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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58주년…배재대 이승만 동상 철거 논란 '재점화'



대전

    4·19혁명 58주년…배재대 이승만 동상 철거 논란 '재점화'

    대전시민사회단체, 이승만 동상 철거 운동 시작

    대전시민사회단체들이 만든 철거계고장이 세워진 배재대 이승만 동상 (사진=김미성 기자)

     

    배재대 교정에 세워진 배재학당 출신 이승만 전 대통령의 동상이 또다시 철거 논란에 휩싸였다.

    배재대에 처음으로 이승만 동상이 세워진 것은 지난 1987년.

    하지만 몇 달 뒤인 6월 항쟁 과정에서 동상은 철거됐다.

    이어 학교 측이 동상을 다시 세웠고, 학생들은 달걀과 페인트를 끼얹으며 철거 운동을 했다. 그 결과 지난 1997년 또다시 철거됐다.

    대전시민사회단체들은 "학교 측은 2008년 학생들과 교수들의 반대에도 세 번째 동상을 다시 학교에 세웠다"고 주장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들이 이승만 동상 철거를 촉구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미성 기자)

     

    대전시민사회단체들은 제주 4·3항쟁 70주년, 4·19혁명 58주년을 맞아 19일 오전 배재대 앞에서 이승만 동상의 철거를 촉구하는 합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승만은 공과가 있지만 누가 봐도 공보다는 과가 훨씬 큰 인물"이라며 "이승민이 민족반역자, 민주반역자인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시정부 의정원(현 국회)은 불신임안 가결에 이어 1925년 이승만을 탄핵했다"며 "직무유기와 업무 태만, 파벌 짓기와 갈등조성이 탄핵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민사회단체는 또 "수만 명의 제주도민을 희생시킨 4·3 학살과 대전 산내 골령골 등 한국전쟁 시기 100만 명의 민간인학살을 지시한 인물"이라며 "헌법이 정한 절차조차 지키지 않고 개헌으로 장기집권을 꾀했고 부정선거로 민주주의를 짓밟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3·15부정선거로 촉발된 마사의거와 4·19혁명 시위대에게 발포해 수천 명의 사상자를 냈다고도 전했다.

    배재대학교민주동문회 오광영 회장은 "학내에 쓰레기가 비치돼 좋은 봄날에 수고스러움을 겪게 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김경희 대전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기자회견문에서 "배재대에 묻는다"라며 "이승만 동상 앞을 매일 오가는 학생과 교직원 중 머리 숙여 존경심을 표현하는 사람이 있느냐. 대학 측에서 먼저 동상을 철거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대표는 또 "배재대 학생들에게 정중히 호소한다"며 "배재고 선배 학생들이 민주주의를 외쳤던 4·19 그때처럼, 동상을 쓰러트렸던 87년 6월 항쟁 당시 배재대 선배들처럼 학교 안 우상을 치우는 일에 나서달라"고 했다.

    배재대 재학생이자 충청평화나비네트워크배재대모임 대표인 이해솔씨는 "제주 4·3의 주된 책임자·가해자이자 민족반역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이승만은 배재대의 가장 불명예스러운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더는 이승만 동상이 교정에 남아 있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배재대 교정 이승만 동상을 찾아 직접 만든 철거계고장을 동상 옆에 세워뒀다.

    철거계고장에는 "귀하는 국민이 주권자인 민주주의 공화국인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들이 건전한 상식과 역사의식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도 심각한 가치관의 혼란과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덕성을 함양하는데 엄청난 지장을 초래하는 이승만 동상을 자진 철거하길 바란다"고 쓰여있다.

    단체는 향후 배재대이승만동상철거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배재대 학내 구성원들과 연대, 릴레이 또는 징검다리 1인 시위 등을 계획 중이다.

    배재대 학생들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이건희(21)씨는 "입학 전부터 이승만 동상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며 "역사 속에 오명을 남긴 사람인데 철거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준영(20)씨 역시 "인터넷을 통해 이승만 동상이 철거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며 "영상을 보며 안 좋은 생각이 들었는데 철거되면 좋겠다"고 했다.

    한편, 이승만 동상 철거 논란에 대해 배재대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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