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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전참시' 조사 내용 듣고 "기가 막혔다"고 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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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족, '전참시' 조사 내용 듣고 "기가 막혔다"고 한 까닭

    유경근 씨 "윗사람이 알아서 거르겠지, 하면서 평소에 하던 대로 한 것"

    지난 5일 방송에서 방송인 이영자 어묵 먹방 때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써 물의를 빚은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사진=MBC 제공)
    "내용을 보면 좀 기가 막힙니다. 많은 분이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일베라고. 제작진에 일베가 들어가 있다는 말이 많았어요. 저희도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세월호 참사 관련) 오보를 내보내는 앵커 화면과 어묵을 같이 내보내니까요. 기가 막혔던 건, 잘못한 사람이 없었어요. 그게 결론입니다." _ 4.16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2014년 4월 16일 일어난 세월호 참사는 300여 명이 사망한 사고로,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국가의 무능으로 일어난 참사인데도, 피해자들이 욕을 먹었다. 일베 등 일부 극우 세력이 앞장섰지만 언론도 주요 동참자였다.

    한국 언론사에서 지워지지 않을 '안산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가 대표적이다. 참사 당일부터 보험금을 계산하고, 방금 구조돼 나온 탑승객에게 다짜고짜 마이크를 들이대고, 유가족을 사칭해 취재했던 게 참사 초기의 풍경이었다.

    언론 보도 안에서 세월호 참사는 운 나쁜 가벼운 교통사고로 취급됐고,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가짜뉴스가 널리 전파됐으며, 유가족은 각종 보상에만 매달리며 정부에 비협조적인 골칫거리로 묘사됐다.

    심지어 세월호 참사 4년이 지난 현재도 세월호 조롱과 모욕은 현재 진행형이다. 방송된 MBC 예능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어묵 먹방 때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쓴 게 지난 5일의 일이다. 세월호와 어묵을 연결 짓는 것은 일베 등 극우 세력이 참사를 비하하고 희화화할 때 쓰이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2호에서 '언론에 따른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피해자 증언대회-세월호 참사를 통해 본 언론 보도의 문제점'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참석한 4.16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MBC '전참시' 논란 조사 결과 설명을 듣고 '기가 막혔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MBC는 이번 '전참시' 논란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세월호 유족 변호인단에 있었던 오세범 변호사를 외부 위원으로 들여 1차 조사를 진행하고, 2차 조사에 세월호 유족을 참여하게 했다. 유 위원장은 지난 13일 MBC에서 5시간 가까이 1차 조사 내용을 들었다며 그 내용을 전했다.

    그는 "예능이긴 하지만 어쨌든 전파를 통해서 우리에게 흉기를 휘두른 것"이라며 "근데 기가 막혔던 건 잘못한 사람이 없었다. 그게 결론이더라"라고 말했다.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유경근 집행위원장 (사진=김수정 기자)
    "그 해당 부분을 책임졌던 조연출이 프로그램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이러이러한 속보입니다'라고 앵커가 보도하는 장면을 FD에게 요청했습니다. 한 몇십 개를 골랐고 그중 몇 개를 추려서 5개인가를 조연출에게 보냈는데 그때 FD가 보니까 세월호 보도 장면이 있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거 나가도 되나?' 하고 잠깐 멈칫했다더라고요. 조연출도 그런 생각 했지만 '뿌옇게 처리해버리면 아무 문제 없겠지' 생각해서 그걸 썼고, 미술팀 직원한테 뿌옇게 처리해 달라고 보냈답니다. (미술 담당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는데 조연출이 시켰으니까 그냥 했고요.

    시사 때 (방송을 본) 사람들은 (뒤가) 뿌옇게 처리돼 있어서 세월호 장면인 줄 몰랐대요. (중략) 그러니까 잘못한 사람이 없죠. 평소에 하던 대로 한 겁니다. 조연출이 세월호 장면을 보내달라고 한 적도 없고요. 속보입니다 하는 장면을 갖고 왔는데 문제 되면 당연히 윗사람이 알아서 거르겠지, 하면서 평소에 하던 대로 한 게 결과가 이렇게 된 겁니다."

    유 위원장은 "MBC는 제작진의 입장, 출연자의 입장은 많이 고려하면서, 왜 시청자와 피해자는 고려 안 하는가"라며 "그분들 조사 결과 보면 잘못한 사람은 없다. 그런데 우린 또 죽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도에 온 기자들이 세월호 가족들을 죽여야지 하고 생각한 적 없을 것이다. 그냥 위에서 시켜서 하라는 대로 한 거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우리는 진도에서 죽었다. 이번에도 예능에서 본인들이 평소에 하던 대로 했는데 그 결과로 우리가 또 죽었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변화를 약속하고 실천하고 있다는 MBC에서 일어난 일이다. 공교롭게도 관련된 분들이 사내 평가가 다 좋더라. 함께 파업에 참여했고 촛불 들었고. 그럼 전 어떻게 해야 하나. 알고 보니 좋은 분들이니, 나는 죽었지만 용서를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전참시' 논란이 빠지지 않았다. 아무리 속보 화면을 찾는다 해도 '굳이' 세월호 보도 화면을 어묵과 연결 짓는 것에 의도가 없었느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유 위원장은 "해당 영상을 직접 선택해 위로 올린 사람이 FD다. 22살 여자 FD인데 조사해 보니까 무서워하고 두려워하고 자기 때문에 세월호 가족들이 상처 입은 거냐고 울었단다. 그러니 일부러 그런 건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 22살 여자면 눈물을 이유로 (고의성을) 의심하지 말라는 이유가 있나"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혹여 일베 성향일까 봐 조연출의 개인 SNS까지 확인하고는 FD에 대해서는 그런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고, 이에 MBC는 14일 이 부분을 재조사했다. 그는 "(최종 보고서에) 개인에 대한 조치가 담길 것"이라며 "본부장과 연출은 스스로 징계 요청을 했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15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212호에서 '언론에 따른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피해자 증언대회-세월호 참사를 통해 본 언론 보도의 문제점'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김수정 기자)
    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 당시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던 MBC-KBS가 새 출발을 약속한 만큼,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사 초기 취재 기록을 공개하고 기자 개인의 자기 고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4월 16일 KBS-MBC 다 진도에 나가지 않았나. 현장에 있던 기자들이 취재한 모든 영상과 인터뷰 내용을 모아야 한다. (진상규명의) 새로운 소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초기 취재가 진실에 부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위원장은 "기자 개개인의 자기 고백도 필요하다. '우리가 잘못했어'라고는 하는데 정말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까. '솔직히 난 열심히 한 거야. 내 입장에서 어떡해? 나는 최선을 다한 건데 내가 뭘 잘못했다는 거야. 왜 자꾸 나한테 뭐라고 해?' 그런 생각 가진 사람이 최소 70%는 될 거라고 본다. 내가 그때 뭘 잘못했는지 모르면 아무리 좋은 대통령과 사장이 와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몇 달 전부터 얘기했는데 아무도 안 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장악 못 하게 하는 것 당연히 중요하고 동의하는데, 진짜 발로 뛰어서 취재하는 기자들이 뭘 잘못했는지 스스로 깨닫고 인정하지 못하면… '우리가 잘못했지' 하는 수준에서 넘어가 버리면 또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세월호 보도참사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세월호 보도로 인한 피해에 대해 철저히 파헤쳐 책임을 묻고 △질문하지 않는, 담합하는, 발로 뛰지 않는, 복사+붙여넣기 하는 기자 도태시켜야 하며 △재난보도 가이드라인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김 사무처장은 문제 보도를 한 사람에 대한 사후 조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 처벌을 해야 한다. 물론 노동권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보도는 누군가에게 흉기가 될 수 있고 세상이 다 아는 피해를 입힌 거다. 자사에 해사행위를 한 것이기도 하고"라며 "정말 나쁜 보도가 수도 없이 많았다. 다시 징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MBC는 '전지적 참견 시점' 조사위원회가 종결됐다며 오늘(16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2층 M라운지에서 조사 결과 기자간담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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