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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사이에서 실리 쫓으며 '강약' 외교 펼치는 北



국방/외교

    美·中 사이에서 실리 쫓으며 '강약' 외교 펼치는 北

    선을 넘지는 않되 실리 취하면서 '전략적 이익균형' 쫓는 北

     

    북한이 비핵화를 둘러싼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때에 따라 강하게 혹은 부드럽게 대처하는 '강약 외교'로 주목받고 있다. '선'을 넘지는 않으면서 최대한 외교적 입지를 넓히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변화하는 김정은의 '말'···북미관계 개선 목표 위한 '계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선언하며 화해 모드로 돌아섰다. 그와 동시에 국제무대에서 보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부터 올해 초까지만 해도 김 위원장의 입에서는 '살벌한' 위협들이 쏟아져 나왔다. 북한은 미국을 향해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위협했고 트럼프 대통령을 '늙다리 미치광이'로 묘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제재 수위를 높이며 강경대응하자 똑같이 강경 입장으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김 위원장의 어법은 좀처럼 과거를 떠올릴 수 없을 정도다. 그는 지난 9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를 전달받고 '사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또 "조미(북미)수뇌상봉과 회담이 역사적 만남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북한 매체에는 활짝 웃으며 악수하는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의 모습이 보도됐다. 호의적인 말과 행동으로 180도 전환한 모습을 내비친 것이다.

    물밑에서 진행된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사의'란 표현이 존중이 담긴 이례적 표현이란 점을 생각하면, 신년사 이후 북미관계 개선을 바라는 북한의 지극히 외교적인 수사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파격'을 자처하며 장단을 맞췄다.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은 북미관계 개선이라는 뚜렷한 목표가 생기자 바로 유화적 제스처를 보내는 유연함을 보였다"면서 "북한 경제를 챙기겠다는 현재 노선에 맞추어 실용적으로 행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미' 구도 속에서 중국에도 실리 찾기···'이익 균형' 위한 줄타기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 미국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친밀한 모습을 과시하는 등 동북아 안보지형의 특성을 이용한 '줄타기 외교'를 보여줬다.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미국은 일괄 타결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양국 간 비핵화 해법에 대한 간극은 좁혀질 수 없는 듯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을 이용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기차를 타고 중국을 찾아 북중정상회담을 가진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해외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충격파도 컸다.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이 끝나고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 비행기를 이용해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또다시 만났다. 이 두번째 만남 역시 김 위원장이 직접 제안했다.

    남북미 중심으로 돌아가는 한반도 비핵화 논의 구조에서 소외되길 원하지 않는 중국의 심리를 이용한 것으로 읽힌다. 또 세상의 이목이 쏠릴 수 있는 외교 무대를 만들어 다시 한번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 직후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을 받아들여 직접 만나고, 억류된 미국인 3명을 석방함으로써 미국에게도 성의를 표시했다.

    이는 중국, 미국과 동시에 관계를 유지하면서 적절할 때 이를 이용하는 '전략적 이익 균형'을 유지하려는 행보란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신이 목표한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집중하고 필요하면 방향도 전환하는 (김 위원장의) 통치스타일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남북미 삼각 구도 안에서 미국에게도, 중국에게도 필요한 것을 얻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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