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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게 '주한미군 주둔'이란? "친구가 가지고 있는 칼"



통일/북한

    북한에게 '주한미군 주둔'이란? "친구가 가지고 있는 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北 국교 수립 전제로 주한미군 용인 가능할 것

     

    "적이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나한테 위험합니다. 하지만 친구가 위험한 물건, 이를테면 칼을 가지고 있어도 위험할까요?"

    국가정보원 산하 국책기관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기동 부원장은 주한미군 철수 부분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이와 같은 은유법으로 설명했다.

    북한이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가진 상태에서야 주한미군이 위험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위험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말이다.

    이 얘기는 곧 미국과의 관계에 대한 정상화, 국교 수립을 전제로 했을 때 주한미군은 친구가 가지고 있는 위험한 물건이므로 용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 부원장은 따라서 북한이 전략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라는 '무모한 목표'를 취하기 보다, 국교 정상화를 통한 주한 미군의 무력화를 주장하지 않겠느냐는 주장을 펼쳤다.

    ◇ 北 국교 수립 전제로 주한미군 용인 가능성 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1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 회의 특징 분석'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날 한 언론사에서 북미정상회담 논의 상황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북-미간 실무 접촉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았다는 보도와 관련, 북한의 입장을 분석·전망했다.

    이기동 부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 때도 김정일 위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면서 "주한미군 철수 부분에 있어선 북한의 입장은 이미 정리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있어서도 국교 정상화에 대해 북한이 굉장히 관심을 많이 기울일 것"이라면서 "대미 요구조건 우선순위에 있어서도 앞순위로 당겨질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는게 이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북한의 용인 가능성"이라고 강조했다.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 北 2016년 이어 최근에도 "6자회담은 죽었다" 발언

    북한은 2016년에 이어 최근에도 "6자회담은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0~21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남·북·미 '1.5트랙(반관만민)'대화에 한국 단장으로 다녀온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북한이 6자회담은 죽었다는 표현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 직무대행으로 구성된 북측 대표단 가운데 누가 이런 언급을 했는지는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원장은 "6자회담은 죽었다고 했다. 끝났다는 말"이라면서 "북한은 과거처럼 6자회담, 중국의 중재를 통해 앞길을 모색하는 게 아니라 한국 정부가 중간에 있고, 나아가 미국과 관계 개선에 따른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북한의 새로운 길이 아닌가. 그래서 북한이 진정성 있게 나선다고 해석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당시 회의에서) 북한이 오래, 여러 차례 말한 것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우려였다"며 "지금은 해소됐지만 헬싱키회의 때만 해도 트럼프를 어떻게 믿느냐, 북미정상회담 안 한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 한국 정부가 나서서 노력해 달라"는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고 소개했다.

    ◇ 북미 협상 담당자, 최선희 외무성 부상 역할 증대될 것

    앞서 2년 전인 2016년 한·미·일 대표들이 베이징에서 열린 '미니 6자회담'에서도 북한은 "6자회담은 죽었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북한 측 대표로 참석한 당시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북한의 추가적 탄도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해 강한 비판을 받은 뒤 '핵-경제' 병진 노선의 정당성을 재차 천명하면서 "6자회담은 죽었다"며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같은 발언을 한 최선희 부국장은 현재는 북한 외무성 부상으로, 북미 협상 담당자로 주목 받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이기동 부원장은 "최선희는 오랫동안 이쪽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 역할이 대미 관계에 있어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화 실종 기간이 장기화됐기 때문에 과거의 대화 채널 창구를 맡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거나 병들어 2선으로 후퇴해 대미 외교 채널 공백이 큰 상황에서 최선희가 그 공백을 메워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변상정 북한연구실장 역시 "최선희는 영어가 탁월해 네이티브 수준"이라며 "회담 파트너인 미국 인사들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로, 전통적 외교관 훈련을 받아 외교적 감각이 뛰어나고 유연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변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선 최선희를 키우고 있다고 본다"며 "비밀 병기 수준으로 북미정상회담에서 굉장히 큰 역할 할 것으로 파악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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