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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 걷히고 햇살 드러내는 북미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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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구름 걷히고 햇살 드러내는 북미 정상회담

    "퍼머넌트(Permanent) 예전부터 사용해오던 단어, 새로운 압박 아냐"

    (사진=자료사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 평양을 전격 방문해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과 함께 귀국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에 청신호가 켜졌다.

    비핵화 방식과 범위 등을 놓고 북미간 드리웠던 힘겨루기 먹구름이 서서히 걷치는 모양새다.

    ◇ 미국인 3명 석방, 북미 정상회담 의견조율 방증

    체제전복 혐의 등으로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들은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우리 시간으로 10일 오후 3시(미국 시간 새벽 2시)쯤 워싱턴 DC 인근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도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2시 그 억류자들(더이상은 아니다)을 마중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혀 직접 공군 공항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과 억류 미국인 석방은 6월 초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양국간 의견조율이 상당히 이뤄졌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가 김 위원장과 좋은 만남을 가졌다"고 밝혔고, 폼페이오 장관은 미국의 대북 제재 대상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향해 "훌륭한 파트너"라고 추어올렸다.

    폼페이오는 "수십년 동안 우리는 적국이었다. 이제 우리는 이런 갈등을 해결하고 세계를 향한 위협을 치워버리며, 북한 국민이 받을 자격이 있는 모든 기회르 누릴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이 그간 줄기차게 요구해온 적대정책 철회 가능성을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이 평양에서 직접 언급한 셈이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를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과 안전 위협을 제거하기만 하면 북한은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고 비핵화는 실현가능하다"고 발언한 데 대한 답변 성격도 짙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김정은 동지는 9일 우리나라를 방문한 미합중국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이오를 접견했다"며 "최고령도자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고 사의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북미가 서로 주고받는 최근의 신호를 종합하면 북미 정상회담에서 통큰 비핵화 합의와 북미 수교에 양국이 사실상 타협점을 찾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위원장을 '체어맨(Chairman)'이라고 호칭한 것도 북미 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었음을 보여준다.

    지난 2005년 5월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평소 '폭군(Tyrant)'이라 불렀던 김정일 위원장을 '미스터(Mr.) 김정일'이라 호칭했고,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를 성사시켰다.

    ◇ 美 PVID·WMD 공세에 北 '발끈' 난기류 전망 무색

    이번주 초만해도 불거졌던 북미간 신경전은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폼페이오 장관의 평양 방문으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모양새다.

    앞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의 핵무기뿐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영구적(Permanent)'으로 폐기해야한다고 주장했고,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대북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2일 취임식에서 "우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Verifiable) 되돌릴 수 없는(Irreversible) 방식으로 폐기(Dismantling)하도록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에 이어 볼턴 보좌관까지 기존의 'CVID'보다 강화된 개념인 'PVID'를 들고나오면서 미국 강경파를 중심으로 대북 협상 목표가 상향 조정됐고, 북미 정상회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전망도 나왔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6일 관영매체가 아닌 당국 차원의 외무성 명의로 "미국은 우리가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제재·압박을 늦추지 않겠다고 노골적으로 떠들어대면서 조선반도에 전략자산을 끌어들이고 반공화국 인권 소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강경대응했다.

    3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받아들인 후 처음 나온 북한 당국의 이같은 반응은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성의를 보여야한다"는 대미(對美) 메시지 성격으로 풀이됐고, 최악의 경우 북미 정상회담이 무기한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았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 억류자 3명을 석방하고, 폼페이오 장관도 평양에서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의제들에 상당한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역사적 만남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백악관 참모들이 언급한 '퍼머넌트(Permanent)'는 최근 대북 압박 수위를 새롭게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가 아니라 과거부터 사용해왔던 '완전한(Complete)'과 별반 다르지 않은 용어로 불필요하게 긴장감을 높일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북핵 6자 회담의 초대 수석대표를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이수혁 의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북미간에) 굉장히 탄탄하다고 평가를 받을 만한 분위기가 지금 조성되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큰 어려움 없이 성공적으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폼페이오와 볼턴의 퍼머넌트 언급은) 미국이 그간 견지해 온 것이지 갑자기 입장을 돌변해서 더 강화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며 "이란 협상의 예를 들면서 북한 협상도 영구적으로 못하게 하겠다는 의미로 강조해서 '퍼머넌트(permanent)'라는 말을 '컴플리트(complete) 대신에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6자회담 수석대표 당시 CVID 용어를 처음 만들어낸 당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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