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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묘라도" 어버이날 더 애끓는 이산가족 망향가



청주

    "성묘라도" 어버이날 더 애끓는 이산가족 망향가

    "올 8월엔 고향간다는 기대감에 웃음난다"…충북 이산가족 1800여명

    실향민인 김관국(84) 할아버지(사진=장나래 기자)

     

    남북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에 훈풍이 불면서 이산가족들의 남북 왕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의 실향민들은 제46회 어버이날을 맞아 생사도 모르는 부모님의 흔적이라도 찾고 싶다며 커진 기대만큼 더욱 구슬픈 망향가를 부르고 있다.

    1.4 후퇴 당시 작별인사조차 못 하고 부모님을 비롯해 4명의 남매와도 생이별을 해야 했던 김관국(84) 할아버지.

    당시 16살이었던 할아버지는 잠시만 피신하면 돌아올 수 있다는 이웃들의 말에 대동강을 건넌 게 벌써 70년이 다 돼 간다.

    이산가족 상봉 때마다 번번이 탈락했던 김 할아버지는 고향을 찾아 이미 돌아가셨을 부모님의 흔적이라도 찾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다.

    김 할아버지는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겠지만 어디 묻히셨는지 묫자리라도 보고 싶다"며 "성묘도 하고 지난 세월 정말 그리웠다고 전하고 실컷 울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작별인사도 못 하고 헤어진 누나와 동생들도 꼭 보고 싶다"며 "이번 8월에는 꼭 고향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요즘은 절로 웃음이 난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향민 2세인 한경택(58)씨(사진=장나래 기자)

     

    실향민 2세인 한경택(58)씨는 판문점 정상회담을 지켜보며 8년 전 생을 마감한 아버지 생각에 왈칵 눈물부터 쏟았다.

    북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워하며 아버지가 평생 그토록 바랐던 일이 생전에 이뤄지지 못했다는 아쉬움의 눈물이었다.

    한 씨는 "정상회담 내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정말 많이 났다"며 "아버지는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가슴에 한으로 남긴 채 눈을 감으셨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이어 "아버지와 같은 아픔이 더이상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뿐"이라며 "하루빨리 이산가족 상봉을 진행해 생존해계신 실향민 어르신들의 평생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가족과의 만남을 꿈에서라도 그리며 살고 있는 이산가족 신청자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충북 도내에서만 무려 18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이산가족 생존자가 불과 5년 사이 500여 명 가까이 줄어드는 등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산가족 상봉은 2015년 단 7명을 끝으로 멈췄다.

    이산가족들에게 올해 어버이날은 70년 가까운 한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어느 때보다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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