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비핵화·평화 과제 안고 판문점 향하는 文의 운명



국회/정당

    비핵화·평화 과제 안고 판문점 향하는 文의 운명

    피란민아들, 판문점특전사요원, 정상회담준비위원장…이번엔 대통령으로 北정상과 대좌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인연은 남다르다.

    함경남도 흥남 출신의 부모에게서 북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고, 특전사로 군 복무를 하던 시절에는 북과의 대치국면에서 작전을 수행하기도 했다.

    또 참여정부 시절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준비위원장으로 활약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태생부터 북과 알게 모르게 얽히고 설킨 문 대통령은 이제 남북정상회담의 주인공으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마주하게 된다.

    ◇ 피란민의 아들로 태어나..."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해"

    문 대통령 부모의 고향은 함경남도 흥남이다. 흥남에는 문(文) 씨 집성촌(集性村)이 있을 정도로 문 대통령 집안이 대대로 삶의 터전을 잡은 곳이었다.

    문 대통령의 부모가 남한으로 내려온 것은 1950년 '흥남 철수' 때의 일이다. 당시에는 국군과 미군이 두만강까지 진격했다가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한 상황이어서, 길어야 2~3주쯤이면 귀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피란길에 올랐다고 한다. 잠깐의 소동 정도로 여긴 문 대통령의 조부모는 흥남에 남았다.

    혈혈단신으로 내려온 곳은 경남 거제였다. 문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책에서 "아버지는 포로수용소에서 노무 일을 했다. 어머니는 계란을 싸게 사서 모리에 이고, 나를 업은 채 부산에 건너가 파는 행상을 했다"며 "가난에서 헤어나지 못했다"고 적었다.

    ◇ '폭파병' 문재인,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 후속 작전에 투입

    (사진=블로그 '노창남의 세상 사는 이야기' 캡처)

     

    문 대통령은 북한과 '적 대 적' 관계로 만나기도 했다.

    1976년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는 미군 장교 2명이 북한군에 의해 폭행 당해 사망한 사건, 이른바 '판문점 도끼 만행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공수부대 소속으로 상병 계급을 달고 있었다. 주특기를 '폭파'로 부여 받아 특수전 훈련 때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과정에서 최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도끼 만행 사건의 후속 작전으로 판문점 초소 인근에 있는 미루나무를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당시에는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데프콘'(정규전에 대비해 발령하는 전투준비태세)이 상향돼 준 전시태세였다. 일촉즉발의 상황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저서 <운명>에서 "나무를 자를 때 북한이 제지하거나 충돌이 일어나면 바로 전쟁이 발발하는 상황이었다"며 "최정예 요원들이 미루나무 제거조로 투입되고 나머지 병력은 외곽에 배치됐다"고 회상했다.

    다행히 북한군은 우리 군의 활동을 제지하지 않아 작전이 무사히 완료됐다. 문 대통령은 "그때 잘라온 미루나무 토막은 기념물로 만들어져 '국난(國難)극복 기장(紀章)'이라고 하나씩 나눠줬다"고 했다.

    ◇ '역사적 한컷' 위해 총대 멨던 비서실장

    자료사진

     

    문 대통령은 2007년 참여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비서실장을 하는 동안 가장 큰 일은 남북정상회담이었다"고 할 정도로 많은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당시 많은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노란 선을 넘어서'를 연출하는 데 앞장 서기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방북 방법을 두고 여러 논의가 있던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이 군사분계선 앞에서 내려 걸어가는 모습을 연출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하지만 이벤트를 싫어하는 노 전 대통령은 거부했다. 그런 아이디어를 노 전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한 행정관은 야단을 맞기도 했다고 한다.

    결국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통령이 나섰다. 문 대통령은 책을 통해 "할 수 없이 내가 총대릴 메기로 하고, 대통령이 참석한 실무회의 때 '북측하고 이미 그렇게 하기로 합의를 했다'고 보고드렸다. 그제서야 마지못해 수락했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은 보고 당시에는 북 측과 완전한 협의가 이뤄진 상황은 아니었다. 문 대통령은 "다행히 그 후 북측에서도 군사분계선에 선을 긋고 넘는 것을 동의해줘 허위보고를 면했다"고 뒷얘기를 전했다.

    전쟁이 할퀴고 간 한반도의 상처를 몸소 체험하면서 자란 문 대통령이 비핵화와 평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한몸에 받아 안고 판문점으로 향한다.

    이제 군인도, 비서실장도 아니다. 남측의 대표로써 김 위원장과 마주하는 순간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