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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당시 목욕탕에 끌려가 성폭행 당하기도…피해자 더 많을 것"



광주

    "5·18 당시 목욕탕에 끌려가 성폭행 당하기도…피해자 더 많을 것"

    • 2018-05-10 09:33
    ■ 방송 : 광주 표준FM 103.1MHz (17:05~18:00)
    ■ 제작 : 조성우PD 구성 : 박지하
    ■ 진행 : 이남재 시사평론가
    ■ 방송 일자 : 5월 9일 수요일

     


    [다음은 5.18민주화운동 부상자동지회 이지현 전 회장 인터뷰 전문]

    ◇이남재> 80년 5.18 당시 계엄군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10대 여고생이 정신적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병을 앓다 여승이 됐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군인들에 의한 성폭행, 이 사실을 직접 증언한 5.18민주화운동 부상자동지회 이지현 전 회장과 직접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나와 계시죠?

    ◆이지현> 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남재> 5.18 당시 소문으로만 무성했죠. 성폭력 피해가 하나씩 제보되고 있는데요. 회장님이 제보하신 내용은 어떤 내용입니까?

    ◆이지현> 제가 30여 년 전, 5.18 청문회에 나가려고 자료를 모으는 과정에서 여고 1학년 학생이 개인이 집단 성폭행을 당해서 미쳐버리고 나서 가족들이 어쩔 수 없이 스님으로 절로 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만나봤었습니다.

    ◇이남재> 회장님은 그 성폭행 피해자를 언제 만나보셨는지?

    ◆이지현> 89년 2월 21일 오후 1시 경에 나주의 한 식당에서 자기 오빠와 여학생하고 같이 만났습니다.

    ◇이남재> 그 당시에 피해 사실을 피해자가 직접 증언하기로 결심하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지현> 피해자 오빠가 ‘어머니도 화병 걸렸고 동생은 미쳐 버렸고 집안이 말이 아니네... 이걸 꼭 좀 밝혀주소...’ 라고 했었고 또 직접 피해자 본인하고 이야기를 했더니 우는 거예요. 그런 적 있냐고 하니깐 맞다고 합니다. 사실이냐고 하니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 순간 저도 울고 피해자 오빠도 울고 피해자도 울었습니다.

    ◇이남재> 피해자는 1980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1980년 5월 19일, 집으로 가는 도중 군인 5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는 거죠?

    ◆이지현> 네 그렇습니다.

    ◇이남재> 89년 5.18 청문회를 앞두고 직접 만나셨는데 그 당시 청문회에서 이 사연이 공개가 안됐습니다?

    ◆이지현> 이야기를 하려고 했더니 국회의원도 그렇고 보좌관들도 ‘아니 지금 그 이야기를 믿겠느냐’ 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래서 여승이 된 피해자 뒷모습과 전두환, 노태우 부인들인 이순자와 김옥숙의 웃는 모습을 대조해서 가지고 갔습니다. 그런데 그걸 그 당시에 하지를 못했습니다.

    ◇이남재> 그 당시 피해자의 상황에 대해 믿지 않는 분위기였군요. 회장님도 5.18을 직접 경험하시면서 생생히 기억 하실 텐데요. 도청에서 시신 수습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이지현> 노래 가사에 나온 ‘두부처럼 잘려져 나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은요. 그게 사실입니다. 한 쪽 가슴이 없는 걸 제가 봤습니다. 그런 시신들을 수습한 거죠.

    ◇이남재> 또 독침사건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지현> 제가 전남대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누군가 와서 막 반가워하더라고요. 그 사람이 뭐라고 독침 뭐라고 하길래 봤더니 뭔가 노란 물처럼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한참 보다보니 이상해요. 잠을 한 숨 자고 나서 의사한테 뭔가 수상스럽다고 하니깐 그 사람이 얼른하고 도망갔다는 거예요. 알고 보니 독침 사건도 계엄군에서 꾸민 자작극 이었다고 보여 지고 있습니다.

    ◇이남재> 5.18부상자동지회 초대 회장도 지내셨고 그래서 그 당시 부상당한 분들, 돌아가신 분들의 아픔과 희생을 많이 아실 텐데 성폭행, 폭력을 당한 여성 피해자 분들의 상황도 많이 들으셨을 거 같습니다. 말씀 못한 사실들이 훨씬 많죠?

    ◆이지현> 네, 이 모씨는 성폭행 당해서 나중에 분신자살을 했고 또 한 분은 89년 청문회 자료 수집 이후 병원에 입원해 있었고요. 오늘 또 제가 아는 분한테 들었는데 80년대 중반 전 YWCA에 여자 분이 찾아와서 신고를 했다는 거예요. 뭐냐면 19일인가 20일에 구 MBC 옆 한 목욕탕에 끌려가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신고를 했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런 경우 여자 분들이 수치심을 느껴서 이야기를 안 할 뿐이지 상당히 많지 않을까... 이런 부분도 명확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래서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남재> 5.18특별법이 통과되면서 오는 9월부터 진상조사위가 꾸려진다고 알고 있는데요. 그동안 숨겨져 왔던 여성에 대한 성폭력, 국가폭력의 진상도 밝혀져야 될 것 같은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이지현> 네 맞습니다. 항상 정치인들은 5.18에 숟가락만 얹고 그랬는데 이것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 제대로 하려고 하니까요. 이번 기회에 낱낱이 밝혀내야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이 나라에 그런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길 바라고 있습니다.

    ◇이남재> 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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