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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트럼프와 김정은의 '가지 않은 길'



칼럼

    [논평] 트럼프와 김정은의 '가지 않은 길'

    왼쪽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자료사진, 한국공동사진취재단)

     

    세계 역사상 최초인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일자와 장소가 공식 발표됐다.

    회담 일자와 장소가 확정됐다는 것은 양측이 사전 조율을 통해 핵심 의제인 비핵화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음을 의미한다.

    즉, 북한의 비핵화 방식과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을 두고 '빅딜'이 성사됐다고 볼 수 있다.

    과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만나 무엇을 어떻게 합의할 것인지 벌써부터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양측이 막판까지 의견 차이를 드러낸 비핵화의 범위와 방식을 두고 한발 씩 양보하는 선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무엇보다 억류 미국인 3명을 석방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했다는 '새로운 대안'을 평가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대안'을 두고 우선 북한 비핵화의 대상을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 정도로 한정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미국이 '항구적 핵폐기(PVID)'라는 표현을 거둬들이고 기존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CVID)'를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한 일괄 타결의 해법을 고수했던 미국이 북한의 '단계적·동시적 조치'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함께 북한이 비핵화의 조건으로 요구해온 적대시 정책 폐기와 체제 안전 보장에 대해 미국이 긍정적 답변일 내놓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럴 경우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 미국은 적대관계의 종식 선언과 수교를 통한
    관계 정상화, 나아가 평화협정 체결의 단계를 밟아나가게 되는 것이다.

    북한에서 석방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 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이들을 데리고 나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유튜브 캡처)

     

    물론 구체적인 협의 과정이 결실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할 산은 많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의 결단과 트럼프의 수용 여하에 따라 세계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의 냉전 체제가 종식될 수 있는 역사적 대전환의 기로인 셈이다.

    우리에게 6월은 민족상잔의 비극인 6·25 한국 전쟁의 아픔으로 남아 있지만, 이제는 제1차 6·15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세계 역사상 처음인 6·12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진 '희망의 달'로 승화돼야 한다.

    트럼프와 김정은 두 사람은 지금 그 누구의 발자국 표시도 없는 '가지 않은 길'을 앞에 두고 서 있다. 만일 두 사람이 함께 '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면 정말로 모든 것이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는 10일 북·미 정상회담 전망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김정은이 그의 나라(북한)를 현실 세계(the real world)로 이끌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말대로 김정은에게 '핵을 포기한 현실 세계'는 '가지 않은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은 북한을 국제사회와 소통하는 정상국가로 만드는 길인 동시에 한반도를 평화와 번영으로 이끄는 희망의 길이다.

    중국의 문학가 루쉰은 "희망은 땅 위의 길과 같은데,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된다"고 설파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약속한 트럼프와 김정은이 앞으로 걷게 될 '가지 않은 길'이 세계 평화와 한반도 번영을 위한 희망의 길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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