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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볼턴·태영호 콕 집어 비난한 이유는?



통일/북한

    북한, 볼턴·태영호 콕 집어 비난한 이유는?

    북한 "볼턴은 사이비 우국지사" 맹비난…2003년에도 "피에 주린 흡혈귀" 악연
    볼턴, 김정은-폼페이오 회동 후에도 리비아식 핵폐기 주장에 북한 반발
    북한, 발가벗기기식 압박 공세에 경고 메시지 의도
    전문가 "굿캅-배드캅 내세워 이중 플레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 표시 가능성"
    "인간쓰레기가 국회 마당에서 최고 존엄 헐뜯는 망발" 태영호 전 북한 공사도 겨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왼쪽),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 (사진=자료사진)

     

    북한이 리비아식의 일방적인 핵 포기를 강요하지 말라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을 향해 경고성 메시지를 날리면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정면으로 지목했다.

    북한은 또 남북고위급회담 연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최고 존엄' 즉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헐뜯는 행위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름은 적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책까지 출간한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미국의 볼턴, 한국의 태영호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선 북한의 의도는 무엇일까.

    먼저 볼턴 보좌관은 이른바 '불량국가'들에 대해서는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초강경파인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 인물이다.

    네오콘은 실제로 부시 행정부 시절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주도했고,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볼턴 역시 레이건-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군축담당 차관 등을 지내면서 북한과 이란 등에 대해 불량국가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특히 "선제적인 북한 폭격은 법적 도덕적으로 정당하다"는 글을 기고하는 등 대북 선제 타격론을 계속 주장하면서 초강경파다운 면모를 과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을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발탁하자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일제히 "볼턴만큼 미국을 전쟁으로 이끌 가능성이 큰 사람도 없다", "볼턴의 전쟁 옹호발언이 북미 정상회담을 침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사설까지 게재했다.

    백악관 입성 이후 볼턴은 선제 타격론은 입밖에 내지 않았지만 북미정상회담이 공식화된 이후에도 계속 리비아식 핵폐기를 거론하면서 '선 핵폐기·후 보상'으로 북한을 압박해왔다.

    볼턴은 최근 각종 인터뷰에서 "보상 혜택이 흘러들어 가기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PVID)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핵무기를 폐기해 테네시주의 오크리지로 가져와야 하고, 이를 통해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능력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핵은 물론 미사일과 생화학무기까지 완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두 번째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대안이 제시됐고, 만족한 합의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볼턴의 '발가벗기기식' 압박이 계속되자 미국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겠다고 밝혔고, 미국인 억류자 3명까지 석방하는 등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우호적인 분위기를 선제적으로 조성해온 터였다.

    이날 북한 외무성 김계관 제1부상은 담화에서 "세계는 우리나라(북한)가 처참한 말로를 걸은 리비아나 이라크가 아니라는데 대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핵개발 초기단계에 있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볼튼이 어떤자인가를 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북한과 볼턴의 악연은 오래된 것이다.

    볼턴은 지난 2003년 방한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포악한 독재자'라고 비난했다가 북한으로부터 "인간 쓰레기, 피에 주린 흡혈귀"라고 맹비난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볼튼을 '사이비 우국지사'라고 힐난했다. 김 부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볼튼 같은 사이비 우국지사들의 말을 따른다면 앞으로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 전망은 불보듯 뻔하다. 역대 대통령들보다 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볼튼의 말을 듣고 압박 공세를 계속하면서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할 경우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다시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경고성 메시지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북한은 '핵을 폐기하기 전에는 대북 제재 해제나 경제지원은 꿈꾸지 말라'는 식으로 압박당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며 "더 정확하게는 볼턴 보좌관을 배드캅(나쁜 경찰), 폼페이오 장관을 굿캅(착한 경찰)으로 내세워 이중 플레이를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태영호 전 공사 역시 체제와 최고지도자의 존엄을 중시하는 북한으로서는 용납하기 힘든 발언을 이어왔다.

    태 전 공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3층 서기실의 암호-태영호 증언' 출판 기념회를 가진 자리에서 김정은 체제를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과 달리 쇼맨십에 능하다. 남북정상회담 전까지 한국에서 악마로 생각된 그가 지금 신뢰도가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의 성격이 대단히 급하고 즉흥적이며 거칠다. 자라양식 공장에서 새끼 자라가 죽은 것을 보고 지배인을 심하게 질책하고 처형까지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3층 서기실은 김정일·김정은 부자를 신격화하고 세습 통치를 유지하기 위한 조직이고,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가 주민들이 김씨 부자의 실체를 알게 되면 3층 서기실은 와해될 것"이라고도 비난했다.

    북한은 이런 그에 대해 "천하의 인간쓰레기들까지 국회 마당에 내세워 우리의 최고 존엄과 체제를 헐뜯고 판문점 선언을 비방 중상하는 놀음도 버젓이 감행하고 있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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