부로 굉장히 사람을 차별을 하게 되더라고요. 너 대학 어느 대학 나왔니? 대학 간판 가지고 차별을 하게 되고 대기업 직원이 중매시장에서 인기 있는 신랑감, 신붓감이 되고 그 간판이 어떤 시험 통과했느냐 간판이 길게는 몇십 년씩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 이택광> 결국은 능력주의가 되는 거죠. 능력주의가 되는 것이고 또 이제 부의 또 다른 계기가 되는 것이고.
     
    ◆ 장강명> 그게 그런데 능력주의가 아닙니다. 이 사람이 시험을 쳤는데 10년 전에 능력이 있었다는 게 지금 능력 있었다는 얘기가 아니잖아요. 정말로 바람직한 능력주의면 지금 현재 그 사람 실력이 얼마가 되느냐, 네가 19살 때 대학수학능력평가 시험을 잘 쳐서 대학을 좋은 데를 갔다는 게 지금 그 사람의 실력하고 지금 그 사람의 맡은 일하고 맞는지 안 맞는지 잘 모릅니다. 능력주의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 정관용> 장강명 작가의 말을 가만히 듣 고 있다 보니까 정말 근본적이고 구조적이면서 매우 어려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거예요. 맞는 말씀입니다.
     
    ◆ 이택광> 지식 생산의 방식도 바뀌었다는 것인데요.
     

    ◇ 정관용> 그러니까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것은 다들 각자 능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거기서 정말 능력이 그 능력이 자기네 직장에서 딱 필요한 사람을 골라서 뽑을 수 있도록 하고 그걸 다 각자 알아서 하도록 하는 이런 거가 맞는데 안 되는 거죠, 우리 사회가 이제.
     
    ◆ 장강명> 너무 또 이상적이기도 하고 사 람 능력이라는 게 사실 정보비대칭이 있잖아요. 실제로 일해 보기 전에 그 사람 능력 안다는 것 자체가 약간 환상인데 그래도 좀 그 방향으로 가야.
     
    ◇ 정관용> 조금씩이라도 변해야죠.
     
    ◆ 장강명> 그래야 조선시대 같은 일이 안 벌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어떻게 보세요.
     
    ◆ 이택광> 그러니까 저는 이제 결국 그게 지식의 문제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요.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이것이부터 인터넷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이런 거잖아요. 지금 우리가 열심히 외웠던 시사상식이라는 게. 소용이 있는 지식이 있어요. 저 분명히 공채나 이런 게 쓸모없는 시험제도다 이렇게 말을 할 수는 없다고 봐요. 다만 이제 시대가 바뀌어서 그런 식으로는 인재를 선발할 수가 없고 평가를 할 수 없다는 거죠. 그리고 사실 굉장히 중요한 말씀을 하셨는데 그런 식의 테스트를 통해서 과연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뽑을 수 있을까. 왜냐하면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을 해 봐야 되는 겁니다.
     
    ◆ 장강명> 조선이 망하기 직전까지 조선의 젊은 똑똑한 젊은이들이 다 과거시험에 매달렸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시험을 잘 치르는 능력이라는 건 따로 있어요, 사실.
     
    ◆ 장강명> 일종의 암기력과 논리력과 그런 .
     
    ◇ 정관용> 그런데 그 시험을 잘 치는 능력 이 모든 걸 잘하는 능력일 수는 없는 거죠.
     
    ◆ 장강명> 없는 거고 또 이런 얘기도 합니다. 지금 IT 대기업들이 10년 뒤에 뭘 만들지 모른다고, 자기들이. 그런 얘기를 해요. 그런데 그 10년 뒤에 뭘 만들지 모르겠지만 그걸 잘 만드는 사람은 우리가 알 수 있다, 이 시험으로. 그런 식으로 좀 이상한 얘기잖아요. 여러 가지 모순이 되고. 그런데 제가 좀 이런 관념적인 얘기보다 현장을 찾아가서 이게 얼마나 널리 사람들 머릿속에 퍼져 있고 요즘 청년들은 얼마나 그런 서열화를 내재화했고 또 우리가 이게 시험이랑 상관이 없다고 생각한 문제가 사실 시험이랑 상관이 없더라, 간판이 상관이 없더라, 르포니까 그런 것에 치중을 했어요. 
     
    ◇ 정관용> 변화의 조짐은 안 보입니까? 
     
    ◆ 장강명> 저는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압박을 받고 있고요. 어쨌든 그런 식의 기수문화 또 공채문화라는 게 지금 한계에 와 있다는 건 사실 누구든지 다 알고 있고 정 교수님이나 이 교수님이 말하고 계시잖아요. 그리고 압박을 받고 있고 거기에 대한 실험들이 몇 가지가 나오고 있는데 과연 그 압박받는 거에 부응할 만큼 지금 이 사람을 뽑는 방식에 변하고 있느냐 없느냐 그거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변화의 조짐이 있다 없다로 얘기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정관용 앵커(좌), 경희대 이택광 교수(중), 소설가 장강명 작가(우) (사진=시사자키)
    ◇ 정관용> 이택광 교수 제자들 졸업해 나 가면 다들 이 시험전선으로 뛰어들잖아요. 보면 어때요?
     
    ◆ 이택광> 제가 좀 안타까운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학생들 보고 약간 무책임할 수도 있는데 그거 해 보고 안 되면 다른 거 빨리 찾아라, 이렇게 이야기해요. 세 번 시도해 보고 안 되면 그만둬라. 안 그러면 인생 낭비다. 그래서 보통 제가 가르친 제자들은 1~2년 정도 해 보고 안 되면 다른 걸 합니다. 그런 게 오히려 더 중요한 거 아닌가 싶고요. 그러니까 금방 말씀하신 것처럼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 정관용> 그런 기회가 넓어져야 되는데.
     
    ◆ 이택광> 그런 것을 찾아내야 되는 거죠. 그리고 또 그런 것을 마련해 줘야 되는 거고. 그게 저는 대단히 중요하고 앞으로 시험을 봐서 뭘 한다 이거는 사실 AI가 나오면 불가능하죠. AI가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줄 거기 때문에 여기서 제가 AI 만능론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결국 인간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기억에 관련된 문제잖아요. 그 문제를 일단 AI가 해결해 줄 것이고 지금도 여러 가지 인터넷이 정보와 관련된 것을 많이 제공하잖아요. 사실 인터넷이나 AI가 할 수 없는 지식들을 찾아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야기하잖아요. 그게 이제 사실은 진짜 능력이 돼야 되는 거죠.
     
    ◆ 장강명> 제가 책의 절반 정도는 사실 문학상 얘기거든요.
     
    ◇ 정관용> 그런데 문학 공모도 그렇게 또 비슷해요? 대기업 공채랑 같은 문제 가지고 있어요?
     
    ◆ 장강명> 제가 원래 문학공모전에 대한 르포를 쓰다가 공채까지 넣은 거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사람을 뽑는 게 이거는 공채가 아니겠지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은 공채 메커니즘인 게 많더라고요. 굉장히 여러 명을 많은 사람을 어느 날 동시에 같은 문제를 주고 시험을 쳐서 합격자를 1명을 뽑는 거잖아요. 아나운서 공채 합격자 1명인 것처럼 문학상도 공채가 1명이고 그 기본 과정이라는 게 너희들이 낸 원고를 우리가 살펴보면 1등을 뽑을 수 있다. 제일 뛰어난 게 뭔지 뽑을 수 있다. 그리고 그 기준은 이미 기득권, 기성제도권에 있는 사람들의 기준으로 뽑는 거고.
     
    ◇ 정관용> 심사위원은 기존 문단의 평론가 나 작가죠.
     
    ◆ 장강명>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상상을 뛰어넘는 어떠한 파격적인 뭔가가 발견되기는 문학평론가나 심사위원들이 생각보다 폭이 넓으세요. 그래서 파격적인 작품을 알아보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 이런 식으로 뽑는 건 어떤 한계는 있을 겁니다.
     
    ◇ 정관용> 권위 있는 상일수록 기득권에 가까이 있는 심사위원이잖아요. 그렇죠?
     
    ◆ 장강명> 예를 들어서 옛날에 장르소설공모전 같은 것들을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학과 교수분들이 구성이 된 심사위원들이 이렇게 뽑았는데 과연 그게 맞는 걸까 그런 생각을 좀 해 봅니다. 문학성 높은 작품을 뽑으려고 했던 공모전인가? 아니면 대중적인 작품을 뽑으려고 했던 공모전인가 그런 것 좀 생각해 봐야 되고 문학뿐 아니라 의외로 많은 분야가 우리는 사람을 그런 식으로 평가를 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사실 지금 장 작가가 표현한 그 런 문제의식은 문학의 문단뿐 아니라 기업들도 다 지금 느끼고 있을 거예요. 이대로는 안 된다는 거 느끼고 있을 거예요.
     
    ◆ 이택광> 느끼고 있는데 해결할 방안이 굉장히 애매한 거죠. 어디서부터 시작할지가 중요한 거죠.
     
    ◆ 장강명> 응시자들도 이 공채를 원합니다 .
     
    ◇ 정관용> 편해야죠.
     
    ◆ 장강명> 사회적 합의가 이미 이루어져 있어요. 만약에 대기업이 공채를 안 하고 실제로 그런 시도를 했다가 철회한 것도 있지 않습니까, 삼성이. 대학 총장들에게 학생을 추천할 권한을 부여하겠다고 했더니 다들 들고 일어나서 그럼 대학총장이랑 친한 사람 자식이 된다,공채로 뽑아라. 사회적 합의예요. 한국이 공채에 합의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불공정사회라 그런 거죠, 어떻게 보면.
     
    ◆ 장강명> 신뢰 수준이 너무 낮기 때문에.
     
    ◆ 이택광> 그런데 저는 시험제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것이 운영되는 방식의 문제가 좀 발생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문제들을 좀 더 이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면 많이 해결되겠죠.
     
    ◇ 정관용> 뭐 하나만 바꾼다고 되는 건 아 니에요.
     
    ◆ 장강명> 방식도 아마 여러 가지 실험으로 변출을 해 봐야겠고 아예 시험이 아닌 방식으로 괴짜들이 놀 수 있는 터를 어느 영역이든 좀 만들어줘야 될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 또 문학에는 문학의 나름대로 각자 지금보다는 조금 다른 시도들을 하면서 이게 좀 괜찮구나 싶으면 조금 더 늘리고 하루 아침에 싹 바꿀 수는 없으니까 그런 방식으로.
     
    ◆ 장강명> 그리고 사소한 간판 때문에 사람을 차별하는 그것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중요합니다.
     
    ◇ 정관용> 맞습니다. 중요한 문제제기 당선, 합격, 계급 소설가 장강명의 르포를 함께 읽어봤네요. 장강명 씨 고맙습니다.
     
    ◆ 장강명>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이택광 교수 수고하셨어요.
     
    ◆ 이택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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