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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지 마세요" 한마디의 저항과 직장 상사의 보복



사건/사고

    "이러지 마세요" 한마디의 저항과 직장 상사의 보복

    [성폭력 연대기 ④]미투의 확장, 성폭력 연대기 종지부 찍을까

    낄낄거렸던 이들은 모를 끙끙 앓았던 누군가들의 성폭력 연대기[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초등학교는 지금 '아이스께끼' 대신 '앙 기모띠'
    ②김치찌개 급식에 성희롱…'민망'은 여중생 몫
    ③곪아터진 #미투 대학가, 단톡방엔 음담패설
    ④"이러지 마세요" 한마디의 저항과 직장 상사의 보복


     

    직장 여성은 성폭력에 무방비다. 학교·대학의 울타리도 없다. 저항의 절벽에서 인내와 퇴사의 막다른 선택도 자기 몫이다. 성폭력 연대기의 좌절과 반복은 #미투와 #위드유로 이제는 끝낼 수 있을까.

    ◇"이러지 마세요" 한마디에 보복의 부메랑

    무역회사에 다니던 박모(30) 씨는 지난해 사표를 썼다.

    유쾌한 성격인 줄 알았던 40대 팀장은 장난처럼 박 씨의 몸을 만지더니 회식 후 차에 타라는 강요까지 하면서 돌변했다.

    "이러지 마세요."

    그 한 마디의 저항은 '피곤한 여자'라는 따돌림의 보복으로 돌아왔다. 온갖 잡무를 떠안아야 했다. 실수는 용납되지 않았다.

    여러 번 퇴사를 망설였다. 생계의 문제였다.

    박 씨는 "용기 낸 결과가 그 정도였다는 것에 너무나 실망했다"며 "앞으로가 더 두려워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노무법인 한벗의 시이석 노무사는 "직장 내에서 여성이 성적 차별이나 폭력을 밝히고 고발하기 위해선 직장을 떠날 생각까지 해야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임기 여성의 퇴사를 종용하는 상사에 반발했다가 따돌림을 당한 여성의 사건도 이 노무법인에서 맡은 소송 중 하나다.

    ◇"성 차별·희롱·추행 안 겪은 여성 있나…연대기 반복 끊어야"

    "'그런 경험', 사실 누구나 다 있어요."

    온 사회를 휩쓴 '#미투' 운동을 보면서 주부 정모(37) 씨는 곧 초등학교에 입학할 딸에 대한 걱정이 한가득이다.

    자신 역시 크고 작게 경험한 '성폭력연대기'의 반복이 멈추지 않고선 딸 또한 같은 삶을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정 씨는 "초등학생의 '장난'에서부터 사회생활까지, 어린아이나 어른을 가리지 않고 '미투' 이슈가 터져 나오다 보니 걱정이 많다"며 "이런 사회적 풍토가 고쳐지지 않는다면, 내 아이가 커서 똑같은 피해를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검사의 미투에서 시작해 정치권과 대학가까지 퍼진 폭로의 목소리는 어느덧 '스쿨 미투'란 이름으로 학교까지 그 영역을 넓혔다.

    한국여성민우회 조회정 미디어교육강사는 "연애와 결혼, 심지어 성적 대상으로 여성을 여기는 익숙하지만 잘못된 문화가 차별과 폭력을 죄책감 없이 저지르게 하는 원인"이라며 "대결이 아닌 공존의 관점에서 이에 대한 긴장을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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