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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늑약 후 내려졌던 태극기, 113년 만에 다시 펄럭인다



문화재/정책

    을사늑약 후 내려졌던 태극기, 113년 만에 다시 펄럭인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공사 완료 … 월남 이상재 선생 후손이 국기 게양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과거(미 헌팅턴도서관 소장 사진, 1983)와 현재 복원 후 외관.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주미대한제국공사관(공사관)에 태극기가 게양된다. 지난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내려졌던 태극기가 113년 만에 다시 펄럭이는 것이다.

    문화재청(청장 김종진)은 2012년 매입한 공사관 건물의 복원공사를 모두 마치고 오는 22일(미국 동부 현지시각) 개관식을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날짜는 1882년 5월 22일 맺은 '조미수호통상조약' 날짜에 맞췄다.

    애초 공사관 건물은 1877년 미국 남북전쟁 참전군인 출신 정치인이자, 외교관인 세스 펠프스(Seth L. Phelps)의 저택으로 건립됐다.

    1882년 미국과 수교한 조선이 1889년 2월 이곳에 주미공관을 설치했고, 1893년 개최된 시카고박람회 참가 준비 등 16년간 활발한 외교활동의 중심 무대로 쓰였다.

    그러나 1905년 11월 대한제국이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기면서 공사관의 역할이 멈췄다.

    1910년 한일강제병합 직후에는 소유권마저 일제에 단돈 5달러에 넘겨졌다.

    이후 공사관 건물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아프리카계 군인들의 휴양시설과 화물운수노조 사무실, 그리고 개인주택 등으로 사용되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2003년 이민 100주년을 계기로 한때 재미교포사회에서 공사관 매입 움직임이 있었으나 성사가 되지는 못했다.

    문화재청은 정부차원의 매입 필요성을 느끼고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전(前) 소유자(젠킨스 부부)와 협상해 2012년 10월 매매를 진행했다. 일제에 공사관을 빼앗긴 지 102년 만에 되찾은 소유권이다.

     

    문화재청은 공사관 매입 이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지건길, 이하 '재단')을 위탁관리자로 지정(2013.1.)해 정밀실측조사를 마쳤고(2013.11.), 국내외 각종 문헌과 사진자료 등을 바탕으로 보수·복원 공사를 하여 지난 3월 12일 최종 준공하였다.

    문화재청은 "공사관은 조선 후기 동북아시아의 구질서를 극복하고, 더 큰 외교적 지평을 열고자 했던 고종의 자강·자주외교 정신을 상징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존하는 대한제국 외교공관을 통틀어 유일하게 원형을 간직한 단독건물이란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도 매우 크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D.C. 안에 있던 19세기 외교공관 30여 개 가운데 내외부의 원형이 남아 있는 유일한 건물로도 확인돼, 미국의 외교사적 측면에서도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30분(美 동부시각) 공사관이 있는 로건서클 역사지구(Logan Circle Historic District) 내 공원에서 개관 행사를 진행한다.

    1882년 당시 공관원들(박정양, 이상재, 장봉환)의 후손, 재미교포 대표, 현지주민 대표 등이 참석한다.

    113년 만에 국기를 게양하는 특별 행사도 마련했다. 국기 게양자로는 독립유공자이자, 초대 공관원이었던 월남 이상재 선생의 증손이 직접 맡기로 했다.

    또한 김종진 문화재청장,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 미국 정부·의회 인사 등이 개관식에 참여한다.

    공사관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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