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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부동산 중도금 이후 '이중매매'…배임죄 맞다"

    대법관 5명 반대의견 "자기 사무일 뿐…배임죄 안돼"

    대법원이 땅이나 건물 등 부동산을 판 사람이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은 이후 원래 매수인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다시 파는 행위(부동산 이중매매)는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확인했다.

    대법원은 부동산 이중매매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넘겨 심리하고,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결론을 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7일 부동산 이중매매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권모(68)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배임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부동산 매매계약에서 중도금이 지급된 단계에 이르러 매도인이 임의로 계약을 해제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면 매수인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하고 관리할 신임관계에 있다"며 "이때 부동산을 이중으로 팔면 배임죄가 성립하게 된다"고 판단했다.

    배임죄는 다른 사람(매수인)과 사이에 재산상 이익을 보호·관리해야 할 신임관계에 있는 사람(매도인)이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해 매수인의 재산상 이익을 침해할 때 발생하는 범죄다.

    재판부는 "매수인은 매도인이 소유권을 넘겨줄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중도금을 지급한다"며 "이런 단계에 이르면 매도인은 매수인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할 신임관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창석, 김신, 조희대, 권순일, 박정화 대법관은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부동산을 파는 자가 지는 소유권이전의무나 사는 사람의 대금을 내야 할 의무는 모두 매매계약에 따른 '자기의 사무'"라며 "중도금이 수수됐다고 해서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매수인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으로 변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권씨는 2014년 8월 상가 점포를 황모씨 등에게 13억8000만원에 팔기로 하고 계약금 2억원, 중도금 6억원을 받은 후 다른 사람에게 15억원에 이중매매한 혐의와 별도의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권씨의 배임 혐의 등을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권씨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5년으로 감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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