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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식용유 콕 찍어 주문하면 500원 캐시백…학교 급식 난장판"



사회 일반

    "A식용유 콕 찍어 주문하면 500원 캐시백…학교 급식 난장판"

    - '급식 리베이트' 258명 무더기 징계
    - 상품권·캐시백·영화표…수법도 천태만상
    - "A회사 B만두 주문" 납품업체에 요구
    - 2배 비싼 제품도 울며겨자먹기 납품
    - 급식비리 몸통 따로 있다…엄정조사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형태(고등학교 교사)

    불어터진 우동과 단무지 반찬 2개만 있는 급식 사진. 과거에 논란이 됐던 한 학교의 실제 급식 메뉴입니다.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이 부실 급식 논란. 혹시 식재료 유통 과정에 비리가 있는 거 아니냐. 소문만 무성했는데요. 감사를 해 보니까 정말로 금품 리베이트를 대형 식품업체들로부터 받은 영양사들이 무더기로 적발이 됐습니다. 전국에 4200개 학교를 다 조사를 했는데 서울시 교육청만 258명을 징계한 이런 상황이라고 합니다. 오랫동안 학교 급식 비리 의혹에 대해서 제보를 받고 조사를 해 온 분이세요. 현직 교사 한 분 만나보죠. 김형태 교사, 전 서울시 교육의원이세요. 만나보겠습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형태>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이번 감사 보니까 시작은 상품권이 발견되면서부터더라고요. 그러니까 4개 식품 대기업이 영양사들한테 상품권을 상납했다. 이런 제보가 들어오면서 시작이 됐는데 그 제보들을 선생님이 직접 받으셨다고요.

    ◆ 김형태> 납품업체 사람들이 저한테도 했을 거고요. 여기저기 많은 곳에서 제보를 했겠죠. 제가 전에 근무했던 학교 급식 비리로 유명한 학교였어요. 급식에서 이물질이 나오고 점심에 나왔던 것이 재탕, 삼탕하듯이 석식에 또 나오고. 값에 비해서 정말 형편없는 급식이 나오니까 아이들이 아우성을 쳤고. 당시 그래서 힘없는 학생들을 대신해 제가 급식 비리 등을 제기했다가 교육의원에 당선되니까 많은 급식 비리가 제보가 들어왔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 급식 비리가 이루어졌다는 거예요?

     

    ◆ 김형태> 예를 들면 있지도 않은 유령업체, 페이퍼 회사를 학교 안에 만들어놓는 학교들이 더러 있었어요. 불량 식재료를 납품 받아서 폭리를 취한다든지. 또 업체끼리 계모임을 만들어서 낙찰 후 이익을 나누는 입찰 담합. 이런 급식 비리도 참 천태만상이었고요. 또 많은 국민들이 공분했던 서울 충암고의 경우는 식용유가 아주 시커멀 정도로 음식을 여러 번 튀겨서 저질 급식 논란을 빚은 적이 있고요. 말씀하신 우동과 꼬치 한 개, 단무지 두어 조각인 대전의 한 초등학교 부실 급식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를 했죠.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특히 분노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특히 어린아이들이 먹는 급식을 가지고 위법, 탈법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공분하는 것 같고요.

    ◇ 김현정> 맞습니다.

    ◆ 김형태> 한 급식업체 대표는 그렇게 말하더라고요. 이게 지금 한마디로 복마전이다. 알고 보면 학교 급식은 봉이다.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무법천지다. 그래서 세상에 이런 난장판이 또 있을까 싶다. 그래서 학생들만 불쌍하고 세금이 줄줄 새나가고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놀랍네요. 수법을 좀 알고 싶습니다. 지금 여러 가지 경우들을 다 얘기해 주셨는데 특별히 이번에 적발이 된 건 식품 대기업에서 영양사들한테 금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거죠. 식재료 주문하실 때 우리 A 식품의 B 만두를 꼭 찍어서 식재료를 주문해 주세요. 이렇게 요구를 한 거라면서요.

    (사진=자료 사진)

     

    ◆ 김형태> 앵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서울시교육청이 무더기 징계한 거는 이 근래 일은 아니고 3-4년 전에 크게 문제됐던 사건이에요. 당시 국무총리 국무조정실 주도로 정부의 부패척결추진단이 실태 점검을 해 본 결과 이제 CJ프레시웨이, 대상, 동원, 풀무원 푸드머스 이런 대형 급식업체가 2년 반 동안 전국에 있는 학교 영양사 또는 영양교사에게 16억 정도 상당의 상품권, 영화 관람권 이런 걸 제공한 정황이 포착이 됐고 공정위가 나서서 한 번 더 조사를 했고요. 그래서 이걸 서울시교육청에 통보하니까 서울시교육청이 560곳 명단 받아서 감사를 진행했다가 이번에 무더기 징계를 했고요.

    ◇ 김현정> 이 루트를 우리 학부모님들은 잘 모르시니까. 아까 말씀하신 그런 4개 큰 식품 재료를 만드는 회사가 있고 학교와 중간에 그걸 연결해 주는 납품업체가 또 따로 있는 거예요. 그런데 학교에서 아예 찍어서 A라는 회사의 B만두를 꼭 우리는 받고 싶다 얘기를 하면 납품업체는 그 제품을 사야 하는데, 그 업체가 원래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파는 거예요. 왜 이런가 하고 알아봤더니 그 대기업에서 이 선생님들한테 금품을 줬더라. 그래서 거기를 꼭 찍어가지고 거기 것만 납품받도록 했더라. 이렇게 된 게 지금 밝혀진 거죠?

    ◆ 김형태> 네. 학교와 업체 간의 유착고리 중 하나가 특정 제품을 지정하는 거거든요. 비유하자면 일종의 치맛바람하고 촌지라고 보면 좋을 것 같은데. 예전에 일부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 잘 봐달라고 선생님들에게 촌지를 갖다 준 것처럼 말씀하신 대형 급식업체들이 판촉 경쟁을 과하게 하는 과정에서 일부 영양사들에게 캐시백, 포인트, 상품권 등으로 사탕발림 또는 당근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여튼 금품 공세를 한 거예요.

    ◇ 김현정> 포인트도 줘요?

    ◆ 김형태> 네. 그러다 보니까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고, 어쨌든 그런 방식으로 일부 영양사들이 넘어간 거고요. 영양사들 얘기를 제가 직접 들어보니까 예를 들면 15kg 식용유나 고추장을 구입을 하면 500원 정도의 캐시백이 적립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영양사들은 이거를 마일리지 개념으로 생각을 했다고 그래요. 잘못이라는 생각보다 관행으로 여기기도 한 모양이고요.

    ◇ 김현정> 15kg 식용유 A사 제품을 콕 찍어서 납품업체한테 납품해달라고 하는 순간 그 A회사에서 이 영양사한테 500포인트 적립.

    ◆ 김형태> 15kg 식용유에 500원 정도의 캐시백이 붙어 있어요. 그걸 떼서 적립하면 많아지는 거죠. 그게 한 몇 달 동안 쌓이면. 또 일부 업체는 자기 업체 식재료를 구입해서 인증 사진을 찍어 보내면 영화표를 보내주기도 했고 일부 업체는 상품권을 제공하기도 했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제일 많이 받은 사람은 얼마까지 받았습니까?

    ◆ 김형태> 600만원 이상도 있기는 한데 이게 중간 대리점들이 영양사들에게 준 것처럼 기재하고 사실은 본인 주머니에 넣는 경우도 있어요.

    ◇ 김현정> 천태만상이네요.

    (사진=자료 사진)

     


    ◆ 김형태> 천태만상이고요. 이번 서울시교육청의 경우는 300만 원 이상을 받은 사람은 3명으로 나오죠.

    ◇ 김현정> 이렇게 500원씩 모아가지고 300만 원이면 아주 부지런히 모으셨네요, 그분은. 이렇게 해가지고 홍보를 열심히 하는 거야 좋겠습니다만 이렇게 돈이 오가다 보니까 결국은 중간에 있는 납품업체들이 제품을 사러 갈 때 그만큼 비싸지는 거예요. 질이 떨어지는 음식도 마일리지 받고자 또 주문할 수도 있는 거고 이게 악순환이 되는 거죠.

    ◆ 김형태> 대기업들 그리고 특히 대형 간납업체(간접 납품업체)들 대부분 홍보 영양사, 다시 말하면 홍보사원, 판촉사원을 두고 이분들이 학교를 찾아다니면서 영업 활동을 하는 거예요. 급식 납품업체에 직납업체가 있고 간접 납품업체가 있는데 줄여서 간납업체라고 그러죠. 이분들이 일부 영양사들과 유착관계를 하면 일부 영세한 납품업체들이 이쪽에서 물건을 사서 납품을 해야 되니까 유통단계가 하나 더 늘어나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 유통 단계가 두 가지군요.

    ◆ 김형태> 그러다 보니까 식재료 값이 20-30% 늘어나는 거고요. 예를 들면 케첩 하나를 살 때 2500원이다 이랬을 때 특정 업체에 주문을 하면 5200원으로 납품 받게 해 주면 그 업체가 큰 이익을 챙길 수 있고 그 보상으로 상품권 등의 향응 공세를 한 거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리를 좀 하자면 대기업이 직접 영양사들에게 홍보를 해서 금품을 주는 경우가 있었고 중간에 낀 납품업체가 자기들하고 줄을 대고 있는 대기업이 있지 않겠습니까? 거기 제품을 납품 받아서 그걸 학교에 주기 위해서 학교 쪽에다 로비를 직접 하는 경우도 있고.

    ◆ 김형태> 홍보 영양사 또는 홍보사원을 두는 거죠.

    ◇ 김현정> 중요한 것은 모든 영양사들이 이렇다는 얘기는 절대 아닙니다. 저희 아이들 학교 급식 보면 굉장히 좋은 학교들도 많고 열심히 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다들 함께 이번 기회에 싸잡아서 욕을 먹는 이런 상황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이런 것들이 반드시 근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형태> 이건 꼭 말씀드려야 되는 게 영양사들 말씀 들어보니까 사실은 급식을 위해서 가장 애쓰고 고생하는 분들이 영양사나 급식 조리원들이에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일부 사학들은 법인 차원에서 급식 비리로 폭리를 취하고 있고요. 또 공립학교의 경우는 대부분 이른바 대기업 자회사들과 간납업체들이 문제거든요. 유통 질서를 어지럽히고 이러는데 그런데 마치 꼬리에 불과한 영양사들은 급식 비리 주범으로 낙인 찍히는 것 같아서 이분들이 많이 불편해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그래서 정말 급식 비리의 몸통 또 이들에 대한 어떤 엄정한 조사, 검찰 수사로 이어져야 될 것 같고요. 중앙정부가 그동안은 급식에 관해 뒷짐을 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고 정말 정부가 책임진다, 이런 마음으로 해야 이게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서울의 고등학교 교사세요. 김형태 선생님이었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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