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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돌변에 다시 엄혹해진 한반도…문 대통령 '중재외교'에 관심



대통령실

    北 돌변에 다시 엄혹해진 한반도…문 대통령 '중재외교'에 관심

    문 대통령과 수차례 만났던 리선권 "다시 마주 앉기 쉽지 않을 수도"
    상호존중 하에 남북, 북미간 여러 채널 통해 긴밀히 조율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북한이 한미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를 문제삼아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하고,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는 미국을 겨냥해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라는 강수를 띄웠을 뿐만 아니라 남한에 대해서도 다시 마주 앉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북한의 초강수 카드가 나온 16일 진의를 파악한다며 하루종일 침묵했지만, 17일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남북고위급회담 재개와 북미 상호존중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중재자로 나섰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등 북미간 접촉이 착착 진행됐지만,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강력한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수 없는 비핵화) 발언 등으로 상호 갈등이 불거지면서 상황은 그다지 호락호락하지 않다.

    최악의 경우 '핵담판' 테이블에 북미 정상이 마주앉지도 못하고 또다시 '강대강' 말싸움으로 되돌아가면서 모처럼 조성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 분위기가 사그라들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된다.

    설상가상으로 17일 저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북남 고위급 회담을 중지시킨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추가 공세에 나선 것도 부담이다.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면서 '파렴치' 등 올해 들어 보이지 않았던 격한 어조를 사용한 것도 남북관계가 당분간 풀리기 쉽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청와대는 리선권 위원장의 조선중앙통신 인터뷰 이전에 정의용 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미 정상회담이 상호존중 정신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와 남북 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고 결정했다. 현재의 상황을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강하게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저에는 미국내 '매파'로 통하는 볼턴 보좌관의 일방적인 언행이 북한을 자극하고, 또 자존심을 중시하는 북한 입장에서 이를 되받아치면서 미 보수층의 북미 정상회담 회의론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깔렸다.

    결국 남북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부터 강조한 '중재자', '협상가' '중매외교'라는 정치적 고차방정식이 중요해졌다.

    청와대가 이날 '상호존중', '역지사지' 등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하다는 스탠스를 취한 것도 문 대통령이 스스로의 중재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중재자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야 할 문 대통령의 역량이 결코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가 이날 "상호존중은 '역지사지'(易地思之)하자는 의미인데 북미간 입장차를 해소하기 위해 서로가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려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한 것 역시 우리 정부가 북미 양쪽 모두에 던진 메시지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일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회담 판 자체를 아예 깨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이 향후 북미 정상회담 성공 여부를 가를 핵심 열쇠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있다.

    북미를 향한 '상호존중'이라는 메시지에서도 중재 역할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난다.

    문 대통령은 당장 오는 22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미 정상회담의 내실있는 성과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용 실장과 존 볼턴 보좌관이 양국 NSC 책임자로서 16일 전화통화를 한 데 이어 한미 정상이 직접 만나기로 한 만큼 북한의 의중을 파악하고, 또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입장을 문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일정정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중재자로서의 역할이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다음 주 윤곽을 드러낸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방미 직전 남북 사이에 이미 설치된 핫라인을 통해 김 위원장과 첫 통화에 나서 북한의 정확한 요구를 직접 듣고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등 본격적인 중재외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북한측에 던지면서 상호 조율 중재자로서 진가를 발휘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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