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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서양 건너있는 '한미연구소' 뭐가 문제였나



국회/정당

    대서양 건너있는 '한미연구소' 뭐가 문제였나

    보고서 제출량 연 3000p 넘는다지만 대부분 나온 내용 짜깁기...예산도 불투명

    (사진=한미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가 정치권의 핫 이슈로 떠올랐다.

    연구원이 해마다 지원했던 20억원의 예산 중단되고, 구재회 소장에 대한 인사 외압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여당에 이어 청와대 선임행정관까지 USKI 운영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결국 부실운영과 불투명한 예산 집행이 원인이었다.

    USKI는 한미 네트워크 증진과 한국학 전문가 육성을 위한 SAIS 내 연구기관으로 2006년 한국 정부로부터 예산 4억원의 지원을 받아 설립됐다.

    2016년 173만3469달러(약 20억원), 2017년 194만6594달러(약 22억원)까지 지원 예산이 늘어났지만 2017년 이전까지는 지출내역을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방만 운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USKI의 2016년도 예산집행내역은 엑셀 파일로 2페이지에 불과했다. 내역도 임대료, 전화비, 정규직원 임금, 한국학 교육과 기타 프로그램, 네트워크 구성 및 아웃리치 등으로 단출하며 임금 수령자는 인원만 3, 2 등으로 무성의하게 표기돼 있었다.

     


    이처럼 집행내역을 뭉뚱그려 표기할 경우 배정된 예산의 구체적인 사용처를 알 수 없어 투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USKI는 KIEP를 감사하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같은 운영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2017년 예산집행내역은 전년과 같은 수준의 개괄적인 내역과 함께 직원명, 행사명, 일정명 등이 담긴 상세내역을 별도로 첨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출일도 2016년 집행내역의 2017년 8월보다 5개월 빠른 2018년 3월로 앞당겨졌다.

    USKI의 운영 개선방안 논의 중에 작성된 2018년도 예산계획안은 더 상세해졌다. 통신요금 등 비용을 보다 세부적으로 구분했으며 월별 지출액을 산출해 12개월을 곱하는 등 내용이 구체적으로 변했다. 그럼에도 38노스(38 North) 프로젝트 부분의 경우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이미지 분석 비용을 2개나 중복해 기입하는 등 불성실한 부분들이 남아 있었다.

    KIEP의 최우선 요구사항인 한국학 전문가 육성을 위한 노력도 부족했다.

    2016년 집행내역에 따르면 한국학 관련 예산은 11만5000달러였지만 실제 집행액은 8만5165달러에 그쳤다. 불용률이 35.9%에 달했으며 사용액도 전체 예산 대비 4.9%에 불과했다.

    2017년에는 25만3700달러를 배정해 23만9008달러를 사용했다. 불용률은 5.8%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전체 예산 대비 비중은 12.3%로 낮았다. 한국학 관련 예산은 2018년에도 17만4540달러로 전체의 9.1%에 불과하다.

    지원성과의 지표가 될 보고서도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USKI측은 연간 3000~50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제출했다고 주장했으나 KIEP와 정무위 관계자들은 지원의 필요성을 입증할 만큼 충실하거나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USKI를 관리했던 김준동 KIEP 무역통상실 선임연구위원(전 부원장)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분량은 맞을지 모르나 내용을 살펴보면 38노스 보고서나 현지 언론에 실린 기고문, 세미나 공지문과 발표자료 등을 취합해서 보낸 것에 불과했다"며 "세미나에서 발표된 토론 내용이라도 요약해서 보내오면 좋을 텐데 그런 것도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료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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