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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조기검진 '있으나마나'…도움 '하늘의 별따기'



사건/사고

    치매 조기검진 '있으나마나'…도움 '하늘의 별따기'

    [치매 사각지대①] 초기 치매환자 투신하는 일도…비극 막아야

    충북 청주 치매 모자 사망 사건과 같이 상당수의 치매 환자들이 여전히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CBS는 치매 관리 사각지대에 방치된 노인들의 실태와 원인, 대책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점검해 보는 연속 기획보도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치매 사각지대
    ①조기검진 '있으나마나'…도움 '하늘의 별따기'
    (계속)


    (사진=자료사진)

     


    18일은 첫 번째 순서로 치매 노인 관리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봤다.

    ◇ 조기 검진 '있으나 마나'

    지난달 12일 치매에 걸린 70대 어머니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40대 아들은 치매의 공포를 오랜 시간 홀로 감당해야 했다.

    노모가 중증 장애로 인해 기본적인 치매 진단조차 받지 못하면서 의료비 지원이나 장기요양서비스 등은 '그림의 떡'이었다.(관련기사 CBS 노컷뉴스 18. 04. 17 40년 효자 패륜범된 사연…치매 간병 살인 비극)

    실제로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치매 선별 검사를 받지 않은 노인이 무려 84%에 달했다.

    전체 노인의 무려 22%가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경도인지장애환자로 추정되고 있지만 사실상 조기 검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준환 충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치매 판정을 받더라도 경증의 경우 실질적인 혜택이 없어 검진을 굳이 받지 않기도 한다"며 "아예 이런 검사가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17일 청주의 한 아파트에서는 초기 치매 증상을 보였던 60대 노인이 치매센터에 도움의 손길 한번 뻗쳐보지 못한 채 투신해 숨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초기 치매 증상을 보여 자녀와 함께 살게 됐지만 우울증이 함께 찾아왔던 것으로 보인다"며 "진단조차 받기 전에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실질적 도움 '하늘의 별 따기'

    조기 검진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치매 판정을 받아 주변의 도움을 받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2016년 기준으로 치매 선별 검사를 받은 노인 가운데 실제 치매 판정을 받는 경우는 단 2%에 불과했다.

    게다가 치매 판정을 받더라도 치매 전문 병동을 갖춘 병원이 없는 시.도가 서울과 부산 등 무려 6곳에 달하고 있다.

    장기요양서비스를 받는 환자도 전체 치매 환자의 단 36%에 그쳐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결국 치매 환자를 감당하는 부담은 오로지 가족들의 몫이다.

    2016년 기준 치매환자 1인당 연간 평균 관리비용은 2054만 원, 중증 환자는 2배 이상 많은 3220만 원에 달했다.

    도내 한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검진비와 치료약제비는 소득 수준에 따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중증의 경우에는 비용이 많이 들다보니 정부 차원에서 본인부담률 자체를 낮추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방치된 치매 노인 늘어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홀몸 노인의 증가 등으로 최근 치매 환자들이 각종 사건사고에 노출되는 경우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치매노인 실종 건수는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며 지난해 무려 1만 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아직도 실종 대책의 하나인 배회감지기나 인식표 발급은 고작 치매환자의 3% 수준에 불과하다.

    충북에서도 지난해 263명의 치매 노인이 실종됐지만 배회감지기나 인식표 발급 환자는 단 2%뿐이었다.

    최근에는 치매 노인을 대상으로 한 범죄까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진천에서는 이웃집 치매 할아버지의 통장에 있는 전 재산을 가로챈 50대가 구속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치매 노인을 이용한 범행은 사실상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며 "치매노인 공공후견제도 등 별도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시는 청주 치매 모자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치매 관리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보다 촘촘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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