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ETRI 제공)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전자책(eBook)을 자동 변환해 들려주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제표준 기술인 이펍(EPUB)을 기반으로 일반 전자책을 시각 장애인이 자유롭게 청취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문화기술연구개발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해당 기술은 '씨(SEA·Sensible E-book with Accessibility)플랫폼'이란 이름으로 상표 등록과 함께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연구진은 특히 올해 국립 장애인 도서관의 도움을 받아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 동안 시각장애인들의 도서 접근 방식은 점자나 음성도서와 함께 시각장애인 전용 도서 '데이지(DAISY)' 등에 불과한데, 그나마 별도의 재가공이 필요해 연간 신간의 4~10% 가량만 제공되어 왔던 게 사실.
ETRI는 최근 발간되는 도서 대부분이 전자책으로도 함께 발간되는 점에 착안해 시각장애인이 보다 편리하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몰두해왔다.
핵심 기술은 변환도구와 저작도구, 리더, 서비스 플랫폼 등 4개로 변환도구는 기존 제작된 도서를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표준 전자책규약으로 변환하는 기술, 또 저작도구는 전자책 제작자가 최초 저작 단계에서부터 표준 접근성 규약에 맞게 전자책을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리더는 전자책을 탐색하고 끊어읽기 또는 연속읽기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전자책 뷰어이고, 서비스 플랫폼은 전자책을 검색하고 다운로드 받아 읽을 수 있게 하는 전자책 제공 서버 개념이다.
시각장애인이 쉽게 책에 접근해 들을 수 있도록 표준규약을 만들어 전체를 플랫폼화한 셈.
연구진은 이와 관련한 전용 '앱'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iOS 단말이나 안드로이드 단말 내 탑재된 스크린 리더 기능과 연동돼 책의 내용을 읽어주는 방식이다.
ETRI 측은 "현재 중학교 수준의 수식이나 표 등의 전달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앞으로 전문 서적까지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시각 장애인들이 고등교육을 마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길연희 과제 책임연구원은 "전자책 유통 회사의 경우 자체 리더 단말기기 없어 장애인의 독서에 애로를 겪고 있다"며 "일반 기업도 장애인 복지를 위해 전자책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관련 기술의 국제 특허 출원과 기술 이전을 비롯해 해외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