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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준우 아빠 "이제, 아이들 희생 헛되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경남

    세월호 준우 아빠 "이제, 아이들 희생 헛되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인터뷰] 세월호 희생 단원고 이준우군의 아빠 이수하씨

    -국가적폐 들춰지는 계기, 국민들의 촛불…희생 헛되지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면담 때 아이들 희생 헛되지 않게 해달라 요청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이없고, 우리가 순진했던 것
    -7시간 행적, 짐작은 했지만 이정도 일줄은 몰라
    -수많은 고위공무원들은 무엇을 한 것인지…국민들이 불쌍

    -특조위 방해 황전원 위원 다시 등장한 것은 국민들 낮게 보는 것
    -세월호 침몰되는 장면 계속 방송…유족들에게는 굉장히 싫은 장면
    -선체 활용, 공익적 목적 크겠지만 희생자 가족은 보는 것 자체가 힘들어

    -시간 지나면 나아질거라 생각했지만 4년 지나도 늘 보고싶어
    -사고초기 대책위 활동에 바빠 아내 따뜻하게 감싸주지 못해 미안
    -엄하게 키운다고 회초리 들었던 준우에게 너무 미안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이수하 씨 (세월호 유족 이준우 학생 아버지)

     



    ◇김효영> 세월호 참사 4년이 됐습니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의 부모님 한분 만나봅니다. 이준우 군의 아버지 이수하 선생님 만나봅니다. 나와 계십니까?

    ◆이수하> 네, 안녕하세요. 이수하입니다.

    ◇김효영> 먼저 부모님의 건강은 좀 어떠십니까?

    ◆이수하> 특별한 증상을 가지고 아프거나 그런 것은 없고요. 그동안 여러 차례 병원 진료를 가봤는데 의학적으로 나타는 증상은 없는데, 괜히 아프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러 가고 그런 경우가 있습니다.

    ◇김효영> 아버님은 사고 이후에 생업에 종사하시기도 쉽지 않았을텐데요.

    ◆이수하> 예. 한 1년 정도는 진상규명활동 때문에 계속 쫒아 다녔고요. 저희한테는 또 남은 자식이 하나 있거든요. 그런 문제에서 고민을 많이 했죠.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돌보아야 할 가족이 있다는 것도 고민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1년 정도 지나서 일상으로 복귀를 해서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김효영> 그러시군요. 4년이 지났고, 그 동안에 많은 일들 있었습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이 되었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이수하> 제가 2014년 5월에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처음에 했었어요. 그때는 워낙 저희가 절실하게 요구할 사항들이 있어서 요청을 하고 해서 면담이 이루어졌는데, 제가 제일 서두에 박근혜 대통령께 이렇게 요구를 드렸죠. ‘우리 아이들은 이미 희생된 아이들인데 이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해 달라’.

    저는 아이들의 희생이 덧없이 없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대통령께 그런 부탁을 드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너무 어이없죠, 뭐. 부탁해야 될 대상도 내가 보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고 또 그런 부탁이 지켜지지도 않았고. 굉장히 실망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그런 기간들이.

    ◇김효영> 그 때 박 대통령의 답변은 무엇이었습니까?

    ◆이수하> 어떤 확신을 주지는 않았어요. 확신에 찬 진상규명을 해주겠다. 또는 그런 것에 대한 담보는 없는데 조금 두루뭉술하게 표현을 했죠. 뭐 정치적인 수사를 쓰면서. 그리고 저희가 좀 순진했던 거죠. 그런 것 자체가.

    ◇김효영> 그 말만 듣고 잘 해주시겠거니 믿으신 거군요.

    ◆이수하> 그렇죠.

    ◇김효영> 그런데, 최근에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당일에 무엇을 했는지 검찰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침실에 있었고, 이미 배가 전복된 후에서야 보고가 됐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이수하> 대부분의 국민들이 대통령이 제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을 거라는 그런 추정은 할 수 있었거든요.

    ◇김효영> 짐작은 했습니다.

    ◆이수하> 그렇죠. 짐작은 했었는데 이정도 일 줄은 몰랐고, 더군다나 우리나라는 시스템이 작동되는 국가잖아요? 그런데 대통령이 그런... 대통령도 물론 크게 잘못되어 있지만 그 밑에 많은 고위공무원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는 것은.

    예를 들어서 이게 세월호 침몰이 아니고 북한이 도발을 해오는 사태였다. 그럼 나라가 어떻게 되었을 것 같습니까. 제가 보기에는 이거는 나라가 아닌 거죠. 사실은. 그 밑에 많은 장, 차관들 그리고 높은 분들이 그런 상황에서 대통령 입만 쳐다 보고 있었다? 그건 국민들이 불쌍한 것 아닌가요?

    ◇김효영>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 밑에 그 많은 고위관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는 말씀. 맞습니다. 이제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야길 해보겠습니다. 과거 특조위 조사를 방해한 것으로 지목이 되고 있는 황전원 위원이 여전히 활동을 계속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유족들은 크게 반발을 하고 있습니다.

    ◆이수하> 저도 초기에 집행부에 있으면서 정치권에 있는 분들하고 계속 협상과정에 참여를 했었거든요. 그런데 얘기를 해보면 진짜 진정어린 협상들이 아니었어요. 그냥 당의 이해타산이라든가. 유불리 이런 것을 먼저 따지지. 그 목적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이나 협의가 아니었던 거죠. 굉장히 아이들의 희생이 좀 불쌍하다고 할 정도로 더럽습니다. 그 행태들이.

    ◇김효영> 크게 실망하셨군요.

    ◆이수하> 그렇죠. 그리고 황진원이 같은 이 분은 뭐 교육학 박사 출신이라든가.

    ◇김효영> 교총 대변인 출신이시죠.

    ◆이수하> 예. 거기다 교육학 박사까지 가지고 있는 이런 분들이, 소위 현장에서 일어났던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 조사를 방해하고. 그런 이력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또 이렇게 등장을 해서 한다는 게 국민들을 너무 낮게 보는 게 아닐까요?

    ◇김효영>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고 또 대통령의 의지도 있으니까, 과거와 비교하면 지금의 특조위 활동은 좀 더 기대를 해봐도 되지 않을까요?

    ◆이수하> 그렇죠. 저희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 계속 싸워왔던 거고. 일단은 지금 현행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이 이거밖에 없기 때문에. 이 방법 말고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잖아요.

    ◇김효영> 그렇군요. 지켜보도록 하고요. 지금 세월호는 옆으로 뉘여져 있는데 이제 바로 세워지겠죠. 그리고 활용방안도 지금 논의가 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이 세월호 배가 어떻게 보존이 되고 어떻게 활용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십니까?

    ◆이수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 4주기가 즈음해서는 방송에서 세월호 최초의 침몰상황들을 많이 내보내잖아요? 그런데 저희들은 4년 동안 그 모습을 계속 봐왔고, 세월호가 아마 가족들한테는 그게 굉장히 싫은 장면 중에 하나에요. 그게 사실은.

    ◇김효영> 배가 침몰되는 장면.

    ◆이수하> 그 속에 우리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그 순간을 계속 떠올리게 되거든요.

    ◇김효영> 그럴 수밖에 없겠습니다.

    ◆이수하> 그래서 저는 방송국에 또 항의를 해볼 생각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게 어떤 공익의 목적이 더 크다 그러면 가족들이 감수해야 되는 것 아닌가? 이 생각도 하기는 했어요. 했는데 배 문제도 사실은 그 배를 보존한다는 문제는 공익의 목적, 교육적인 목적이 더 크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희생자 가족이라든가 연관되어있는 사람들은 그 형태를 보는 것 자체가 사실은 쉽지만은 않거든요.

    가족들의 생각도 조금 개입이 되어야겠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야 될 정부 기관에서 공익 목적이 더 크거나 이렇다면 그렇게 가는 거죠.

    ◇김효영> 공익적인, 교육적인 목적. 우리 사회의 안전시스템을 강화하는 그런 계기로 활용이 된다면 막을 수는 없지만, 우리 엄마, 아빠들의 입장에서는 그 배를 보는 것 자체가 너무나 큰 고통이라는 거죠. 그 속에서 힘들어 했을 아이들 생각이 나니까.

    ◆이수하> 그렇죠. 그걸 볼때마다 그런 것을 떠올리게 되고 계속 그럴 텐데...

    ◇김효영> 그렇군요. 유족들 입장에서는 그럴 수가 있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준우 이야기를 좀 해보죠. 준우가 지금 자랐으면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그렇죠?

    ◆이수하> 예.

    ◇김효영> 지금 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준우가 꿈꿨던 것, 그런 걸 생각을 해보신다면?

    ◆이수하> 걔가 물리학이나 이런 쪽으로 좀 관심을 많이 두고, 목표를 한양대 물리학과 이런 쪽으로 계획을 잡아놨더라고요. 그래서 수학 같은 경우는 굉장히 잘했어요. 나중에 알았죠. 저는 사실 아직도 컴퓨터 게임에서 못 벗어나있네 이정도로 생각을 하고 관심 있게 보지를 않았었는데. 참 아빠가 많이 몰랐구나 이 생각이 듭니다.

    ◇김효영> 지금쯤이면 원하는 학교에 가서 원하는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을텐데.
    4월이면 더 많이 보고싶으실텐데…

    ◆이수하> 뭐… 자주 보고 싶죠. 자주. 이게 망각,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잊어버리겠지. 이렇게들 얘기하는데 그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어요.

    ◇김효영> 그러지 않을 것 같다.

    ◆이수하> 예, 저희도 이제 시간이 지나면 조금 뭐 생각이 가벼워지거나 조금 좋아지지 않겠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4년 정도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그러지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보고싶다는 생각은 늘 이렇게 생기더라고요. 평상시에도.

    ◇김효영> 당연하죠. 당연하죠. 평소에 늘 보고 싶으신 겁니다. 준우 동생은 몇살입니까?

    ◆이수하> 네. 태준이라고 세 살 터울로 하나 있습니다.

    ◇김효영> 동생이군요. 태준이는 형에 대해서 어떻게 기억을 하고 있습니까?

    ◆이수하> 음... 많이 혼났어요. 형하고 세 살 정도 터울이다 보니까. 형은 좀 모범생에 가까운 애였고 태준이는 조금 개구쟁이, 놀기 좋아하고 이러다보니까. 뭐 공부하는 문제부터 해서 준우가 간섭을 많이 했죠. 그리고 엄마아빠가 어릴때부터 맞벌이를 하고 이런 과정이 있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형이 약간의 보호자 역할을 했었거든요. 그러다보니까 지금도 형에 대해서는 뭐 꿀밤 맞는 얘기를 간혹 하고.

    ◇김효영> 혼났던 이야기. 끝으로, 준우와 가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있으십니까?

    ◆이수하> 준우 엄마, 집사람한테 할 얘기가 많아요. 사고 초기에 제가 진도 팽목항에서부터 계속 대책위 활동을 하느라고 바깥에서 활동을 많이 했어요. 바지선에 올라가 있다든가 수색현장에 계속 있다든가.

    또 올라와서는 진상규명 활동 때문에 계속 대책위에서 밤을 새고 들어가거나 이런 일들이 많다 보니까, 그때 당시에 집사람도 굉장히 힘들고 심리적으로 어려웠을 텐데. 제가 옆에서 좀 따듯하게 감싸주고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거든요.

    그런 것들이 계속 마음에 걸리고 미안하더라고요. 언젠가는 좀 그런 얘기를 좀 대놓고 하고 싶은데 아직 못했습니다.

    준우한테는 늘 제가 보고 싶은 것 이상으로 미안한 게 많아요. 살아있을 때 좀 엄하게 회초리도 들었고 공부만 해야 된다는 그런 가부장적인 행태들을 많이 보여 가지고… 좀 친구처럼 살갑게 해주지를 못 했어요. 어릴 때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커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서 한 거지만 지금 생각하면 참 너무 미안한 마음이 많습니다.

    ◇김효영> 어머니께도 미안하다고 하셨고 준우에게도 미안하다고 하시네요.

    ◆이수하> 한 마디만 더 해도 될까요?

    ◇김효영> 네네.

    ◆이수하> 국민들이 제 말에 동의를 할지 안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이들의 희생이, 세월호 참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 드러나고 있는 국가의 많은 적폐들이 세월호 참사로 인해서 들춰지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제 생각에는. 동의 안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는 그래서 아이들의 희생이 의미있게 되지 않았나 하는 위안을 삼습니다. 사실은.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지난 한 해 광화문 촛불에 같이 나와서 목소리를 내준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그런 역할이 충실했다고 보여 집니다. 그런 마음입니다.

    ◇김효영> 아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

    ◆이수하> 예. 근래와서 이제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건강하시고요. 가족들 잘 돌봐주시기 바랍니다.

    ◆이수하> 고맙습니다.

    ◇김효영>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세월호 참사 희생자 단원고 이준우 학생의 아버지 이수하 선생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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