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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없는 V-리그 자유계약선수,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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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 없는 V-리그 자유계약선수, 변화가 필요하다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OK저축은행의 레프트 송희채(가운데)와 송명근(오른쪽)도 많은 팀의 영입 대상으로 꼽힌다.(사진=한국배구연맹)

     

    자유계약선수(Free Agent).

    문자 그대로 의미를 풀어보면 자유롭게 계약할 수 있는 선수다. 영어 단어 역시 일정 기간 한 팀에 소속돼 경기한 뒤 계약 만료 후 자유롭게 계약을 맺을 수 있는 선수를 의미한다.

    하지만 2018년 현재 프로배구 V-리그의 FA선수는 새로운 팀을 찾아 나설 자유가 없다. 해당 선수를 원하는 팀도 공정한 경쟁을 통해 영입할 자유도 없다. 허울뿐인 자유는 오히려 선수와 팀을 옭아맬 뿐 FA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그동안 V-리그는 시즌을 마친 뒤 5월에 FA선수의 협상이 열렸다. 공시일로부터 5월 10일까지 기존 소속팀과 1차 협상을 하고, 1차 협상 결렬 시 5월 11일부터 20일까지 타 팀과 협상했다. 2차 협상도 실패한 선수는 다시 기존 소속팀과 5월 21일부터 31일까지 최종 3차 협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올 시즌 V-리그는 FA자격을 얻은 선수들의 1차 협상을 시즌 종료부터 5월 14일까지 무려 한 달 이상 부여했다. 대신 2차 협상은 15일부터 4일, 3차 협상은 다시 19일부터 4일로 대폭 축소됐다. 사실상 기존 소속팀에 상당히 유리한 배분이다.

    이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 등 국제대회를 대비하는 대표팀 소집 일정과 2018~2019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등의 여러 변수를 고려해 합의된 결과다.

    이 때문에 올 시즌은 거의 모든 남녀부 팀이 국내 선수 구성을 완료하지 못한 채 외국인 선수를 선발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여기에 협상 기간의 불균형과 알짜 선수가 많은 이번 시즌은 사전 접촉의 문제가 그 어느 시즌보다 크게 불거졌다. 선수 영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치열한 정보전이 변질돼 흑색선전으로 이어졌다.

    현재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세터 이민규는 현 소속팀 OK저축은행은 물론, 다른 팀에서도 탐내는 자원이다.(사진=한국배구연맹)

     

    ◇ 현행 FA규정, 선수의 이동을 막는 ‘높은 벽’

    현재 V-리그는 프로농구와 비교해도 FA자격을 취득한 선수의 자유로운 이동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규정을 운용하고 있다. 남자프로농구 KBL, 여자프로농구 WKBL과 비교하면 기존 소속팀에 상당히 유리한 규정이다.

    V-리그 남자부는 연봉에 따라 선수를 3개 등급으로 나누어 보상 방법을 달리 책정했다. 연봉 2억5000만원 이상의 A등급 선수는 전년도 연봉 200%와 FA영입선수 포함 보호선수 5명을 제외한 보상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 보상선수가 없을 경우는 연봉의 300%를 준다. 연봉 1억원 이상 2억5000만원 이하의 B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300%, 연봉 1억원 미만의 C등급은 보상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 150%를 보상한다.

    프로농구 KBL은 보상선수를 받는 경우 전년도 연봉의 50%만 보상금으로 지급한다. 보상선수가 없는 경우 보상금은 200%로 한다. 여기에 2차 협상에서 복수의 구단이 영입을 원하는 경우 선수에게 자신의 새로운 소속팀을 선택할 기회를 준다. 선수 이동의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V-리그보다 낮은 KBL이다.

    여자부도 마찬가지다. V-리그 여자부는 연봉 1억원 이상 A등급은 전년도 연봉의 200%와 FA로 영입한 선수를 포함한 보호선수 6명을 제외한 보상선수 1명을 내주거나,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하도록 했다. 5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B등급과 5000만원 이하의 C등급은 보상선수 없이 각각 전년도 연봉의 300%(B등급)와 150%(C등급)를 보상한다.

    여자프로농구 WKBL은 FA이적선수의 공헌도를 따진다. 단 보상금을 받는 경우 보상선수가 없다. 보상금은 공헌도 1~10위는 전년도 연봉의 300%, 11~20위는 전년도 연봉 200%다. 21위부터는 해당 선수가 받았던 연봉과 같은 금액만 보상금으로 준다. 보상선수를 택하는 경우는 공헌도에 따라 보상선수가 4명부터 6명까지 구분된다.

    2016~2017시즌 흥국생명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했던 한지현은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여자부의 대대적인 FA 이동 태풍에 최대 피해자가 됐다. 하지만 시즌이 끝난 뒤에는 데뷔 후 처음 얻은 FA기회를 최대한 누리고 있다.(사진=한국배구연맹)

     

    간단하게 살펴봐도 프로배구와 프로농구 FA 규정의 차이는 분명하다. FA자격을 얻은 선수도, FA선수를 영입하려는 팀도 모두가 웃을 수 없는 V-리그의 현행 FA제도 개선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과거 V-리그는 FA자격취득 연수를 7년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로 선수의 이적에 매우 비협조적이었다. 하지만 활발한 FA의 이동은 인기 선수의 이적을 통한 각 팀의 전력 재분배와 리그의 인기 상승을 이끌 확실한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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