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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변호사는 '우주급(?)'…오사카 총영사 청탁 전말



정치 일반

    드루킹 변호사는 '우주급(?)'…오사카 총영사 청탁 전말

    해당 변호사 "일체 경공모에 관여하지 않았다" 주장

    (사진=자료사진)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에 자신의 '지인'을 집요하게 추천했고,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의 '인사청탁'을 못이기고 청와대에 전달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따라 정권때마다 반복돼온 재외 공관장 자리를 이용한 '보은 인사' 논란이 또 일고 있다.

    특히 드루킹은 총영사로 추천한 인사가 대형로펌의 변호사로 알려지면서 드루킹과 해당 변호사의 관계는 물론, 청와대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왜 재외공관장 인사를 이미 확정해 놓고도 그 변호사를 면담했는지도 의문이 일고 있다.

    드루킹이 김경수 의원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것은 대선이 끝난 직후인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대선이 끝난 후) 드루킹이 의원회관으로 찾아와서 자기들이 인사추천을 하고 싶다며 (해당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고, 이런 전문가라면 될지 안될 지는 모르지만 전달은 할 수 있겠다고 말하고 청와대 인사수석실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원 댓글조작 연루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그러나 김 의원은 지난 연말을 전후해 해당 변호사의 오사카 총영사 발탁이 어렵다는 점을 청와대로부터 통보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연말이 되기 전, 오사카 총영사는 자리가 일반 인사와 달리서 규모도 크고 최소한 정무적 경험이나 외교적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 변호사 분이 그런 점에서 모자라기 때문에 어렵다라고 드루킹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김 의원이 내부적으로 청와대를 통해 오사카 총영사 인사에 대한 얘기를 들은 시점이 인사 확정시기 보다 두 달 가량이나 앞선다. '비선'이 아니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와 외교부가 오사카 총영사를 포함된 '2018 춘계 공관장'을 확정하고 언론에 엠바고(보도 유예)를 건 시점은 지난 2월 26일이었다.

    어쨌든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해당 변호사의 오사카 총영사 발탁이 어렵다고 통보를 받자마자 드루킹은 올 1월부터 크게 반발한다.

    드루킹은 지난 1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대화방에서 회원들에게 "우리가 1년 4개월간 문재인 정부를 도우면서 김경수 의원과 관계를 맺은 건 다 아실 것"이라며 "김경수 의원에게 제가 대선 승리 전 두어 번 부탁한 게 회원분들을 일본 대사로, 또 오사카 총영사 자리도 요청했다"고 썼다.

    이어 "김 의원이 그 자리는 외교 경력이 풍부한 사람이 해야 돼서 못 준다고 했다"며 "외교 경력이 없는 친문(親文) 기자 나부랭이가 오사카 총영사로 발령받으면…경공모 회원 전체를 속이고 거짓말을 확인하는 순간 날려줘야죠. 과연 그럴만한 배짱이 있는지 지켜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드루킹이 지칭한 외교경력이 없는 '친문기자'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을 맡았던 오태규 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실장을 일컫는다. 그는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돼 현재 부임한 상태이다.

    드루킹은 사이트에서는 물론 김경수 의원을 상대로도 "요구 안을 안들어주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식으로 요구 강도를 높여갔다. 이를 김 의원은 "반 협박성이었다"고 표현했다.

    김 의원은 "(드루킹이) 문재인 정부에 등 돌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겠다며 반 위협을 해서 황당하기도 했고, 도저히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어 사실 거리를 뒀다"고 말했다.

    올 2월에는 드루킹이 의원회관으로 아예 김 의원을 찾아오기까지 했다.

    그 만남 이후 김 의원은 "오사카 총영사를 반드시 보내달라고 무리하게 계속 요구를 해서 '아, 이거는 안되겠다'라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에 이런 내용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청와대는 김 의원의 말을 전해 듣고 "백원우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이 지난 3월 청와대 연풍문 2층에서 드루킹이 추천한 해당 변호사를 직접 만났다"고 확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백 비서관이 변호사에게 와달라고 해서 1시간 가량 만났는데 여전히 인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하여튼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청와대 설명은 이미 2월 26일 오사카 총영사 인사 내정을 확정했기 때문에 앞뒤가 맞지 않는다. 적합 여부를 판단할 시점이 지났기 때문이다.

    이런 정황으로 볼때,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백원우 비서관에게 '다른 목적으로 한 번 만나 해결해줄 것을 오히려 요청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든다.

    드루킹의 '반협박'으로 전전긍긍하며 시달리고 있던 김경수 의원이 백원우 비서관에게 뭔가 다른 해결책으로 'SOS'를 쳤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관련 "오사카 총영사가 이미 내정된 상태에서 (백 비서관이) 드루킹 변호사를 총영사로 내정하기 위해 만났다는 건 말이 안된다"며 전날 "1시간 가량 적합한지 여부를 따져봤다"는 전날 발언과는 다른 얘기를 했다.

    오사카 총영사는 일본 판 '뉴욕 총영사'로 비견된다. 전 세계적으로 교민이 가장 많은 곳 같운데 하나여서 총영사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지역 중 하나다.

    또 LA총영사 등 주요 총영사관들은 정권이 새로 들어설때마다 낙한산 인사들이 내려오면서 '보은 인사' 논란을 낳곤 했다.

    한편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강력하게 밀었던 해당 변호사와 드루킹 간의 관계에도 의혹이 쏠리고 있다.

    드루킹이 자신의 영향력을 회원들에게 과시하기 위해 김경수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를 강력하게 요구했지만 왜 하필이면 대형로펌의 해당 변호사였는지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알려진게 없다.

    '경공모' 회원들에 따르면 드루킹은 회원들은 5단계로 나눠 관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입회원 처럼 가장 낮은 등급은 '노비'로 불렸고, 제일 높은 등급은 '우주'로 분류했다. '노비'부터 '우주'까지 모두 5등급으로 분류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해당 변호사가 경공모 내에서 '우주급 인사'였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해당 변호사는 이날 오후 "자신은 일체 경공모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본인 입장문을 냈다.

    이 변호사는 "저는 드루킹 씨와 2009년 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로 경공모라는 단체의 취지에 공감하여 회원으로 활동해 왔다. 회원으로 경공모가 추최하는 강연이나 모임 등에 참석해 왔으나 2017년 4월 이후에는 강연이나 모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그 후 경공모의 활동에 대하여는 잘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2017년 말 드루킹씨가 저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하기에 다소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드루킹 씨는 저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겠다고 미리 저와 상의한 사실이 없다. 드루킹씨는 제가 일본에서 유학하였고 일본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만일 저를 추천하였다면 이는 저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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