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모녀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4년 만에 충북 증평에서 또다시 발생했다.
8일 증평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5시 10분쯤 증평군의 한 아파트에서 A(41, 여)씨와 3살배기 딸이 숨져 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4개월 전부터 관리비도 내지 않는 데다 우편물이 쌓여있는 점 등을 수상히 여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숨진 모녀의 시신을 발견했다.
당시 이들은 심하게 부패된 상태로 방에 쓰러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지난해 9월 남편이 숨진 뒤 딸을 혼자 키우는 것이 정신적이나 경제적으로 힘들다"는 내용이 담긴 A씨의 유서도 발견됐다.
A씨의 아파트 우편함에는 카드 연체료 등 각종 대금을 독촉하는 고지서가 수북하게 쌓여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관리비 고지서에 수도비 사용량이 아예 없었고, 월세도 수개월치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남편과 함께 갚아나가던 수천만 원의 채무를 지난해 남편이 숨진 뒤 혼자 갚아나가면서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 부패 상태 등으로 미뤄 이 모녀가 적어도 두 달 전에 숨졌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앞서 2014년 서울 송파구의 지하에 살던 60대 노모와 두 딸이 생활고를 겪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이라며 70만원을 넣은 봉투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건 이후 전기와 물이 끊긴 세대를 찾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됐지만 또다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