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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값 줄줄이 인상논란…"괘씸한 행태"vs"최저임금 올라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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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값 줄줄이 인상논란…"괘씸한 행태"vs"최저임금 올라 불가피"

    시민단체 "독과점들의 담합" vs 멀티플렉스 "인건비만 100억 상승"

    영화관람료 가격 인상을 두고 CJ CGV(이하 CGV), 롯데시네마 등 대기업 멀티플렉스 업체들과 시민단체들이 끊임없이 마찰을 빚고 있다.

    지난 6일 CGV를 필두로 오늘(13일) 롯데시네마까지 영화관람료를 1천원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참여연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이 이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참여연대는 멀티플렉스 업체들의 시장독점적 위치에 따른 부당한 공동행위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비롯한 12개 업체들은 가격 인상 요인으로 내세운 물가상승률 대비 적은 영화관람료 상승률 등의 근거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영화관람료를 인상해 변동된 가격 정책은 간단하다.

    CGV의 경우를 보자. CGV는 현재 주중과 주말, 여기에 시간대와 좌석별로 가격을 차등해 영화관람료를 받고 있다.

    성인 관객이 주중 프라임 시간대(16시~23시) 스탠다드 좌석에서 2D 영화를 관람하면 1만원을, 날짜만 주말로 바뀌면 1만 1천원을 영화관람료로 지급해야 한다.

    롯데시네마 또한 주중과 주말, 시간대 별로 가격을 차등하고 있다. CGV의 좌석차등제 대신 시간대를 더 세분화해 가격을 책정했다. 좌석의 경우 앞좌석인 A열만 조조 상영을 제외한 시간대에 1천원을 할인해준다.

    성인 관객이 주중 프라임 시간대(13시~23시)에 2D 영화를 볼 경우에는 1만원이, 날짜만 바꿔 주말 동일한 시간대에 영화를 본다면 1만 2천원이 필요하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CGV 명동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CJ CGV 영화 관람료 인상'을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 시민단체 "시장 독점한 멀티플렉스…공정위 신고할 것"

    '1천원 인상이 대수인가'라는 여론도 있을 수 있겠지만 시민단체들은 이것이 극장산업 점유율 90% 이상의 독점적 위치를 가진 기업들의 가격 정책이기 때문에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13일 CBS노컷뉴스에 "멀티플렉스 업체들은 2014년에 영화관람료를 1천원 인상했고, 2016년에는 좌석별, 시간별 차등제 정책을 시행해 실질적인 가격 인상을 이뤘다. 그리고 올해 또 한 번 1천원 영화관람료를 인상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CGV가 올리면 롯데시네마가 올리고 뒤이어 메가박스가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것은 이전부터 계속돼왔다. 멀티플렉스 3사가 90% 이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황상 담합으로 보이는 가격 인상을 반복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이것을 부당한 공동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가격을 인상하는 시기 또한 문제점으로 꼽았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제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한다. 관객들이 몰릴 만한 시점에 앞서서 가격을 맞춰서 올리는 것 또한 괘씸한 행태"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이번에도 3사가 동일하게 가격을 인상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들 업체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비롯한 12개 시민단체들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CGV가 가격인상 정책 이유로 주장한 '물가상승률 대비 적은 영화관람료 상승률'에 대해 반박을 펼쳤다.

    이들은 "CGV가 설정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살펴보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3%이고, 평균 영화관람료 상승률은 1.98%이지만 분석 기간을 2013년부터 2017년까지로 설정해보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5.0%이지만 평균 영화관람료 상승률은 9.9%"라고 설명했다.

    목동 CGV 영화관의 풍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 멀티플렉스 "인건비 상승, 시설투자비 등 불가피"

    가격 인상 시마다 지속적으로 제기된 강도 높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멀티플렉스 업체들은 영화관람료 인상에는 많은 복잡한 원인들이 얽혀있다고 주장한다.

    물가상승률은 둘째로 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에 따른 임대료 인상, 최저시급 인상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장비와 좌석 교체에 수시로 발생하는 시설투자비 등이 주된 이유다.

    한 멀티플렉스 업체 관계자는 "아마 영화계에서도 영화관람료가 오르는 것에 대한 암묵적인 인지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사실 이렇게 반발을 받으니 누가 언제 먼저 올리느냐의 문제였다"면서 "실제 1천원에서 극장이 가져가는 건 450원 제작사가 550원을 가져간다. 여기에서 제휴 할인 등을 하고 나면 200원 정도가 떨어져 인상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가격 인상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올해 우리 업체의 경우 연간 100억 이상 인건비가 오를 것으로 추산됐고, 극장은 대개 접근성이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건물 임대료 상승은 말할 것도 없다. 관객들 눈높이는 계속해서 높아져 이제는 3년만 지나도 극장이 노후돼보여 다시 리뉴얼을 해야한다. 여기에 장비가 최신으로 나오면 계속 투입해야 되니 시설투자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물가상승률과 영화관람료 상승률 자체를 비교하는 것이 어렵다는 입장 또한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극장은 의식주와 관련한 밀접한 사업이 아니고, 문화사업이다. 선택의 부분이지 필수는 아니라는 거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이 극장 가는 것을 즐기는 문화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생활 물가가 관리되지 않는 상황에서 영화관람료만 부각되는 지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 시민 "관람료 인상=서비스 향상? 지켜지지 않는 약속"

    영화관람료가 상승될 때마다 멀티플렉스 업체들은 더 나은 시설 투자와 서비스 향상을 약속하지만 CGV RVIP(VIP 등급 2단계) 고객인 이주영(33) 씨는 영화 매점 가격부터 영화관의 좌석배열, 스크린 배정까지 지속적으로 불편함을 느껴왔다.

    김 씨는 "영화보면 딱 영화만 보고 나오나? 영화값에 팝콘 콤보 가격이 기본 7천원이다. 매점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다"라면서 "가격을 인상한만큼 시설투자면에 더 신경을 쓴다는데 수많은 상영관을 가본 내 경험상 관람료를 더 받기 위해 1열을 더 넣는 '꼼수' 상영관들이 눈에 거슬리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예를 들어 CGV 용산 아이맥스관도 규모가 커서 600석 이상인데 영화를 잘 볼 수 있는 좌석은 극히 적게 한정돼 있다. 아이맥스관 좌석에 비싸게 지불하는 가격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며 "여기에 좌석차등제라고 가격을 또 나눠 버리는데 솔직히 프리미엄 사이드 좌석은 그게 프리미엄인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크린 배정에 대해 "더욱이 규모가 작은 영화들은 완전히 조조 아니면 심야라서 원하는 시간대조차 선택이 불가하다. 완벽하게 쾌적한 환경으로 관리되는 것도 아니면서 왜 관객들 선택권을 마음대로 조정하려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식이면 3D 영화가 아닌 이상 IPTV로 영화를 보는 게 편하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사태를 바라 본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시장 독점 구조가 있다면 사기업의 일반적인 가격 인상과는 다른 측면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기업의 가격 인상 결정에 대해 비판하기는 어려운 문제지만 독과점 구조라는 특이점이 있어서 시장에서 소비자가 선택으로 기업의 행위를 견제하기 어렵다면 시민단체나 언론이 나서서 자의적으로 경영하지 않도록 지적하고 견제하는 행위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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