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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시

    역대 최단명 금감원장, 사라지는 개혁동력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감원이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김 원장은 16일 저녁 "본인은 선관위 결정을 존중해 즉각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날 오후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저축은행 대표 10여명과 예정했던 간담회를 마치고 금감원 청사에서 퇴근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전해 듣고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김 원장의 이른바 5000만원 '셀프 후원' 의혹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앞서 김 원장은 19대 국회의원 임기 말이었던 지난 2016년 5월 민주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 미래'에 자신의 정치자금으로 5000만원을 기부했고, 자유한국당은 실정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셀프 후원'을 포함해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은 외유성 해외출장 등 김 원장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국회의원 시절 문제 되는 행위 중 어느 하나라도 위법이라는 객관적인 판정이 있으면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김 원장이 지난 2일 취임한 지 불과 2주 만에 불명예퇴진을 하게 되자 금감원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김 원장은 취임 당시 "금감원이 금융소비자 보호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약탈적 대출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높은 예대금리 차이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은행의 영업행태를 비판했다.

    그런가 하면 "금감원의 정체성을 바로 하고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말해 금융위원회의 집행기구쯤으로 여겨지는 금감원의 위상을 높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최초의 정치인 출신 금감원장으로서 금융개혁의 적임자라는 임무를 부여받고 임명된 김 원장은 역대 최단명 금감원장이라는 오명만 남긴 채 물러나게 됐다.

    문재인정부는 정부 출범 뒤 개혁이 가장 지지부진한 분야로 금융을 지목하고 개혁의 전도사로 김 원장을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던 만큼 김 원장의 조기퇴진은 개혁동력의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전임 최흥식 원장이 채용비리 연루돼 6개월 만에 물러난데 이어 김 원장마저 불명예퇴진을 하게 되자 금감원은 동요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최 전 원장은 하나금융 사장 시절인 지난 2013년 대학동기의 아들이 하나은행에 입사 지원을 사실을 해당부서에 알려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달 사퇴했다.

    최 원장은 사퇴하면서 "하나은행 인사에 간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금감원 검사 결과 최 전 원장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가 점수 미달에도 불구하고 서류전형을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원장이 있든 없든 기존에 하던 일을 체계적으로 차질 없이 수행해야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일이 손에 잡히겠냐"며 "당장 조직을 추스르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들 보는 눈이 높아져서 다음 원장을 구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원장 공백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금융에 대한 식견과 능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높아진 인사기준을 통과할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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