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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는 원희룡 후보를 폭행하고 자해했나



제주

    왜 그는 원희룡 후보를 폭행하고 자해했나

    단식 42일 제주 제2공항 반대 투쟁 원 후보에 앙금

    14일 오후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워포인트 토론회'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활동을 했던 A씨가 무대에 올라가 원희룡 후보를 폭행한 직후 행사 관계자 등으로부터 제지당하고 있다.

     

    그동안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외쳐왔던 공항 예정지 주민인 김경배씨가 14일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를 폭행하고 자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제주 제2공항 건설' 문제를 주제로 한 '6.13지방선거 제주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가 열린 제주벤처마루에서다.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김씨가 이날 토론회가 끝나갈 무렵 갑자기 단상 위로 뛰어올랐다.

    김씨는 원 후보에게 날계란을 던지고, 주먹으로 얼굴과 팔을 폭행했다. 이어 원 후보 측 보좌진이 저지하자 김씨는 흉기로 바로 자해를 시도했다.

    후보 폭행 사태와 관련해 원희룡 후보 캠프측은 폭력사건에 유감을 표명하고 토론회 등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각 정당과 도지사 후보 캠프에서도 각각 성명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 폭력은 있을 수 없다"며 유감을 밝히고 향후 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토론회를 마련한 제주참여환경연대 등 도 사과문을 통해 민감한 주제를 다룬 토론회에서 후보들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한 것에 죄송하다고 밝혔다.

    ◇ "제2공항 찬성 원 후보에 분노...우발적 행동"

    제2공항 예정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를 고향으로 둔 김씨는 제2공항 건설계획에 그 누구보다 강하게 반대했던 사람이다.

    그동안 김씨는 "단 한 번의 주민 동의 없이 제2공항 건설 계획이 진행됐다"고 주장하며, 무엇보다도 자신이 평생 터를 닦아서 살아온 고향 땅이 제2공항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에 분개했다.

    지난해 10월 10일부터 11월 20일까지 42일 동안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제2공항을 반대하는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특히 김씨는 원 후보가 제주지사 때부터 제2공항 건설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갖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데 대해 "도민을 지켜야 되는 본분을 망각했다"며 줄곧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보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노컷뉴스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단식 때 원 후보가 찾아와서 (김씨에게) '쌩쌩하네'라고 말한 것도 있고, 원 후보가 제2공항 건설에 대해서 앞장서서 추진했다고 보고 (김씨가) 평상시에 원 후보를 좋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사건발생 전날 김씨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원 후보를 염두에 둔 듯 "제주의 사람과 자연을 지켜야 되는 본분을 망각했던 제주 역사상 최악의 괴물" "4개 마을 주민이 난민 신세가 될 위기인데도 제2공항 대환영 성명 발표를 했던 괴물" 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김씨가) 오늘 토론회에 참석한다는 말도 없었지만, 현장에 미리부터 와있었다"며 "이 같은 일이 벌어질 줄은 몰랐지만, 단식 이후에 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던 터라 원 후보를 보고 우발적으로 그러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 원 후보 측 "자해쇼" "정치테러" 발언했다가 유보

    강영진 원 후보 측 공보단장은 사건 직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김씨의 행동을 "명백한 정치테러" "자해쇼"라고 표현했다.

    김씨의 폭력적인 행동을 정당화할 수 없지만, 오랜 시간 제2공항 건설로 고통받아온 주민이 극단적 선택한 것을 두고 원 후보 선거캠프 측에서 원색적 비판을 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성산읍반대대책위 관계자는 "폭력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폭력 사태는 원 후보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며 "대책위 차원과는 별개로 개인의 잘못을 선거에 이용하지는 말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를 의식한 듯 원 후보 측은 취재 기자들에게 "초기에 현장 상황 파악이 정확히 안 된 상태에서 문자가 발송됐다"며 "'정치테러' '자해쇼'라는 표현은 빼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자해 후 김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수술을 무사히 마쳐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 후보도 사건 직후 토론회장에서 잠시 안정을 취한 뒤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안이 선거현장에서 후보자를 폭행한 일이므로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김씨를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참여환경연대 등이 마련한 14일 제주도지사 후보 합동토론회에는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자유한국당 김방훈, 바른미래당 장성철, 녹색당 고은영, 무소속 원희룡 후보 등 예비후보 5명이 모두 참석했다.

    토론회에서 원희룡 후보는 "제2공항 사전타당성 재용역 결과에 따라 추진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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