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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과 RPG 사이…스필버그 감독의 진화론



영화

    페미니즘과 RPG 사이…스필버그 감독의 진화론

    영화 '더 포스트'와 '레디 플레이어 원'이 보여준 유의미한 시도들

    (사진=영화 '더 포스트' 스틸컷)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더 포스트'와 '레디 플레이어 원'으로 전성기 못지 않은 새로운 시도와 돋보이는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2월과 3월, 딱 한 달 간격을 두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더 포스트'와 '레디 플레이어 원'이 개봉했다.

    먼저 출발한 '더 포스트'는 미국 정부가 은폐하려고 한 베트남 전쟁의 진실이 담긴 기밀문서를 파헤치는 언론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등 쟁쟁한 연기파 할리우드 배우들이 출연해 영화를 이끌어 나간다.

    톰 행크스가 맡은 기자 벤 역 또한 훌륭하지만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워싱턴포스트의 최초 여성 발행인이었던 캐서린(메릴 스트립 분)이다.

    캐서린은 벤이 사건을 취재할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지원군이자 그의 상사다. 사주로서 그는 경영 형편이 좋지 않은 워싱턴포스트를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지만, 결국 전쟁의 진실이 담긴 기밀문서를 보도하는 쪽을 선택한다. 캐서린이 그 순간 내렸던 위대한 결정은 세상을 뒤바꾸는 힘으로 작용했다.

    '최초 여성 발행인'이라는 수식어를 짊어진 캐서린은 끊임없는 외압에도 언론의 책무를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발행인으로 거듭난다. 그는 영화 속에서 수없이 많은 남성 권력자들에 둘러싸여 중대한 사안을 결정하고 추진한다.

    영화는 베트남 전쟁의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의 과정뿐만 아니라 여성이 단단한 리더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화의 배경인 1970년대부터 40여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여성 리더가 현저히 부족한 현실이기에 영화는 유효한 파급력을 가진다. 소재는 분명히 역사적인 언론 보도 사건이지만, 스필버그 감독이 던지는 메시지 속에서 페미니즘 정신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사진=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 스틸컷)

     

    이제 '레디 플레이어 원'으로 가보자. 감정을 가진 로봇소년을 주인공으로 한 '에이아이'에서 스필버그 감독의 상상력에 놀랐다면 이번에는 '가상현실'이다.

    이미 디스토피아를 맞이한 2045년, 사람들은 가상현실 '오아시스'에서 기쁨을 찾는다. 그 곳은 상상하는대로 모든 것이 이뤄지는 공간이기 때문. 주인공 소년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분) 역시 오아시스의 유저 중 한 사람이다.

    그런데 어느 날,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 분)가 자신이 가상현실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긴다. 웨이드 와츠가 첫 번째 수수께끼를 풀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거대 기업 'IOI'가 현실에서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다. 웨이드 와츠는 현실의 힘을 빌려 가상현실 오아시스를 지켜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SF 영화의 전설적인 작품들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외계인과 인간 소년의 우정을 그린 'E.T.'가 그랬고, 감정을 가진 로봇 소년의 일대기 '에이아이'가 이를 증명한다.

    이번에 스필버그 감독은 SF 장르에서 자신이 쌓아온 경험치들을 롤 플레잉 게임과 영화를 접목시켜 풀어냈다. 자칫 잘못하면 거부감이 들 수 있는 게임의 가상 현실에 관객이 몰입하도록 만들어 탄탄하게 서사를 쌓아 나간다.

    이안 영화평론가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촉이 좋다'고 평가했다.

    이안 평론가는 "'더 포스트'는 스필버그 감독이 아카데미 영화제를 노리고 만든 작품이고, 그런 요소들을 모두 갖췄다. 이 영화는 트럼프 시대를 겪고 있는 미국에서 보통 사람들의 정의가 실현되는 또 하나의 할리우드 드림을 역사 속에서 찾아 보여준다"면서 "메릴 스트립이 누구보다 돋보이는데 할리우드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 등과 절묘하게 시기가 맞아 떨어졌다. 스필버그 감독은 2~3년을 내다보면서 영화를 기획하고, 시대를 읽는 촉이 대단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SF 장르에서 십분 장기를 발휘한 영화다. 영화보다 게임이 몰입감이 높게 평가받는 시대를 역으로 이용해, 영화 속에 게임을 가져온 것이다.

    이안 평론가는 "쌍방향성에 따라 게임의 몰입도가 영화를 압도하는 시기가 왔다. 젊은 관객층은 이제 영화보다 게임에 더 몰입한다. 그렇다면 스필버그 감독은 그 게임을 영화로 다시 가져온 것"이라면서 "관객은 마치 롤플레잉게임을 하듯이 영화에 게임과도 같은 현장감을 느끼며 빠져든다. 여기에 스필버그 감독은 자신 세대에서 향유된 고전게임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이 분야에 있어서는 제일 잘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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