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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까칠남녀' 폐지, 성소수자 혐오에 동조한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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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까칠남녀' 폐지, 성소수자 혐오에 동조한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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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 시민사회단체, '까칠남녀' 폐지 관련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

    1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10개 시민사회단체가 'EBS 까칠남녀 폐지 인권침해·차별 국가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성소수자 특집 방송 이후 EBS로부터 개인 자질을 문제 삼아 하차 통보를 당한 은하선 작가(왼쪽에서 3번째)가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한국은 기본권 문제를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확실하지 않습니까? '나중'은 없습니다. (…) 성소수자는 성소수자임이 밝혀지면 방송 출연하기도 어렵고, 종영을 앞두고도 하차해야 합니다." _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심기용 씨

    1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중구 저동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10개 시민사회단체가 'EBS 까칠남녀 폐지 인권침해·차별 국가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열었다.

    EBS '까칠남녀'는 지난해 12월 25일, 올해 1월 1일 2차례에 걸쳐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을 방송했다.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4인의 성소수자가 직접 출연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흔히 제기되는 오해에 답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일부 개신교 세력과 보수를 자처하는 단체 등이 심하게 반발해 시위를 벌이는 등 후폭풍이 일었다. 이에, EBS는 첫 회부터 '까칠남녀'의 주요 패널로 활약해 온 은하선 작가에게 갑자기 개인 자질을 문제 삼아 지난 1월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했다. 이에 반발한 패널 손아람 작가, 손희정 문화평론가, 이현재 교수 등이 녹화 보이콧을 선언했으나, EBS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기보다는 프로그램 조기 종영이라는 길을 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사회단체는 이 같은 EBS의 행위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 위반 △피해자들에 대한 차별행위 및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심기용 활동가는 "성소수자 방송 이후 은하선 작가는 온갖 성소수자 혐오 발언을 감내하고 있었다. EBS는 차별과 혐오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은 작가가 혐오 세력에 대응하던 과정 일부를 빌미 삼아 개인 자질을 운운하며 하차시켰다"면서 "인권이 지켜지는 방송을 만들자. EBS는 민주주의 사회의 공영방송으로 남아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권순택 활동가는 "프로그램이 조기종영되는 건 일상다반사지만, EBS '까칠남녀'는 그것과는 정말 다른 사건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원인이다. 한국사회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성소수자뿐 아니라 장애인, 여성, 노인, 어린이 등 모든 사회적 약자들은 여전히 미디어 접근성에서 매우 차별을 받고 있다"며 "인권위가 왜 존재하는지, 인권 향상을 위해 미디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주목하면 (인권위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EBS는 차별 동조 말고 미디어 다양성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황소연 활동가는 "EBS '까칠남녀'가 성소수자 특집 이후 폐지된 것은 이 방송과 출연진을 혐오하던 세력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과 다르지 않다. 혐오단체의 항의만으로 프로그램이 폐지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다양성 추구, 사회적 소수자 배려라는 공영방송 가치를 정확히 비껴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여성위원회 김성애 위원장은 "EBS 설립 목적 중 하나가 학교 교육 보완인데, '까칠남녀'는 여기에 가장 가까운 프로그램이었다. 전혀 다뤄지지 못했던 페미니즘 이슈를 방송했고 성소수자 목소리 드러내는 시도를 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마땅히 해야 하는 성평등 교육을 공교육이 제대로 하지 못할 때 EBS 역할이 절실하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동등하게 민주적 가치로 연결될 때 자신의 존재 그 자체로 존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EBS는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쉽고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말미, '까칠남녀' 성소수자 특집에 출연했던 김보미 씨, 강명진 씨, 은하선 작가, 박한희 변호사 네 사람은 기자회견문을 나눠 읽었다. 이후, '까칠남녀'의 또 다른 패널인 손아람 작가 등과 함께 인권위에 진정을 내러 갔다.

    이번 시민사회단체의 진정 대상은 EBS '까칠남녀'가 은하선 작가에게 출연 정지를 통보하고 프로그램을 폐지한 행위다. 진정인은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민주언론시민연합·불꽃페미액션·언론개혁시민연대·전교조 여성위원회·차별금지법제정연대·초등성평등연구회·피스모모·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0개다.

    피해자는 EBS로부터 하차 통보를 받은 은하선 작가를 비롯해, 이에 반발해 녹화 보이콧을 선언했던 손아람 작가, 손희정 문화평론가, 이현재 교수이며, 피진정인은 EBS와 은 작가에게 하차 통보를 내린 류재호 CP다.

    시민사회단체는 EBS의 '까칠남녀' 폐지 및 은하선 작가 출연 정지 조처가 "성소수자 혐오에 동조해 소수자 인권과 미디어 다양성을 보장할 책무를 스스로 저버린 행위"이자 "은하선의 인격권으로서의 성적지향을 실현할 권리를 침해하고 은하선, 손아람, 손희정, 이현재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할 진정서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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